기획/연재
  • 흥미로운 신라의 금속공예…동궁과 월지의 구겨진 유물은 [클로저]

    흥미로운 신라의 금속공예…동궁과 월지의 구겨진 유물은 [클로저]

    이달 들어 경주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습니다. 지난달 국립경주박물관에 게재된 얼굴 없는 기증자를 찾는 게시물도 이달 알려졌고, 지난 16일엔 동궁과 월지에서 8세기 신라 장식물이 발견된 게 확인됐습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016년 11월 동궁과월지에서 발견한 금박 유물 두 점에 대해 본래 새, 꽃 그림인 ‘화조도’를 새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출토 당시 구겨졌던 유물 두 점을 펴보니 세밀한 공예가 필요한 금박 장식물이라는 게 밝혀진 겁니다. 순도 0.3g의 금이 사용된 이 유물은 가로 3.6㎝, 세로 1.17㎝, 두께 0.04㎜입니다. 세밀한 선은 0.05㎜ 이하로 머리카락 굵기보다 얇습니다. 연구자들은 이 그림에 대해 실크로드와 신라의 특징 모두가 들어갔다고 설명합니다. 게다가 순금에 세밀한 작업을 한 것이라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 고분출토물 아닌 금속공예 유물 금박은 전문 장인이 해야 하는 일입니다. 수작업으로 이뤄지는데, 하나의 문양을 새겨넣을 때마다 금을 두드리고, 바르고, 말리고, 붙이는 등의 세밀한 작업이 필요해요. 근래에는 기계로 하는 일도 있지만, 여전히 세밀한 일에는 금속 장인의 수작업이 들어갑니다. 이번 일이 주목받는
  • 여성, 엄마, 예술가 사이…“자기 자리에서 최선 다하는 작가들 담았죠”

    여성, 엄마, 예술가 사이…“자기 자리에서 최선 다하는 작가들 담았죠”

    미술관이나 박물관, 각종 비엔날레에서 문득 생각해본 적 있는가. 이 중에 여성 작가는 몇 명이나 될까. 그 중에 또 아이를 낳은 작가는 얼마나 될까. 고동연(52)·고윤정(44) 작가가 펴낸 책 ‘누가 선택을 강요하는가?’(시공아트)는 이런 질문에서 시작했다. 여성이면서 엄마이고, 현직 예술가로 활동 중인 열한명의 이야기를 통해 결혼과 엄마의 역할이 작가의 생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본다. 최근 서울신문과 만난 저자들은 “여성 개인이자 양육자로서의 엄마, 작품 활동을 하는 에술가라는 세 정체성의 균형을 찾는 여성 작가에 대한 책이자 한국 미술사에 대한 책”이라고 강조했다. 책은 한국 여성미술의 선구자로 꼽히는 윤석남, 박영숙, 홍이현숙 작가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대학 시절 여성학을 배운 세대인 정정엽, 황수경(사공토크), 진달래, 김시하 작가의 인터뷰가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현재 한창 육아와 작업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정직성, 김도희, 조영주, 국동완 작가까지 이어지며 468쪽에 달하는 책은 마무리된다.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여성의 경력 단절이 일반 직장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란 게 새삼 와닿는다. 아무리 뛰어난 작가여도, 아무리 전문성을 갖고 있더라
  • “아이 앞 부부싸움도 학대입니다” [아빠도 쌍둥이는 처음이라]

    “아이 앞 부부싸움도 학대입니다” [아빠도 쌍둥이는 처음이라]

    <편집자 주> 쌍둥이 딸을 둔 ‘일하는 아빠’입니다. 육아를 하며 느꼈던 감정을 매달 하나씩 기사로 풀어냅니다. 육아고민을 나눌 ‘아빠동지’가 많아질수록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사회에 한 걸음 다가갈 것이라고 믿습니다. 지난 22일부터 아동복지법 개정 및 시행 “야, 텀블러 구석에 놔둬.” “‘야’ ‘니’ 하지 말라고!” 한 부부가 식사 자리에서 말다툼을 벌인다. 서로 한마디도 지지 않는다. 점차 언성은 높아지고 “입 다물라”는 거친 말까지 오고 간다. 두 돌쯤 돼 보이는 아기는 어쩔 줄 몰라한다. “잘못했어요”라는 말을 반복하다가 엄마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앉아”, “앉아”한다. 아기가 울고 소리쳐도 부부는 앞만 보는 경주마처럼 싸움에만 몰두한다. 최근 이혼 위기 가정을 조명하는 프로그램들이 늘어나며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자녀가 보는 앞에서 부부싸움을 하는 행위는 ‘사생활’로 봐야할까 아니면 ‘아동학대’일까. 앞으로  아동학대 로 분류 가능하다. 보통 아동학대라 하면 ‘신체적’ 학대를 떠올리지만 아이에게 정신적 충격을 주는 행위도 ‘정서’ 학대가 될 수 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에게 직접적으로 폭언을 하
  • “바빠져야” 김건희 여사 행보 강의하는 천공스승 [김유민의 돋보기] 

    “바빠져야” 김건희 여사 행보 강의하는 천공스승 [김유민의 돋보기] 

    대선 전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멘토’ 역할로 알려졌던 이른바 ‘천공스승’이 김건희 여사의 역할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이 담긴 강의 영상을 올렸다. 김건희 여사가 공개석상에서 연설을 하는 등 지난 일주일간 7건에 달하는 외부일정을 하며 대외 활동 보폭을 넓히는 가운데, 역술인 ‘천공’이 유튜브 강의에서 ‘영부인 역할론’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져 뒤늦게 입길에 올랐다. 천공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세계 영부인 교류론’을 설파했다. 천공은 “영부인이 바빠져야 한다. 그것이 국익의 엄청난 길을 열어갈 수 있는 것”이라며 “아무리 남자들이 대통령을 하고 있지만 그 나라들 안에서도 정치는 영부인이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건희 여사의 행보’라는 이름으로 강의를 하기도 했다. 천공은 “지금 잘하고 있다. 역대 대통령 영부인 인사드리고 가는 게 뭐가 그렇게 잘못됐는지. 그런 게 조용한 내조”라며 “이제 장관 부인들과 다과를 열기 위해서 다 모아서 이렇게 해주면 되고, 장관 부인들에게는 ‘차관들 한번씩 불러서 이렇게 해주면 좋겠다’ 이 정도만 하달을 해도, 노고를 치하하고 ‘관리를 해 주십쇼’ 이렇게만 해도 된다”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부인은 세계의 대통
  • 보령 바다 밑 7㎞ 뚫리자, 2000만명 찾는 서해안 신세계 열렸다

    보령 바다 밑 7㎞ 뚫리자, 2000만명 찾는 서해안 신세계 열렸다

    국내 최장 보령해저터널 개통 6개월이 지나면서 관광객이 급증하는 등 ‘개통의 힘’이 본격 드러나고 있다. 23일 충남 보령시에 따르면 지난 1~3월 1분기 서해안의 대표 해수욕장인 대천해수욕장을 찾은 방문객은 312만 571명이다. 2020년 같은 기간 161만 4440명과 지난해 같은 기간 195만 730명에 비해 두 배 안팎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같은 기간의 223만 6733명보다도 88만여명 더 많다. 김계환 보령시 관광과장은 “상가도 코로나19 발생 전보다 손님이 30%나 늘었다. 해저터널 개통의 힘”이라면서 “개화예술공원, 보령석탄박물관 등 내륙 관광지도 엄청 찾는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다음달 16일부터 한 달간 열리는 보령해양머드박람회 관광객 120만명 등 올해 관광객이 2000만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4월 123만명, 지난달 143만 6000명 등 대천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도 갈수록 급증하는 추세다. 이는 해저터널 교통량 흐름과 비례한다. ‘해저터널의 힘’이다. 대천항과 원산도를 잇는 길이 6927m의 보령해저터널은 지난해 12월 1일 왕복 4차로로 개통됐다. 개통 효과 덕에 12월 교통량이 대천
  • 빵빵한 인프라 대천 ‘방긋’… 태안 안면도엔 리솜리조트뿐

    “안면도 주민들도 대천으로 건너와 밥 먹고 잠자다 갑니다.”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 앞에서 횟집을 하는 김모(45)씨는 2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대천에 조개구이집 등 시설 좋은 음식점이 몰려 있고, 호텔 등 고급 숙박시설도 많다”면서 “해저터널이 개통되기 전에는 안면도에서 홍성 등을 거쳐 1시간 반을 돌아야 해 대천에 올 생각을 잘 안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보령해저터널 개통 이후 보령시와 태안군 간 관광객 유치 경쟁에서 일단 보령이 좀 앞서는 상황이다. 박장수 대천관광협회장은 “지난 현충일 연휴와 그 이후 주말은 코로나19 발생 전 피서철 피크 때보다도 관광객이 더 몰린다”면서 “대천을 ‘베이스캠프’로 하고 원산도, 또는 안면도까지 드라이브하듯이 갔다 돌아오는 관광객이 많다”고 했다. 이어 박 회장은 “주말은 방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이고, 평일도 거의 찬다”고 덧붙였다. 대천에는 잘 갖춰진 숙박시설과 음식점뿐 아니라 스카이바이크, 카트 체험장, 집트랙 등 익사이팅한 체험시설이 있다. 보령머드를 활용한 스파와 테라피 등 건강 체험을 할 수 있는 머드테마파크도 있다. 반면 안면도 일대는 태안해안국립공원 등 제약으로 개발이 덜 됐다. 음식점이 띄엄띄
  • “물고기 왜 안 보이나” 엉뚱한 민원에 해저 경관조명 설치

    “물고기 왜 안 보이나” 엉뚱한 민원에 해저 경관조명 설치

    “물고기가 왜 안 보이냐. 터널 벽에 수족관이라도 만들어 달라.” 대전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2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해저터널이 물속을 지나가는 줄 아는 사람도 있다”며 보령해저터널(단면도) 개통 후 이 같은 민원이 쏟아진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바닷속을 지나는 느낌이 나게 터널 벽에 그림을 그려 달라’는 민원이 있고, 보령시 등도 요구해 올해 말까지 차량 옆으로 물고기가 실제로 유영하는 것처럼 ‘해저 판타지’를 느낄 수 있도록 경관조명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동안 해수면 아래 80m 암반을 뚫어 만든 국내 최장 해저터널에서는 별난 행태도 잦았다. 한밤중 터널에 승용차를 세워 놓고 뜀박질하고, 오토바이족이 떼 지어 폭주하고, 제한속도 두 배가 넘는 자동차 경주를 벌여<서울신문 3월 3일자 단독보도> 도로교통법 위반 등 혐의로 처벌을 받는 일도 있었다. 언론 보도와 경찰 단속으로 이 같은 행위와 자전거, 손수레 등 이륜차 통행은 거의 사라졌지만 문제는 극심할 피서철 교통체증을 해소하는 것이다. 다음달 16일부터 한 달 동안 보령해양머드박람회도 열린다. 보령시는 경찰 등과 교통대책을 마련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해저터널 교통 흐
  • 먹는 재미 넘어 즐기는 맛의 향연… 유행하는 퓨전 음식 찾아보세요[김새봄의 잇(eat) 템]

    먹는 재미 넘어 즐기는 맛의 향연… 유행하는 퓨전 음식 찾아보세요[김새봄의 잇(eat) 템]

    ‘컨템퍼러리 퀴진’은 동시대에 유행하는 요리법이나 식재료를 활용해 독창적인 메뉴를 내는 고급 레스토랑을 의미한다. 단순히 코스를 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식에 일식 요리법을 접목하거나, 전형적인 양식 메뉴를 한식으로 풀어내는 등 식문화 간 크로스오버로까지 나아간다. 먹는 재미 너머 즐기는 재미가 가득하다. 장마가 시작됐다. 후덥지근하고 끈적이는 장마 기간에 독창적 메뉴와 플레이팅을 선보이는 멋진 다이닝으로 여행을 떠나 보면 어떨까. 이번 주 김새봄의 잇템은 ‘최근 핫한 컨템퍼러리 퀴진’이다. 고기·해산물 조합에 놀라운 경험 ①이타닉가든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조선팰리스 호텔 36층, 좁고 하얀 통로를 따라 가면 금문(金門)이 매력적인 입구의 ‘이타닉 가든’이 등장한다. 에메랄드빛 카펫이 깔린 근사한 내부는 전면 통창을 통해 보이는 천상의 광경에 하늘에 동동 떠 있는 기분을 선사한다. 둥근 이끼쟁반에 강원도 정선에서 가져온 자작나무 수액이 시작이다. 은은하고 청량한 자작나무의 특별한 향이 건강한 느낌을 물씬 풍긴다. 산뜻한 유채 세비체를 거치는 세 가지 주전부리는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서양식으로는 아뮤즈부쉬로, 특히 블랙 트러플을 올린 주악은 쫀득하고
  • 저칼로리 알칼리성 감자… 고혈압 예방 好好[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저칼로리 알칼리성 감자… 고혈압 예방 好好[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오래전 보았던 영화 ‘마션’에서 주인공은 화성 탐사 임무 수행 중 폭풍 발생으로 우주선에 탑승하지 못하고 홀로 화성에 남게 된다. 생존을 위해 우여곡절을 겪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미래지향적인 우주항공기술로 묘사되는 멋진 영화이지만 지금껏 내 기억에 또렷이 남아 있는 건 감자를 키우는 장면이다. 과거에도 현재, 미래에도 생존에 가장 중요한 일은 역시 먹거리를 해결하는 일이다. 주인공은 실험용으로 가져온 이끼와 잔디 외에 감자와 강낭콩이 있었고 이 중 열량이 높고 단기간에 키우기도 쉽고 수확량도 좋은 감자를 선택했다. 감자밭에 흙들이 물기를 머금고 감자 싹이 돋아나 드디어 감자가 자라기 시작한다. 화성에서 감자가 자란다는 것에 분명 과학적 오류는 있겠지만 감자는 왠지 화성에서도 자랄 수 있을 것 같은 강한 신뢰를 주는 농작물이다. 감자는 못생기고 맛도 별로라는 편견과 독을 가졌다는 오해까지 받으며 가축의 사료쯤으로 여겨졌지만 춥고 척박한 땅에서도 꿋꿋하게 버텨 기근을 이겨 내는 대표 구황작물이 됐다. 이제는 전 세계인의 식탁에 가장 친숙한 식재료 가운데 하나다. 우주 시대의 중요한 식량으로 화성에서도 감자 수확이 가능할 수 있다고 미항공우주국 나사가 발표한 적도
  • “빅테크에 종합지급결제 허용 땐 소비자 보호 큰 구멍”[전성인 홍대 교수에게 듣다]

    “빅테크에 종합지급결제 허용 땐 소비자 보호 큰 구멍”[전성인 홍대 교수에게 듣다]

    “전 세계적 금리인상으로 은행 등 전통적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이 굉장히 불안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금융기관의 위험을 늘릴 수 있는 규제 완화를 논의하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시점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논의되는 금산분리 완화 움직임에 대해 순서가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문재인 정부 시절 인터넷전문은행 허가가 “재벌에 은행을 주는 것”이라며 반대했었다. -뭐부터 해야 하나. “인터넷전문은행은 물론 금융 분야 규제샌드박스를 허가할 때 달성하겠다고 한 목표들을 달성했나 점검부터 해야 한다. 빅테크업체(네이버·카카오 같은 거대 정보통신기업)에서도 노동문제, 이해상충 등 부작용이 많이 불거지고 있는데 빅테크에 대한 근거 없는 환상에서 벗어나는 것도 중요하다.” -금산분리 완화 주장이 많이 나온다. “전자금융거래법을 개정해서 빅테크에 종합지급결제사업(종지업)을 허용하느냐가 현재 금산분리 논의의 핵심이다. 종지업자가 되면 은행처럼 요구불예금계좌를 열 수 있고 후불제라는 명칭으로 대출도 해 줄 수 있다. 빅테크에 사실상 은행업을 허용해 주겠다는 것이다.” -소비자는 편해질 텐데. “소비자 보호에 큰 구멍이 생긴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자동적으로
  • ‘목마와 숙녀’가 빚어진 집터… 세월에 깎여 명패만 남았네[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목마와 숙녀’가 빚어진 집터… 세월에 깎여 명패만 남았네[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하략) -박인환 ‘목마와 숙녀’ 실존주의와 허무주의, 전쟁의 폐허 위에 돋아난 전후문학은 위태로운 두 개의 지지대에 기대어 있었다. 지적 허영과 감상주의라는 비판이나 비난을 받아도 어쩔 수 없었다. 그들은 사람이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았다. 듣지 말아야 할 것을 듣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기도 했다. 1965년 1월 10일 저녁, 자살을 결심한 전혜린이 은성에서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인 ‘명동 백작’ 이봉구는 세 가지 술자리 원칙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한다. 첫째 정치 얘기를 꺼내지 말 것, 둘째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의 험담을 하지 말 것, 셋째 돈 빌려 달라는 소리를 하지 말 것. 너나없이 하는 추태를 금했던 이봉구의 술자리는 문단사에서 특이하게(?) 조용하게 시작돼 조용하게 끝난 것으로 전해진다. 박인환은 가장 1950년대적인 시인으로 평가된다. 1926년생인 박인환을 1921년생인 김수영과 비교하는
  • [단독] “털바퀴는 쓰레기”… 10대들의 ‘동물판 n번방’ [2022 유기동물 리포트-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단독

    “털바퀴는 쓰레기”… 10대들의 ‘동물판 n번방’ [2022 유기동물 리포트-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길고양이 학대조롱 단톡방 공유 놀이하듯 학대… 수법도 잔혹해져 1020 동물학대 2년새 2.3배 증가 양형기준 없어… 제도적 보완 시급 길거리에서 생활하는 개와 고양이는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언제 어떻게 생명을 위협받을지 알 수 없어서다. 길고양이 7마리 이상을 고문해 죽인 ‘경기 동탄 학대사건’, 약 10마리의 고양이를 구타하거나 해부하는 방식으로 학대한 ‘포항 폐양식장 사건’ 등 수법도 잔혹해졌다. 동물을 가학하고 이를 촬영해 공유하며 즐기는 혐오자 중에 10대가 늘고 있다는 사실은 특히 주목할 대목이다. 공권력은 개와 고양이까지 지켜 주지 못한다. 스스로를 지킬 수 없는 약한 생명체를 이유 없이 학대하는 혐오 정서는 어디로 방향을 틀지 모른다. 동물학대가 더이상 눈감아 줄 수 없는 사회적 문제인 까닭이다. ‘2022 유기동물 리포트: 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3회에서는 국내 유기동물 학대 실태와 제도적 보완 장치 없이 이를 막아 보려 하는 일반인의 의지와 한계점을 함께 짚었다. 태어난 지 3~4개월쯤 됐을까. 지난 12일 오후 8시.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전남의 한 전통시장 지붕 위에서 발견됐다. 숨은 이미 멎어 있었다. 제대로 먹
  • “세계인 몰려들 운탄고도1330… 인근 마을과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을”

    “세계인 몰려들 운탄고도1330… 인근 마을과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을”

    카지노 위주였던 폐광 관광 20년 운탄고도 통해 한 단계 도약 기회 과거 산업화 동맥이 힐링길 변신 잉카 트레일처럼 숙박·식당 연결 내국인 지정면세점 설치 등 제안 광부들이 석탄을 나르던 운탄고도1330이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에게 안식과 위안을 주는 길로 변신했다. 강원 폐광지역인 태백, 삼척, 영월, 정선 어디에나 있는 운탄고도1330은 석탄을 나르던 높은 길이란 뜻으로 구름이 양탄자처럼 펼쳐진 길이란 의미도 있다. 내년 6월 강원특별자치도로 바뀌는 강원도의 경제 발전을 위한 포럼이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폐광지역 새로운 도약을 위한 운탄고도1330 관광 활성화 포럼’에는 지역 및 관광 전문가들이 모여 운탄고도1330을 해외 폐광지역인 독일의 졸페라인, 대만의 진과스처럼 세계적 관광지로 알리는 방법을 모색했다. 곽태헌 서울신문 사장은 포럼 개회사를 통해 “운탄고도1330은 제주 올레길이나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세계인들의 발길을 불러모을 문화관광자원”이라고 밝혔다.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축사를 대독한 김명중 강원도 경제부지사는 “폐광지역은 다방면의 노력을 했지만 인구 감소와 상권 위축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성동 국
  • “대한민국 아버지들 희생 담긴 폐광… 힐링길로 변신하니 놀랍습니다”

    “대한민국 아버지들 희생 담긴 폐광… 힐링길로 변신하니 놀랍습니다”

    오디션 통해 데뷔한 야생 아이돌 폐광지역 태백서 첫 버스킹 인연 “광부들 걷던 길 신선하게 느껴져” “대한민국 아버지들의 가족을 위한 희생이 담긴 강원도 폐광지역은 아름답고 멋진 곳입니다. 외할아버지께서 광부로 일해서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많은 이들이 시원하고 볼거리도 많은 폐광지역을 찾으면 좋겠습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로부터 22일 운탄고도1330 홍보대사 임명장을 받은 아이돌그룹 탄(TAN)은 올해 3월 데뷔한 7인조 남성 그룹이다. 태훈, 지성, 현엽, 주안, 성혁, 재준, 창선으로 구성된 탄은 오디션을 통해 아이돌 멤버를 뽑는 ‘극한데뷔 야생돌’로 가요계에 등장했다. 탄은 길거리 공연인 버스킹을 폐광지역인 태백에서 처음 열 정도로 강원도와 깊은 인연을 자랑한다. ‘서로를 위로하다’란 주제로 데뷔 전에 했던 첫 버스킹에 대해 멤버 지성은 “태백 거리 공연에서 좋은 기운을 받아 성공적으로 데뷔하게 됐다”면서 “덕분에 강원도의 아름다움을 알게 됐고 운탄고도1330 홍보대사까지 연이 닿았다”고 설명했다. 멤버 성혁은 아버지 고향이 강원도 횡성이고 외할아버지가 광부로 일했다며 “어렸을 때 자주 왔던 곳에서 나이를 먹어 공연을 열게 돼 정말 자랑스럽
  • 채팅방 두 달 추적… 고양이 묻지마 살해한 A씨, 캣맘 둘이 찾아냈다 [2022 유기동물 리포트-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채팅방 두 달 추적… 고양이 묻지마 살해한 A씨, 캣맘 둘이 찾아냈다 [2022 유기동물 리포트-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길거리에서 생활하는 개와 고양이는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언제 어떻게 생명을 위협받을지 알 수 없어서다. 길고양이 7마리 이상을 고문해 죽인 ‘경기 동탄 학대사건’, 약 10마리의 고양이를 구타하거나 해부하는 방식으로 학대한 ‘포항 폐양식장 사건’ 등 수법도 잔혹해졌다. 공권력은 개와 고양이까지 지켜 주지 못한다. 스스로를 지킬 수 없는 약한 생명체를 이유 없이 학대하는 혐오 정서는 어디로 방향을 틀지 모른다. 동물학대가 더이상 눈감아 줄 수 없는 사회적 문제인 까닭이다. ‘2022 유기동물 리포트: 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3회에서는 국내 유기동물 학대 실태와 제도적 보완 장치 없이 이를 막아 보려 하는 일반인의 의지와 한계점을 함께 짚었다. 그곳은 지옥이었다. 머리를 얻어맞은 고양이는 멍하니 한자리를 빙글빙글 돌았고, 만삭 고양이는 눈이 터져 붉게 부풀어 있었다. 길고양이들을 강제 교배시킨 정황도 보였다. 익명의 텔레그램방에 모인 6명의 참가자는 A(28)씨가 올린 동영상과 사진을 보며 낄낄댔다. 채팅방에는 ‘이방인’이 한 명 있었다. 김미나(32)씨다. 평소 고양이를 좋아하는 그는 학대 영상을 공유하는 채팅방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잠입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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