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 “바흐 시대 연주에 가깝도록 고민했죠”

    “바흐 시대 연주에 가깝도록 고민했죠”

    첼리스트 문태국(30)이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 리사이틀에 나선다. 오는 26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오후 2시와 8시 두 차례 공연으로 나눠 1번부터 6번까지 전곡을 들려준다. 연주회에 앞서 앨범도 냈다. 2019년 데뷔 앨범에서 1번을 선보였던 그는 5년 만에 발표한 두 번째 앨범에서 ‘첼리스트의 에베레스트’라고 불리는 전곡 도전의 큰 산을 넘었다. 최근 만난 문태국은 “1집 앨범은 어려서부터 배웠던 곡을 연주하는 느낌이었는데 이번에 전곡 연주를 하면서 처음부터 다시 공부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며 차이를 설명했다. 바흐가 1717~1723년 사이에 작곡한 것으로 알려진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현대 첼로 연주의 대가’ 파블로 카살스(1876~ 1973)가 13살 때 스페인의 헌책방에서 우연히 악보를 발견하면서 빛을 보게 됐다. 카살스는 12년 동안 연주법을 고심한 끝에 스물다섯에 처음 연주했고, 육십 세가 돼서야 평생 딱 한 번 녹음했다. 문태국은 2014년 파블로 카살스 국제 첼로 콩쿠르 우승을 계기로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첼리스트로 발돋움했다. 그는 “죽기 전에 한 번은 해 보고 싶었던 프로젝트가 감사하게도 예상보다 일찍 찾아왔
  • 가을밤 정취 ‘재즈 인 강서’에서 느껴보세요

    가을밤 정취 ‘재즈 인 강서’에서 느껴보세요

    서울 강서구 강서문화원은 강서아트리움 아리홀에서 11월 2일 토요일 오후 3시 ‘재즈 인 강서–마리아 킴’ 공연을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재즈 인 강서’는 국내외 재즈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아티스트를 초청하는 강서아트리움의 대표 기획공연 시리즈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지난해 제29회 대한민국 연예 예술상에서 재즈 아티스트상을 수상하고 최근에는 재즈의 본고장인 미국을 비롯하여 호주, 중국 등에서 성황리에 월드 투어를 진행하고 있는 ‘마리아 킴’을 초청했다. 마리아 킴은 이 무대에서 피아노 연주와 동시에 노래를 부르며 준 스미스(기타), 전창민(베이스), 최보미(드럼), 정재동(색소폰) 등 4인의 실력파 연주자들과 함께 퀸텟으로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피아노 치듯 노래하고 노래하듯 피아노를 연주한다’는 마리아 킴은 자유로운 표현력과 예술적 재치를 발휘해 대중성과 예술성을 모두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강서문화원 김진호 원장은 “같은 곡이라 하더라도 연주자의 즉흥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변화하는 것이 재즈다. 재즈의 묘미를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마리아 킴의 무대에 강서구민 모두를 초대한다.”라고 말했다. 공연 티켓은 14일 오전 10시부
  • DMZ 옛 탄약고서 울려 퍼지는 ‘평화의 선율’

    DMZ 옛 탄약고서 울려 퍼지는 ‘평화의 선율’

    새달 11일까지 릴레이 연주회 리수스 콰르텟·정규빈 등 공연 경기도 파주 민간인 통제구역(DMZ) 내 옛 미군기지인 캠프 그리브스의 탄약고가 국제음악 콩쿠르에서 수상한 국내외 신진 음악가들의 릴레이 연주회장으로 변신했다. 올해 프랑스 리옹 국제 실내악 콩쿠르 우승팀인 현악사중주단 ‘아레테 콰르텟’이 지난 5일 이곳에서 첫 공연을 펼친 데 이어 오는 11월 11일까지 매주 총 여섯 차례 연주회가 열린다. 2024년 호주 멜버른 콩쿠르 우승자인 ‘리수스 콰르텟’, 2023년 밴 클라이번 콩쿠르 2위와 3위 입상자인 피아니스트 안나 게뉴시네와 드미트리 초니, 2023년 윤이상 국제음악 콩쿠르 우승자 피아니스트 정규빈 등이 참여한다. ‘탄약고 시리즈’로 명명된 이 음악회는 올해 2회를 맞은 DMZ 오픈 국제음악제가 새롭게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11월 9일부터 16일까지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열리는 본행사에 앞서 특별 음악회로 기획됐다. DMZ 오픈 국제음악제는 생태와 평화에 대한 염원을 음악을 통해 확산하자는 취지로 지난해 출범한 클래식 음악 축제다. 임미정 총감독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음악제 개막식을 탄약고에서 했는데 무척 인상적인 경험이었다”
  • 유자 왕·파파노·런던 심포니와 함께한 ‘가을이었다’

    유자 왕·파파노·런던 심포니와 함께한 ‘가을이었다’

    “여러분 덕분에 환상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3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연주를 마친 안토니오 파파노 경이 잠시 무대에 서더니 한국 관객들에게 진심 어린 인사를 건넸다. 안 그래도 멋진 연주로 박수가 쏟아지던 공연장은 거장의 인사로 더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인사를 마친 그의 지휘 아래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포레의 ‘파반느’를 연주했고 관객들은 잊지 못할 가을밤의 추억을 남겼다. 올해로 창단 120주년을 맞은 런던 심포니가 10월의 한국을 낭만적인 선율로 물들이며 특별한 가을밤을 선물했다. 런던 심포니는 지난 1~3일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롯데콘서트홀에서 연달아 무대에 올랐다. 이번 공연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유자 왕과 세계적인 지휘 거장 파파노 경이 함께한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1일 공연에서 런던 심포니는 카롤 시마노프스키의 ‘콘서트 서곡 E장조, Op.12’로 포문을 열었다. 작곡가가 만 23세의 나이에 작곡한 작품인데 곡의 매력도 매력이지만 이날 연주될 청춘의 음악들을 예고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이어 협연자로 등장한 유자 왕은 프레데리크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 f단조, Op.21’
  • 내년 4월 역대급 내한 앞둔 콜드플레이, 한강 드론쇼로 10집 자축

    내년 4월 역대급 내한 앞둔 콜드플레이, 한강 드론쇼로 10집 자축

    내년 4월 내한 아티스트 역대 최대·최다 규모의 한국 공연을 예고한 세계적 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가 열 번째 정규 앨범 ‘문 뮤직’(Moon Music)을 발매했다. 음반사 워너뮤직코리아는 4일 전 세계에 발매한 ‘문 뮤직’ 음반을 기념해 이날 서울 뚝섬 한강공원에서 드론 쇼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 앨범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친환경 소재의 LP와 CD로 제작됐다. 신보는 콜드플레이만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굿 필링스’, ‘주피터’ 등 10곡을 담았다. 지난 8월 아이튠즈 차트 1위를 차지한 ‘위 프레이(WE PRAY)’와 지난 6월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VMAs) 두 개 부문 후보로 오른 싱글 ‘필스라이크아임폴링인러브](feelslikeimfallinginlove)’도 포함됐다. 메인 보컬 크리스 마틴은 “이번 앨범이 다루는 주제는 내면의 갈등, 그리고 외부의 갈등에 대한 응답”이라며 “‘문 뮤직’은 ‘사랑’이 그 답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내에선 ‘문 뮤직’ 발매를 기념해 서울시와 함께 뚝섬 한강공원에서 드론 1000대가 밤하늘을 수놓는 ‘한강 드론 라이트쇼’가 열린다. 콜드플레이는 한강
  • 천부적 재능·지독한 연습… 20세 임윤찬 ‘클래식 오스카’ 품었다

    천부적 재능·지독한 연습… 20세 임윤찬 ‘클래식 오스카’ 품었다

    피아노·젊은 예술가 부문 2관왕 “쇼팽 해석, 유연·유창하고 열정적” 임 “삶이 음악에 녹아 있어… 감사” 18세때 밴 클라이번 ‘최연소’ 우승 유럽·미국 공연 후 12월 국내 연주 임윤찬(20)이 ‘클래식계의 오스카’로 불리는 영국 ‘그라모폰 클래식 뮤직 어워즈’에서 한국 피아니스트로는 처음으로 수상했다. 임윤찬은 2일(현지시간) 오후 런던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지난 4월 발매한 ‘쇼팽: 에튀드’ 음반으로 피아노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이와 함께 특별상인 ‘젊은 예술가’ 부문에서도 수상해 2관왕이 됐다. 영국의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이 1977년 제정한 그라모폰 상은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클래식 음반상이다. 피아노, 피아노 이외 기악, 실내악, 성악, 협주곡, 오케스트라 등 11개 부문별로 최고의 음반을 시상한다. 한국 음악가 중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1990년 실내악 부문과 1994년 협주곡 부문에서 수상했고 첼리스트 장한나가 2003년 협주곡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임윤찬의 경쟁자는 임윤찬이었다. 올해 피아노 부문 최종 후보 3개 음반 가운데 2개가 그의 음반이었다. ‘쇼팽: 에튀드’와 함께 지난해 6월 발매된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
  • 음악으로 만난 체코와 한국…특별한 감동 선사한 브르노 필하모닉

    음악으로 만난 체코와 한국…특별한 감동 선사한 브르노 필하모닉

    윤이상의 음악으로 시작해 드보르자크의 음악으로 끝났다. 체코 브르노 필하모닉이 한국과 체코를 음악으로 만나게 하면서 관객들에게 특별한 시간을 선사했다. 브르노 필이 2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지휘자 데니스 러셀 데이비스, 협연자 피아니스트 신창용과 함께 내한 공연을 열었다. 브르노 필은 체코 제2의 도시인 브르노에서 활동하며 체코의 토속적인 민족주의 색채를 담아내는 박력 있는 에너지 넘치는 연주로 정평이 난 단체다. 이날 연주의 시작은 윤이상의 ‘서주와 추상’으로 시작했다. 데이비스는 윤이상 전문가로 통하는 지휘자로 과거 통영국제음악제 레지던스 아티스트로도 활약한 바 있다. 그는 윤이상에 대해 “ 한국 음악과 유럽 음악을 독특하게 결합한 음악가”로 표현했을 정도로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 이날 공연은 데이비스가 지휘하는 윤이상 곡을 듣는다는 데서도 의미가 있었다. 이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을 신창용과 함께 협연했다. 신창용은 초반부터 작정하고 몰입하며 객석에 강렬한 울림을 전했고 천장이 뚫릴 것 같은 에너지를 발산하며 연주를 이어 나갔다. 초반에는 악단과 호흡이 조금씩 흐트러지는 모습이 나왔지만 점차 호흡을 맞춰가며
  • 이탈리아 오페라를 제대로 만날 시간…정명훈과 라 페니체가 온다
  • 농익은 가을, 재즈의 유혹

    농익은 가을, 재즈의 유혹

    선선한 바람이 느껴지는 10월은 나도 모르게 ‘재즈’ 선율을 흥얼거리게 되는 그야말로 재즈의 계절이다. 때맞춰 전 세계 재즈 신의 거장들이 선보이는 농익은 재즈 향연이 펼쳐진다. ●최장수 축제 ‘자라섬’에 거장 내한 오는 18일 경기 가평 자라섬에서 막을 여는 ‘제21회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은 국내 재즈 애호가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최장수 음악 축제다. 올해는 독보적인 재즈 아티스트들의 내한 공연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국 컨템퍼러리 재즈 신의 거장으로 올해 84세인 노마 윈스턴은 역대 자라섬 재즈 라인업 중 최고령 아티스트이다. 60년 넘게 활동해 온 재즈 보컬인 노마 윈스턴의 무르익은 음악을 느낄 수 있다. 집시 기타의 명인으로 꼽히는 비렐리 라그렌도 첫 내한 공연을 선보인다. 지난해 자라섬 재즈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가 코로나19로 무산되자 한국 팬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찾았다. 그의 연주는 정통 재즈, 퓨전 재즈, 집시 재즈를 모두 아우른다. 16년 만에 한국을 찾는 전설적인 색소포니스트 케니 개릿과 떠오르는 신예 색소포니스트 이매뉴얼 윌킨스가 올해 페스티벌에서 알토 색소폰 연주자의 신구 계보를 보여 준다. 아울러 스티비 원더, 앨리샤
  • 연주회 마치고 “가을이다”…낭만 선사한 베토벤과 슈만의 선율

    연주회 마치고 “가을이다”…낭만 선사한 베토벤과 슈만의 선율

    “가을이잖아요.” 공연을 마친 지휘자 최수열이 앙코르를 선보이기 전 이런 말을 꺼냈다. 그리고 이어진 브람스 교향곡 제3번 3악장에 관객들의 마음이 가을로 가득 물들었다. 클래식 음악 공연이 줄 수 있는 특별한 감정이다. 지난 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KCO)의 정기연주회가 열렸다. 이번 연주회는 KCO의 수석 객원 지휘자인 최수열의 지휘로 한국을 대표하는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이 협연해 가을밤을 클래식의 향연으로 물들였다. 연주회의 첫 곡으로 한수진과 KCO는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 61’을 선보였다. 베토벤의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한수진과 KCO는 관현악과 솔로 악기 간의 섬세한 대화를 이끌며 베토벤의 깊은 감성을 전했다. 베토벤의 곡은 바이올린 협주곡의 끝판왕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섬세하고 탁월한 기교가 요구되는 곡이지만 한수진은 자신만의 색깔로 채워나가며 KCO와 함께 곡의 장대한 서사를 감명 깊게 전달했다. 특히 한수진은 화려한 카덴차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관객들의 뜨거운 함성을 이끌어냈다. 2부에서 KCO는 슈만의 ‘교향곡 제3번 E-flat 장조, Op. 97, 라인’
  • 달성군 사문진서 피아노 100대 선율…1만8000명 몰렸다

    달성군 사문진서 피아노 100대 선율…1만8000명 몰렸다

    대구 달성군에서 피아노 100대가 가을 밤 아름다운 선율을 관람객에게 선보였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역 문화매력 100선’에도 선정된 이 행사에는 1만8000여 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29일 대구 달성군에 따르면 지난 28일 지난 28일 화원읍 사문진 상설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2024 달성 100대 피아노’ 축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달성 100대 피아노’ 행사는 한국 최초의 피아노가 사문진 나루터로 유입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스토리텔링한 지역 대표 문화콘텐츠다. 달성문화재단이 주관하고 대구시, ㈜야마하 뮤직 코리아가 후원한 이 행사는 문체부로부터 역사성과 상징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예술감독 김정원, 피아노 신박듀오(신미정· 박상욱), 피아니스트 최이삭, 오디션에서 선발된 96명으로 이뤄진 100명의 피아니스트와 김광현이 지휘를 맡은 달성피아노페스티벌 오케스트라는 웅장한 음악을 선보였다. 또한 뉴에이지의 거장 유키 구라모토, 세계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조윤성, 가수 박정현의 무대로 클래식을 비롯한 재즈, 뉴에이지, 대중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피아노에 녹여 관람객의 귀를 즐겁게 했다. 특히, 올해 행사는 미디어 아티스트 금민정 작가의 작품으
  • 음악가에겐 영감, 청중에겐 감탄… 지휘자는 항상 놀라움 선사해야

    음악가에겐 영감, 청중에겐 감탄… 지휘자는 항상 놀라움 선사해야

    세계적 마에스트로 직관 기회 새 수장으로 취임 이후 첫 해외 무대 ‘120년 전통 악단’과 화학 반응 기대 자주 듣기 힘든 곡들 유자 왕과 협연 韓클래식 생생한 에너지 특별 “젊은 관객들 가득한 공연장 놀라워 그들의 열정적 호응 돈으로도 못 사 조성진·임윤찬 완벽한 연주도 감동”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특별한 동력과 폭발적인 표현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상임 지휘자로서 오케스트라와 화학 반응을 일으키며 놀라운 순간들을 만들어 갈 특별한 기회에 큰 기대를 품고 있어요.” 오는 10월 2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전석 초대로 열리는 서울신문 창간 120주년 기념 음악회 ‘안토니오 파파노 경 & 런던 심포니 위드(with) 유자 왕’ 연주를 이끄는 안토니오 파파노(65) 런던 심포니 상임 지휘자는 내한에 앞서 최근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이런 소감을 밝혔다.1904년 설립돼 올해 창단 120년을 맞은 런던 심포니는 영국을 대표하는 명문악단이다.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휘자 중 한 명인 파파노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런던 심포니를 이끈 명장 사이먼 래틀의 후임으로 이달 중순 새 수장에 취임했다. 이번 내한 공연은 그가 상임 지
  • 훌쩍 지난 80분…가을바다처럼 다가온 깊고 짙은 감동

    훌쩍 지난 80분…가을바다처럼 다가온 깊고 짙은 감동

    80분이 넘는 연주가 끝나자 잠시 정적이 흘렀다. 끝났다는 걸 모두가 알면서도 공중에서 멈춘 지휘자의 손이 움직일 때까지 공연장에 감도는 여운을 모두가 느끼고 있었다. 조금의 시간이 지나 지휘자의 손이 내려오자 그제야 객석에서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공연의 감동을 관객들이 더 짙게 채색하는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KBS교향악단이 27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선보인 제806회 정기연주회가 끝나고의 일이었다. 이날 KBS교향악단은 피에타리 잉키넨 음악감독의 지휘로 브루크너가 한창 물이 올랐을 때 쓴 ‘교향곡 제5번’을 선보였다. 브루크너 특유의 장대한 구조와 복잡한 화성이 돋보이는 ‘교향곡 제5번’은 좀처럼 실황 연주로 접하기 어려운 곡이기도 하다. 브루크너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KBS교향악단 단원들은 웅장하고 깊은 연주로 작품이 지닌 색채를 선명하게 드러냈다. 악장이 넘어갈수록 기민하게 밀도가 높아진 연주는 신성한 울림을 뿜어내며 브루크너도 반할 무대를 만들어냈다. 황홀한 연주에 긴 시간에도 불구하고 객석의 집중도는 최고조에 달했고 곡이 끝나고 지휘자의 손이 내려올 때까지 관객들마저 정적을 보태며 공연의 여운을 풍성하게 더했다. 본격적인 가
  • 온몸으로 외친 자유…우크라이나 청년이 전한 평화의 선율

    온몸으로 외친 자유…우크라이나 청년이 전한 평화의 선율

    우크라이나에서 온 청년 바이올리니스트 드미트로 우도비첸코(25)가 전쟁 중인 고국을 떠올리게 하는 연주로 한국 관객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했다. 우도비첸코는 2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무대에 협연자로 올랐다. 이날 공연은 2022년 기존 코리아심포니에서 국립심포니로 이름을 바꾼 뒤 처음 발매한 앨범에 담긴 로베르트 슈만의 ‘교향곡 4번’을 실황 연주로 선보이는 특별한 무대였다. 공연의 포문은 새 앨범에도 담긴 ‘만프레드 서곡’으로 열었다. 슈만이 어린 시절 매료됐던 작가 조지 고든 바이런의 극시 ‘만프레드’에서 영감을 받아 1848년에 16곡의 ‘음악극’으로 작곡됐다. 30대 청년 슈만의 시선을 통해 투영된 만프레드의 삶의 격정과 낭만이 응축된 걸작으로 꼽힌다. 이어 우도비첸코가 등장했다. 우도비첸코와 국립심포니는 잔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단조 Op. 47’을 선보였다. 이 곡은 초절기교와 더없이 맑은 선명한 음색을 동시에 요구하는 난곡이지만 그만큼 바이올리니스트의 역량을 제대로 드러낼 수 있는 곡이기도 하다.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올해 우승자인 우도비첸코는 우승자의 실
  •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비트만과 서울시향의 특별한 만남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비트만과 서울시향의 특별한 만남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외르크 비트만과 만나 누구보다 빠르고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무대를 선보였다. 서울시향과 비트만은 2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예술의전당 기획공연인 SAC 월드스타 시리즈 무대를 꾸몄다. 비트만은 작곡가·클라리네티스트·지휘자로 활동하며 현존하는 가장 창의적이고 흥미로운 음악가로 평가받는 예술가로 현대 음악계에서 강한 영향력을 보여주는 작곡가로 꼽힌다. 한마디로 다재다능하다는 뜻이다. 이날 서울시향은 비트만의 지휘에 맞춰 베토벤과 비트만의 곡을 선보였다. 먼저 독주 바이올린의 섬세한 표현이 돋보이는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 C장조 WoO 5’로 1부의 포문을 열었다. 협연자로는 비트만의 여동생이자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인 캐롤린 비트만이 나섰다. 이 곡은 베토벤이 본격적으로 명성을 얻기 전 작곡된 일종의 습작이다. 베토벤의 또렷한 색채는 아직 드러나진 않지만 그만큼 청년 베토벤이 거장으로 성장해나갈 흔적들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는 곡이다. 멋진 협연을 마친 캐롤린은 이어 비트만의 ‘바이올린 솔로를 위한 에튀드 제2번, 제3번’을 선보였다. 홀로 보면대를 여러 개 펼쳐놓고 그 위에 악보를 얹은 뒤 하나씩 옮겨가며 연주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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