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치고 싶은 문장]
샤이닝(욘 포세 지음, 손화수 옮김, 문학동네)
“우리는 맨발로 무의 공간 속으로 들어간다, 한 숨 또 한 숨, 어느 순간 숨이 사라지고, 그곳에 있는 것은 오직 호흡하는 무를 빛처럼 뿜어내는 반짝이는 존재뿐이고, 어느새 숨을 쉬고 있는 것은 우리다, 각각의 순백색 속에서.”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는 작가 데뷔 40주년인 지난해 노벨문학상에 호명되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현지에서 발표되고 최근 한국어로 옮겨진 이 소설은 짧지만 그의 문학 세계를 압축적으로 보여 준다. 지루한 일상을 견디지 못하고 무작정 차를 몰고 나갔다가 어둡고 깊은 숲속 눈밭에 고립된 한 남자의 이야기다. 120쪽. 1만 3500원. 3월 2일, 시작의 날(박에스더·범유진·설재인·이선주·한정영 지음, 자음과모음)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건 곧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는 뜻입니다.”
3·1절 다음날인 3월 2일은 참으로 설레는 날이다. 겨울의 긴 터널을 지나 새 학기가 비로소 시작하는 날이라서다. 봄과 새로움을 키워드로 한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청소년소설’로 분류되지만 굳이 독자를 청소년으로 한정하진 않는다. 판타지, 스릴러, SF 등 다양한 장르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