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문학
  • 한·중·일 공동 편찬 역사교재 ‘미래를 여는 역사’ 영어판 출간

    한·중·일 공동 편찬 역사교재 ‘미래를 여는 역사’ 영어판 출간

    한국과 중국, 일본이 공동으로 편찬한 역사교재 ‘미래를 여는 역사’가 영어판으로도 출간된다. 일본 아베 정부의 과거사 왜곡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연구자 및 역사교사들에게 동아시아 역사 갈등의 역사적 맥락과 실체를 직접 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의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중국 사회과학원근대사연구소, 일본실행위원회 등 ‘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는 2005년 중·고등학생을 위한 1단계 교재 ‘미래를 여는 역사’를 출간했다. 한국에서 10만 부 이상 팔리는 등 세 나라에서 모두 30만 부 넘게 판매됐다. 이번에 출간되는 영어판은 하와이 아시아태평양연구소에서 번역하고 한·중·일 3국의 교차 검수를 거쳤으며 온라인쇼핑몰 ‘아마존’에서 전자책 형식으로 13.19달러에 판매될 예정이다. ‘미래를 여는 역사’는 서구에 의한 개항 전후를 시작으로 일본제국주의의 확장, 일본의 침략전쟁과 아시아 민중들의 피해, 2차 세계대전 후의 동아시아 등을 담고 있다. 양미강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공동운영위원장은 “세 나라 공동의 역사 인식을 담아내고자 노력한 이 책은 동아시아의 역사 갈등을 넘어 화해와 평화를
  • [서울대 지망생의 책장-읽어라, 청춘] <48> 제러미 리프킨 ‘노동의 종말’

    [서울대 지망생의 책장-읽어라, 청춘] <48> 제러미 리프킨 ‘노동의 종말’

    앞으로 15년 안에 20억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며, 5년 안에 전체 근로자의 40%가 프리랜서, 시간제 근로자, 1인 기업 등 기존 근로 시스템과는 다른 형태로 일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2015년 8월 현재 이것은 너무나도 명백한 사실이 되어 받아들이는 데 주저함이 없다. 그러나 1995년 제러미 리프킨이 ‘노동의 종말’에서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수많은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주장했을 때만 해도 쉽사리 동의하지 못했다. 제러미 리프킨은 1995년 ‘노동의 종말’ 초판 발행 이후 9년이 지나 개정판을 펴냈다. 서문에서 그동안 세계 경제의 변화를 통해 초판의 주장이 매우 정확한 것이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사례를 통해 국가 경제가 회복되고 성장하는 것과는 무관하게 실업률은 증가해만 가는,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의 현실을 정확히 짚어 내고 있다. 동시에 리프킨 자신이 제시했던 전 지구적인 실업의 심화 현상에 대한 대안이 어떻게 실현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며 노동의 위기라는 전 지구적인 현상을 극복해 나가기 위해서, 노동의 진정한 의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본질적으로 변해야 함을 다시 강조한다. 18세기에 시
  • [서울대 지망생의 책장-읽어라, 청춘] 제러미 리프킨의 미래 전망

    미국의 행동주의 철학자 제러미 리프킨(70)이 최근 세계 경제체제 변화의 단초로 주목한 것은 사물인터넷이다. 리프킨은 사물인터넷이 작고 협력적인 경제 시스템, 즉 ‘한계비용 제로 사회’를 낳는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9월 한국에 내놓은 그의 책 제목이기도 하다. ‘한계비용 제로 사회’란 기술 발전 덕분에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데 비용(한계비용)이 거의 안 드는 사회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정보 생산과 유통에 드는 비용을 ‘0’에 가깝게 만들자 인터넷에는 정보를 나누는 공유 문화가 자리잡았다. 리프킨은 이런 일이 통신, 물류, 에너지 분야 등에서도 일어난다고 봤다. 이런 변화는 새로운 경제체제를 낳는다. 자본주의 경제를 바탕으로 나온 공유경제다. 지난해 10월 한국을 방문한 리프킨은 “19세기에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등장한 이후 처음 등장한 새로운 경제체계의 면모가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유 경제가 자본주의를 본질적으로 바꾼다고 전망했다. 한계비용이 제로가 되는 것은 분산된 지역 경제 주체(작은 가게 또는 기업)에 새로운 기회임이 분명하지만,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중앙집중적인 거대 기업에도 기회임은 틀림없다. 이들은 이미 정보 유통 분야에
  • 어쩌면 당신도  惡人일지 모른다

    어쩌면 당신도 惡人일지 모른다

    잔혹함에 대하여/애덤 모턴 지음/변진경 옮김/돌베개/236쪽/1만 2000원 ‘나치의 홀로코스트’, ‘크메르루주 대학살’, ‘9·11테러’…. 인류사는 ‘악’이라는 이름의 잔혹 행위로 얼룩졌고, 그 악의 순환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왜 인간은 잔혹 행위를 멈추지 않는 것일까.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명예교수가 그 잔혹 행위의 근본을 파고들었다. 저자는 ‘잔혹함에 대하여’에서 악의 개념을 파헤치거나 설명하려 들지 않는다. 대신 ‘악에 대한 성찰’이라는 부제 그대로 인간의 잔혹 행위를 존재하게 하는 바탕을 꼬집는다. 무엇보다 잔혹 행위가 비정상적이거나 문제 있는 특정 부류에 의해 저질러진다는 통념을 뒤집는다. 누구나 악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악의 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 뭘 할 것인지를 파고든다. 저자는 2000년이 넘는 동서양 철학사에서 ‘악의 통찰’은 없었다고 잘라 말한다. 왜 잔혹 행위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없었다는 것이다. 합리적 이성을 지닌 인간이 잘못을 저지르는 경향을 따진 칸트만 하더라도 주 관심사는 ‘거짓말 같은 비합리적 행위’였다. 철학은 대개 거짓말을 인간이 저지르는 잘못(악)으로 여겨 진지하고 심오한 주제로 다뤘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1945 히로시마 (존 허시 지음, 김영희 옮김, 책과함께 펴냄) 1945년 8월 원자폭탄이 떨어진 히로시마의 아비규환 현장에서 살아남은 6인의 이야기. 2차 세계대전 당시 소설가이자 ‘뉴요커’지 종군기자였던 저자가 1946년 3월부터 3개월간 히로시마에 머물며 원폭 생존자 여섯 명의 삶을 추적했다. 공장의 여성 노동자와 목사, 독일인 신부, 아이들을 홀로 키우는 여성, 의사 2명이 주인공이다. ‘왜 전쟁이 일어났는가’, 혹은 ‘왜 수많은 억울한 목숨이 사라져야 했는가’라는 식의 물음을 던지지 않는다. 8월 6일부터 9일까지 그들이 겪은 충격적인 체험 증언을 통해 독자 스스로 알아 가도록 만든다. 1946년 8월 31일자 ‘뉴요커’지 전 지면에 광고나 기고, 논설, 기사 없이 3만 1000자로 담아낸 저자의 기사만 실려 잡지 역사상 가장 긴 기사라는 기록을 세웠다. 원폭 투하 40년 후 저자가 다시 히로시마를 방문, 원폭으로 뒤바뀐 그들의 삶을 추적한 내용을 60여쪽 분량으로 책 마지막에 붙였다. 256쪽. 1만 1000원. 편견이란 무엇인가 (애덤 샌델 지음, 이재석 옮김, 미래엔 와이즈베리 펴냄)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의 아들이
  • [이주일의 어린이 책] 세상에 멋진 날을 선사하고 싶은 ‘화요일’

    [이주일의 어린이 책] 세상에 멋진 날을 선사하고 싶은 ‘화요일’

    멋진 화요일/데이지 므라즈코바 글·그림/김경옥 옮김/노란상상/48쪽/1만 2000원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체코 어린이 책 작가의 작품이다. 1977년 출간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체코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작가는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일주일의 주인공들이 자신의 날이 되면 하늘을 날아다니며 그날의 세상이 잘 돌아가는지를 살핀다는 독특한 발상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책의 화자는 화요일이다. 화요일은 온 세상을 붉게 물들이며 아침을 열었다. 하늘에는 솜사탕 같은 작고 예쁜 흰 구름이 둥실둥실 떠다녔다. 잠에서 깬 사람들이 창문을 열며 말했다. “와, 멋진 날이다.” 화요일은 기분이 좋았다. 더 멋진 날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날들처럼 화요일도 세상이 잘 돌아가는지 매의 눈으로 끊임없이 살펴보면서 날아다녔다. 그러다 공원 벤치에 슬픈 표정으로 앉아 있는 할머니를 발견하고 할머니 옆으로 날아가 앉았다. 머리가 하얀 할머니는 다리 위에 가지런히 손을 모으고 있었다. 할머니는 나이가 많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지만 어렸을 때 일만은 생생하게 기억했다. 화요일은 할머니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물었다. 할머니는 말했다. “내 생일날 엄
  • [책꽂이]

    [책꽂이]

    와! 일본 (성호철 지음,나남 펴냄) 일본인의 의식 구조를 냉철한 시각에서 들여다본다. 집단의 입장에서 세계를 보는 자세를 가리키는 ‘메센’(目線), 부의 향유 세대, 균일론, 와(和), 전의 세계, ‘눈’의 지배 등 일본인의 진짜 모습을 맞추기 위한 퍼즐 찾기의 과정이 담겨 있다. 56쪽. 1만 8000원. 맞서는 엄지 (나이즐 스파이비 지음, 김영준 옮김, 학고재 펴냄) 인간이 어떻게 예술을 만들고 예술은 어떻게 세상을 만들었는지를 고고학, 인류학, 미술사, 심리학 및 신경과학의 최신 이론을 제시하며 추적한다. 원시부터 고대까지 시각 이미지를 이용하는 예술의 역사를 8개 주제로 짚어 본다. 376쪽. 2만 5000원.
  • 영화대국 中, 문화강국으로

    영화대국 中, 문화강국으로

    중국 영화의 오늘/강내영 지음/산지니/357쪽/2만 2000원 중국이 미국과 더불어 ‘G2 국가’가 된 것은 꼭 경제 규모 때문만이 아닐 수 있다. 21세기 들어 중국은 영화대국으로 변모했다. 2012년부터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영화시장 2위가 됐다. 매년 600편 이상의 영화가 제작되고, 스크린 숫자는 2만개를 훌쩍 넘겼다. 2014년 중국 영화관 박스오피스 수익은 296억 3900만 위안(약 5조 5422억원)이었다. 2006년 26억 2000만 위안(약 4899억원)의 ‘작은 시장’에서 비약적 성장을 이룬 셈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러한 수치가 중국 인구 1인당 고작 연평균 0.6편의 영화를 보며 이뤄 낸 수치일 뿐이라는 점이다. 지금도 매일매일 10여개씩 스크린이 늘어나고 있으니 그 규모는 더욱 확대될 예정이다. 경제, 국방, 외교에서 그러하듯 영화 역시 미국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짙다. 중국은 소프트 파워를 갖춘 문화강대국으로 발돋움했다. 문화산업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투자는 중국이 표방하는 ‘화평굴기’(和平?起·평화롭게 발전한다는 뜻)의 상징과도 같기 때문이다. 저자는 경성대 연극영화학부 교수이자 아시아영화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미국
  • 신라가 나당전쟁서 이긴건 당의 흥망성쇠에 있었다

    신라가 나당전쟁서 이긴건 당의 흥망성쇠에 있었다

    고대 동아시아 세계대전/서영교 지음/글항아리/816쪽/3만 8000원 7세기의 동아시아는 무대를 중원에서 동쪽으로 옮겼을 뿐 전국시대와 다름없었다. 중국의 수·당, 한반도의 고구려·백제·신라, 바다 너머의 왜국, 중앙 초원의 돌궐·설연타·거란·토욕혼, 티베트 고산지대의 토번 등이 뒤엉켜 벌인 국제전은 그야말로 ‘유라시아판 열국지’였다. 21세기의 지정학적 잣대로는 이해할 수 없는 원교근공(遠交近攻)과 합종연횡(合從連衡)이 되풀이되는 복잡다단한 시대였다. 중원대 한국학과 서영교 교수가 최근 출간한 ‘고대 동아시아 세계대전’은 고대 제국들이 존망을 걸고 맞부딪쳤던 치열한 대결 구도와 복잡하게 얽힌 역학 관계를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저자는 고구려가 수나라를 물리친 612년 살수대첩부터 676년 나당전쟁에 이르기까지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전쟁의 시대를 세밀하게 되짚어 복원한다. 그러면서 삼국통일 과정에서 진행됐던 일련의 전쟁들이야말로 당시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웠던 ‘제1차 동아시아 세계대전’이었으며 한반도의 지정학을 최초로 결정지은 위대한 전쟁이었다는 주장을 펼친다. 임진왜란을 조선과 왜국의 전쟁이 아닌 국제 정치적 역학 구도 속에서 치러진 세계전으로 바
  • 자연과 자본,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새로운 결합

    자연과 자본,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새로운 결합

    나는 자연에 투자한다/마크 터섹·조너선 애덤스 지음/김지선 옮김/사이언스북스/328쪽/1만 9500원 장난감 회사인 레고는 지난 반세기 동안 유지했던 석유 회사와의 제휴 관계를 종료하고 석유로 만들어지는 플라스틱에서 탈피하기 위해 친환경 소재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국제 전자 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은 100% 재생 에너지로 운영되는 ‘그린 데이터 센터’를 위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풍력 발전소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환경 보호에 소극적이었고, 회의적이었으며, 심지어 적대적이기까지 했던 기업계에서조차 자발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친환경 경영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사례다. 지금 세계는 전례 없는 혹서와 혹한,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전 지구적 확산 등 인류의 생존 여부를 가를 절박한 문제들에 직면해 있다. 인간과 자연 간의 관계에 대해 개발 아니면 보존이라는 종래의 이분법적 시각을 뛰어넘는, 근본적으로 새로운 시각이 필요한 때다. 책은 기존의 자연 보호 활동이 직면한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자연 자본’과 ‘자연 투자’라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다. 인간은 도덕적 당위보다 경제적 이해에 더욱 민감하게 움직인다는 사실을 깨달은 저자들은 사람들에게 자
  • [어린이 책꽂이]

    [어린이 책꽂이]

    독도와 인어 (김정현 지음, 마수민 그림, 고래가숨쉬는도서관 펴냄) 독도에 관한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쓴 신비로운 동화다. 독도가 왜 우리 땅인지 구구절절 말하지 않고 우리 땅이 당연한 독도를 배경으로 흥미로운 옛이야기를 들려준다. 독도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전 이름 없는 외딴섬을 지키는 어린 인어 이야기를 통해 울릉도와 독도의 역사를 한눈에 알 수 있다. 176쪽. 1만 2000원. 놀고먹는군과 공부도깨비 (김리리 지음, 이승현 그림, 창비 펴냄) ‘왕자와 거지’ 등 명작에서 되풀이돼 온 ‘바꿔 살기’ 설정을 도깨비와 여우가 등장하는 창작 옛이야기로 흥미롭게 풀어 낸 작품이다. 도깨비와 바꿔치기해 실컷 놀기만 할 수 있게 된 놀고먹는군의 이야기는 현실과 다른 삶에 호기심을 느끼는 어린이들의 눈길을 끌 만하다. 92쪽. 9000원.
  • 남성·가부장제·전쟁 끊을 수 없는 연결고리

    남성·가부장제·전쟁 끊을 수 없는 연결고리

    남자들은 왜 싸우려 드는가/와카쿠와 미도리 지음/김원식 옮김/무선/292쪽/1만 5000원 전쟁은 ‘남성성’과 ‘가부장제’에서 기인한다는 선언은 낯설고 불편하다. 하지만 전시 상황에서 필연처럼 수반되는 성폭력을 생각해 보면 어떨까. 저자는 “전쟁터에서의 강간은 전시 폭력의 한 형태”라고 주장한다. 전쟁에서는 남성이 여성을 억압하고 성적 고통을 주는 행위가 적군을 타격하는 행위와 자연스레 포개진다는 것이다. 저자는 전쟁을 ‘남성’과 ‘가부장제’가 ‘국가’와 결합했을 때 발생하는 가장 파괴적인 폭력이라고 정의한다. 이를 규명하기 위해 기원전 7000~5000년 전의 고(古)유럽 문명으로 돌아간 저자는 당시의 모계제 사회는 생명과 성애를 중심에 둔 평등하고 평화로운 사회였다고 말한다. 그러나 모계제가 전복되고 남성 가부장이 권력을 가지면서 평등은 깨지고 정복과 지배가 질서로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전쟁이 남성성과 가부장제로 인해 지탱된다는 사실은 현대 사회에서도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일본의 우익 만화가 고바야시 요시노리는 만화 ‘전쟁론’에서 남성들에게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죽으라”고 선동했고, 일본의 한 국회의원은 “남자는 여자를 지키고 나라를 지킨다
  • 책 읽는 여자 그 열정의 역사

    책 읽는 여자 그 열정의 역사

    여자와 책/슈테판 볼판 지음/유영미 옮김/알에이치코리아/424쪽/1만 6000원 여성들이 책을 읽는 모습은 낯설지 않다. 오래전부터 죽 그랬던 건 아니다. 18세기까지만 해도 독서는 전통과 지식, 종교과 연결된 전형적인 남성적 행위였다. 그렇다면 여자들은 언제부터 독서에 빠져들었을까. 여자들의 독서 양상은 어떻게 변해 왔으며, 세상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독일의 출판인 겸 작가 슈테판 볼만의 신작 ‘여자와 책’은 18세기에서 현대에 이르는 300년간의 여성 독서 문화사를 통합적으로 서술한다. 여성들의 독서에 대한 열정은 로맨틱한 시 낭송회, 가슴을 설레게 하는 연애소설에서 비롯됐다. 1750년 프리드리히 클로프슈토크라는 스위스의 시인은 젊은 여성들을 모아 놓고 자신의 시를 낭송해 준 다음 그 대가로 키스를 받았다. 런던의 인쇄업자 새뮤얼 리처드슨은 그보다 10년 전 ‘파멜라’, ‘클라리사 할로’ 같은 연애소설을 출간해 여성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런던에선 여성 소설을 전문으로 하는 여류 비평가도 출현했다. 19세기 여성들은 좀 더 적극적으로 저자와 독자 역할을 한다. 제인 오스틴이라는 소설가가 출현했고, 최초의 여성 문학비평가인 메리 울스턴
  • 삐딱해야 과학 발전하더라

    삐딱해야 과학 발전하더라

    과학은 반역이다/프리먼 다이슨 지음/김학영 옮김/반니/436쪽/1만 9000원 과학자는 자신의 이념과 학설에 충실한 채 다른 주장과 영역에 좀처럼 눈을 돌리지 않는 전문가로 인식되기 일쑤다. 과학자가 그렇게 융통성이 없다면 어떻게 그 많은 발명과 발견이 가능했을까. ‘과학은 반역이다’는 그런 인식의 간극에 초점을 맞춰 과학의 실체를 파고든 에세이로 눈길을 끈다. 저자는 과학자이면서 인간이 처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대안과 해법을 모색해 온 인물로 유명하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민간 과학자로 영국 공군을 위해 일했고 물리학계에선 이른바 ‘슈뢰딩거-다이슨 방정식’을 통해 노벨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던 과학계의 거장이다. 그런 그가 과거의 제약과 불평등에서 벗어나려는 합리적 이성의 저항으로 과학을 규정하고 숱한 사례들을 보여 준다. 그 사례들은 하나로 꿰어진다. ‘시의 관점이 하나가 아닌 것처럼 과학에도 유일한 관점 같은 것은 없다. 그럼에도 공통 요소가 있으니 동서양을 막론하고 지역의 우세한 문화가 강요한 제약들에 맞서는 것, 즉 반역이다.’ 과학은 독점의 대상이 아니며 누구에게나 무궁무진하게 열려 있는 상상력의 산물이라는, 그 반역의 사례는 아주 풍
  • 30년째 이어온 동양학총서… 63번째는 ‘회남자’

    30년째 이어온 동양학총서… 63번째는 ‘회남자’

    출판사 자유문고는 1986년 당태종의 치세 내용을 담은 ‘정관정요’를 펴냈다. 야심차게 시작한 동양학총서 100권 발행 대장정의 시작이었다. 그동안 익히 알려진 시경, 서경, 역경 사서삼경과 노자, 장자 등은 물론, 대중에게는 낯설고 어렵던 ‘주역참동계’(周易參同契)를 비롯해 ‘음즐록’, ‘시자’(尸子) 등을 펴내며 상업성과 거리를 둔 채 시리즈를 이어갔다. 이렇게 30년째 우직하게 이어온 동양학총서 시리즈는 최근 발간된 ‘회남자’로 63권째에 이르렀다. 이준영 동양문화사상연구소장이 해역(解譯)한 ‘회남자’(淮南子)는 2권에 나눠서 전문 연구자가 아닌 일반인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풀어썼다. 또한 글 말미에 원문을 실어 관심 있는 이들은 직접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 한(漢) 고조의 손자이자 지방제후였던 회남왕 유안(劉安)은 수천 명의 문사, 사상가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회남자’를 편찬했다. 이 철학서는 제자백가의 한 유파를 이루지는 못했다. 하지만 도가를 중심으로 유가, 법가, 명가, 음양가 등 당대 사상의 흐름을 모두 아우르는 통섭의 철학서로서 여전히 의미를 담고 있다. 그뿐 아니라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당랑거철, 새옹지마 등 고사성어의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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