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전시
  • 마드리드에서 고야의 ‘명화 테러‘, 암스테르담에선 제트기 이륙 방해

    마드리드에서 고야의 ‘명화 테러‘, 암스테르담에선 제트기 이륙 방해

    기후단체 활동가들의 이른바 ‘명화 테러’가 유럽 각국으로 번지는 가운데 5일(현지시간)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의 작품이 봉변을 당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두 여성이 이날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에 나란히 전시된 고야의 ‘옷 벗은 마야’와 ‘옷 입은 마야’ 액자에 접착제를 바른 손을 붙였다. 두 그림은 손상되지 않았으나 이들은 작품 사이의 벽에 ‘1.5℃’를 큼지막하게 썼다. 2015년 파리 기후변화 협정에서 채택한 지구 온난화 억제 목표인 1.5도를 지키기 어려웠다는 점을 빗댄 것이다. 기후단체인 ‘멸종반란’ 소속 두 여성은 출동한 경찰에 연행됐다. ‘멸종반란’은 이 영상을 온라인에 게시한 뒤 “기온 상승은 기후 불안정을 초래하고, 그 여파는 지구상 모든 이들에게 심각한 결과를 가져다주고 있다”며 “이번 퍼포먼스는 그에 대한 항의“라고 설명했다. 최근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하려는 활동가들이 세계적인 명화에 이물질을 뿌리거나 접착제로 손을 붙이는 퍼포먼스성 시위를 잇따라 벌이고 있다. 이틀 전에는 이탈리아 기후단체 ‘울티마 제네라지오네’(Ultima Generazione·마지막 세대) 소속 활동가 4명이 로마의 보나파르테 궁전 미술관에 전시된 빈
  • ‘名畵 테러’ 기후 시위 탓 사이클 타던 여성 사망, 녹색당도 개탄

    ‘名畵 테러’ 기후 시위 탓 사이클 타던 여성 사망, 녹색당도 개탄

    ‘명화(名畵) 테러’로 물의를 빚던 기후운동가들의 시위 탓에 독일 베를린에서 사이클을 즐기던 44세 여성이 목숨을 잃었다. 연립정당에 참여한 녹색당 고위 인사마저 기후운동가들의 시위가 문제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고 영국 BBC가 4일(현지시간) 전했다. 사고는 지난달 31일 일어났다. 피해 여성이 탄 사이클이 미끄러지며 레미콘 트럭 아래 깔렸다. 소방 관서에 따르면 그녀는 곧바로 목숨을 잃지 않았는데 공교롭게도 기후운동 단체 ‘마지막 세대’ 시위 행렬 때문에 앰뷸런스가 현장에 도착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녀는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끝내 이날 세상을 등졌다. 부총리이며 녹색당 지도자인 로베르트 하벡은 “다른 사람의 건강과 목숨을 위험에 빠뜨리는 누구라도 모든 정당성을 잃으며 기후운동 자체를 해친다”면서 “일부 집단의 일부 시위가 지금 바로 그 일을 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하벡은 원래 녹색당 안에서도 현실주의자로 분류돼 왔다. 정부 부대변인인 볼프강 부크너는 이 여성의 죽음이 시위 탓이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시위대가 법을 위반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물론 시위와 앰뷸런스가 현장에 늦게 도착한 것, 또 피해 여성이 목숨을 잃은 것의 인과 관계
  • 모작인줄 알았던 유화 스케치 반세기 만에 “렘브란트 진품”

    모작인줄 알았던 유화 스케치 반세기 만에 “렘브란트 진품”

    오후 2시쯤 송고했던 기사 중 ‘창고에 보관했던’ 대목을 수정하고 진품 판정을 내린 이들의 소속과 신원,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이 이를 교차 확인했다는 점 등을 보강해 오후 6시에 수정합니다.  네덜란드 미술전문가들이 헤이그에 있는 브레디우스 미술관의 구석에 있던 그림을 렘브란트 판 레인의 유화 ‘십자가에 달리는 예수’(Raising Jesus on the Cross) 스케치 작품으로 판정했다고 AFP 통신이 3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작품은 1640년대 렘브란트가 그렸는데 이제까지 그를 추종하는 이가 그린 모작이란 판정 때문에 잊혀진 신세였다.  문제의 그림은 이 미술관을 세운 미술사학자 아브라함 브레디우스(1855∼1946)가 1921년에 사들인 것이었다. 당시 그는 이 그림이 1633년에 그려진 렘브란트의 초기 작품이라고 믿었는데 1969년에 독일 뮌헨 알테 피나코텍 미술관에 전시돼 있는 ‘십자가에 달리는 예수’의 모작이란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브레디우스 미술관의 큐레이터 요한네케 베르하베가 이 그림을 복원하고 과학적 분석을 통해 렘브란트가 직접 그린 그림이란 점을 밝혀냈다. 브레디우스가 작품을 구입한 지 101년, 모작 판정을 받은 지 53년 만의
  • ‘명화 훼손 시도’ 기후활동가들 한 달 징역형

    ‘명화 훼손 시도’ 기후활동가들 한 달 징역형

    화석연료 사용에 반대하며 명화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를 훼손하려 한 기후활동가들이 1개월 동안 옥살이를 하게 됐다. 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 헤이그 법원은 체포된 벨기에 국적의 기후활동가 3명 중 2명에게 각각 징역 2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1개월은 집행을 유예했다. 신속 재판을 거부한 다른 한 명은 오는 4일 재판을 앞두고 있다. 환경단체 ‘저스트 스톱 오일’(Just Stop Oil) 소속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지난달 27일 헤이그에 있는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을 급습, 자신들의 머리와 손에 접착제를 바른 뒤 명화를 덮고 있는 유리에 갖다 대는 방식으로 작품 훼손을 시도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이들은 “아름답고 귀중한 무언가가 당신 눈앞에서 훼손되는 것을 보니 기분이 어떠냐”며 “우리 행성이 훼손될 때도 바로 그런 기분”이라고 주장했다.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를 그린 거장 얀 페르메이르의 작품은 전 세계에 불과 30여점만 남아 있을 정도로 귀하다. 앞서 검찰은 이들의 행위가 용인될 수 있는 시위의 선을 넘었다고 지적하며 이들에게 징역 4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작품이 훼손되지 않았지만, 유리 덮개
  • 같은 듯 다른 4인4색의 ‘제스처’… 무한 상상을 만나다

    같은 듯 다른 4인4색의 ‘제스처’… 무한 상상을 만나다

    71세 미국인, 46세 영국인, 41세 한국인, 31세 캐나다인. 국적과 연령대가 전혀 다른 작가 4명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층 호반문화재단의 아트스페이스 호화에서 열리는 기획전 ‘더 제스처’(The Gestures)에선 추상화, 추상적 구상회화로 구분되는 이들 네 작가의 작품이 올오버 페인팅, 그래피즘 등 다양한 방식으로 관람객을 만난다. 올오버 페인팅은 중심 구도 없이 캔버스 전체를 같은 방법과 강도로 칠해 테두리까지 가득 채우는 방식으로 미국의 잭슨 폴록이 대표적인 작가이다. 그래피즘은 직선과 곡선을 사용해 그리는 기법이다. 미국 후기 추상의 거장인 게리 코마린(71)은 일상적 경험에서 받은 감흥을 산업용 페인트나 방수포 같은 비전통적 재료를 이용해 색채의 명암 대조가 강하고 선의 요소가 강한 추상으로 제스처(몸짓)를 표현하고 있다. 그리스계 영국 작가 코스타스(46)는 ‘일필휘지’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커다란 물결 무늬 붓질로 모노톤의 추상회화를 선보이고 있다. 캔버스를 바닥에 놓은 뒤 본능에 따라 붓을 휘두르는 것으로 유명한 그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원시적인 춤의 흔적을 느끼게 된다. 허보리(41) 작가는 길에서
  • 들여다볼수록 황홀… 정교하고 찬란한 백제의 손길

    들여다볼수록 황홀… 정교하고 찬란한 백제의 손길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나태주 ‘풀꽃’) 충남 공주를 대표하는 나태주 시인의 시는 오래전 백제인들이 만든 유물을 볼 때 함께 읽으면 더 깊이 와닿는다. 고구려처럼 광활한 영토를 차지한 것도, 신라처럼 통일을 이룬 것도 아닌 채 역사에서 사라졌지만 백제라는 공동체 안에서 그들이 꽃피운 문화는 찬란했다. 백제의 수도였던 공주, 부여에서 백제인들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진행 중이다. 국립공주박물관은 내년 2월 26일까지 ‘백제 귀엣-고리,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를, 국립부여박물관은 1월 29일까지 ‘백제 기술 흙에 담다’ 특별전을 마련했다. 귀엣-고리는 귀고리의 옛말로 금속 공예 기술이 담겼고, 부여박물관에선 조각상을 통해 소조 기술을 엿볼 수 있다. 차로 30분 거리인 두 고도(古都)의 박물관이 서로 논의한 것은 아니지만 백제인들의 기술이라는 주제로 통했다. 백제인들의 기술은 선이 굵었던 고구려, 신라보다 가늘고 세밀한 것이 특징이다. 작고 얇게 만드는 것이 더 고난도의 기술력을 요한다는 점에서 백제기술의 수준이 남달랐음을 알 수 있다. 유물 1021점을 준비한 공주박물관 전시의 하이라이트인 국보 무령왕 금귀걸이
  • 30대부터 70대까지 4인4색 추상작품이 한자리에...

    30대부터 70대까지 4인4색 추상작품이 한자리에...

    71세 미국인, 46세 영국인, 41세 한국인, 31세 캐나다인. 국적과 연령대가 전혀 다른 작가 4명의 작품이 한 자리에 모였다.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층 호반문화재단의 아트스페이스 호화에서 열리는 기획전 ‘더 제스쳐’(The Gestures)에선 추상화, 추상적 구상회화로 구분되는 이들 네 작가의 작품이 올오버 페인팅, 그래피즘 등 다양한 방식으로 관람객을 만난다. 올오버 페인팅은 중심 구도 없이 캔버스 전체를 같은 방법과 강도로 칠해 테두리까지 가득 채우는 방식으로 미국의 잭슨 폴록이 이 방법으로 그림을 그린 대표적인 작가이다. 그래피즘은 직선과 곡선을 사용해 그리는 기법이다. 미국 후기 추상의 거장인 게리 코마린(71)은 일상적 경험에서 받은 감흥을 산업용 페인트나 방수포 같은 비전통적 재료를 이용해 색채의 명암 대조가 강하고 선의 요소가 강한 추상으로 제스쳐(몸짓)를 표현하고 있다. 그리스계 영국 작가 코스타스(46)는 ‘일필휘지’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커다란 물결 무늬 붓질로 모노톤의 추상회화를 보이고 있다. 캔버스를 바닥에 놓은 뒤 본능에 따라 붓을 휘두르는 것으로 유명한 그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원시적인 춤의 흔적을 느끼게 된다. 허보리(
  • 호한 곽병우 14번째 개인전 ‘Art as Therapy_Painting healing’

    호한 곽병우 14번째 개인전 ‘Art as Therapy_Painting healing’

    호한 곽병우 작가의 14번째 개인전(미술치료전) ‘Art as Therapy_Painting healing’가 오는 8일부터 13일까지 대백플라자갤러리 A관에서 열린다. 2017년 초대 개인전 이후 5년 만이다. 언제나 ‘상처받은 마음’을 작품의 대상으로 삼는 그는 이번 전시에서 화려한 오방색의 바탕 위에 촛농, 골판지, 끈, 청바지의 천 조각 등 버려지는 것을 오브제로 활용해 인간 내면의 부정적 감정 및 마음의 상처를 표현한 작품 30여점을 선보인다. 특히 삶 속에서 피할 수 없는 우울과 불안, 트라우마를 회화를 통해 치유하고 감동을 주고자 기획된 작품들이다. 목표 의식이나 넘어야 할 과제를 ‘산’으로 표현하고, 결과물의 상징을 ‘꽃’의 형상으로 승화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곽 작가는 프랑스 파리 작품선정전 신인작가상, 일본 오사카 공모전 동상, 대한민국남농미술대전 특선 4회, 대한민국불교문화예술대상전 입선 등 공모전에서 다수 수상했으며, 단체전 등에 참여했다. 그는 현재 대구가톨릭대 교수, 한국미술치료상담학회 교수, 법무부 집중인성교육 전담교수(교정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곽병우 작가는 “관람객들이 전시회를 통해 코로나로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희망
  • 양현모 작가의 탑(塔) 전시회....국내 석탑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

    양현모 작가의 탑(塔) 전시회....국내 석탑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

    패선과 인물 사진을 찍던 스타사진 작가인 양현모가 우리 사찰의 전통 석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인다.  양 작가는 오는 9일부터 다음달인 12월 4일까지 서울 인사동의 통인화랑에서 12년 동안 전국 곳곳을 누비며 만났던 우리 전통 석탑의 사진을 일반인에게 공개한다. 그의 사진은 탑을 배경으로 인식했던 우리의 시선을 탑 자체로 옮겨가게 한다. 또 탑 자체의 조형미와 섬세함을 빠져들게 한다. 우리는 이제까지 ‘탑’을 주인공이 아닌 사찰의 일부로 인식해왔다. 그저 사찰을 장식하는 하나의 장식품처럼 말이다. 하지만 양 작가는 장식품으로 여겨졌던 ‘탑’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시작했다. 최대 크기의 아날로그 필름을 매체로 탑의 중간 위치를 촬영해 렌즈와 거리에 의한 왜곡을 최대한 없애고 ‘탑’  그대로의 모습을 담았다. 겉치장 없고 깨끗하고 환벽한 비례를 지닌 석탑의 매력을 이번 양현모 작가의 전시를 통해 느낄 수 있다. 
  • 미국서 첫 한국미술주간… 미술 한류 ‘시동’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한국국제교류재단, 미국 다트머스대와 함께 오는 3~6일 다트머스대, 하버드대에서 ‘2022 한국미술주간’을 연다고 31일 밝혔다. 한국 근현대미술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미술 한류’에 본격 시동을 걸기 위해 해외에서 처음 열리는 한국미술주간 행사다. 3일에는 다트머스대 후드미술관의 렉처시리즈 ‘앨런 루트 현대미술 강의’ 일환으로 한국 화가 박대성의 작품 세계에 대한 강연을 한다. 4일에는 1980년대 이후 한국 현대미술에 대한 국제 심포지엄이 열려 국내외 한국 미술 연구자들이 발표와 토론을 할 예정이다. ‘민중미술의 모티브’, ‘1990년대 한국미술: 감각, 개념, 비판’, ‘한국 현대미술의 동시대성과 대중성’ 등 3부로 진행되는 심포지엄은 약 200명의 전문가들이 참석해 한국 현대미술에 대한 비평적 담론과 역동적 다원성을 논의한다. 특히 1980년대 이후 한국 미술의 새로운 흐름과 민중미술, 백남준과 비디오아트, 페미니즘, 현대 디자인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5~6일에는 24개 해외 주요 미술관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미술 큐레이터와 연구자, 한국 미술을 연구하고 싶어 하는 신진 연구자 등 50여명이 참석해 한국실 운영과
  • ‘제임스웹’도 포착 못 하는 캔버스 위에 우주의 시간

    ‘제임스웹’도 포착 못 하는 캔버스 위에 우주의 시간

    허수영 작가가 그린 버섯, 곤충, 식물, 정원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두꺼운 과학도감을 쫙 펼쳐 놓은 듯하다. ‘미알못’(미술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평소 과학과 자연에 관심만 있다면 그림에 쉽게 몰입할 수 있다. 사실 그의 작품 속 생물체들은 절대 한곳에 모일 수 없는 것들이다. 작가가 캔버스라는 하나의 공간 속에 시간이나 장소성을 달리하는 생물체들을 불러들인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OCI 미술관 등이 작품을 소장하는 등 주목받는 그의 개인전이 6년 만에 서울 종로구 학고재 스페이스1에서 열렸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지난 7월 청년작가전 ‘살갗들’에서 선보인 신작을 포함해 23점이 전시되고 있다. 다양한 이미지를 나열하고 중첩해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내는 작가의 재능을 이번에 내놓은 ‘우주’ 연작에서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다. 허 작가는 지난해 말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발사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관측해 지구로 전송한 모든 이미지를 한 폭의 캔버스에 담아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우주를 창조해 냈다. 높이 162.1㎝, 가로 227.3㎝ 크기의 ‘우주 03’에는 성간 구름, 초신성 폭발의 순간, 블랙홀에서 뿜어져 나오는 제트, 블랙홀의 경계
  • ‘기록문화의 꽃’ 외규장각 의궤… 귀환 10년을 돌아보다

    ‘기록문화의 꽃’ 외규장각 의궤… 귀환 10년을 돌아보다

    ‘기록의 나라’ 조선에서도 국가나 왕실의 중요한 행사 내용을 담은 ‘의궤’는 기록문화의 꽃이다. 조선왕조실록에 단 몇 줄로만 언급된 내용이 의궤에는 그림까지 곁들여 상세히 담긴 덕에 전통문화를 복원하고 행사를 재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프랑스가 1866년 병인양요 당시 훔쳐갔던 외규장각 의궤의 귀환 10주년을 돌아보는 전시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다. 1일부터 열리는 ‘외규장각 의궤, 그 고귀함의 의미’는 그간 의궤를 연구한 성과를 대중의 시선으로 쉽게 풀어놓은 전시다. 이번 전시는 외규장각 의궤 297책과 궁중 연회 복식 복원품 등 총 460여점을 선보인다. 의궤는 한 번에 3부, 많게는 9부를 만들었다. 그중 1부는 왕이 읽는 ‘어람용 의궤’로 초록색 고급 비단 표지, 놋쇠 장식 등으로 특별하게 제작돼 남다른 품격을 자랑한다. 왕이 열람을 마친 의궤는 왕실의 귀한 물건들과 함께 규장각이나 외규장각에 봉인했다. 조선시대 강화도는 외적의 침입으로부터 국가와 왕실의 안전을 지켜 주는 ‘보장지처’(堡障之處)였기에 외규장각 의궤는 가장 안전한 땅에 보관된 귀한 책이었다. 물론 어람용 의궤가 외규장각에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외규장각 의궤 297책
  • 미술 한류 시동건다…국립현대미술관, 2022 한국미술주간 개최

    미술 한류 시동건다…국립현대미술관, 2022 한국미술주간 개최

    한국 근현대미술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켜 ‘미술 한류’에 본격 시동을 걸기 위해 해외에서 처음으로 한국미술주간 행사가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MMCA)이 한국국제교류재단, 미국 다트머스대와 함께 오는 11월 3~6일 다트머스대, 하버드대에서 ‘2022 한국미술주간’을 연다고 31일 밝혔다. 오는 3일에는 다트머스대 후드미술관의 렉쳐시리즈 ‘앨런 루트 현대미술 강의’ 일환으로 한국화가 박대성의 작품세계에 대한 강연이 열린다. 다음날인 4일에는 1980년대 이후 한국 현대미술에 대한 국제심포지엄이 열려 국내외 한국미술 연구자들의 발표와 토론이 있을 예정이다. ‘민중미술의 모티브’, ‘1990년대 한국미술: 감각, 개념, 비판’, ‘한국 현대미술의 동시대성과 대중성’ 3부로 진행되는 심포지엄은 약 200명의 전문가들이 참석해 한국 현대미술에 대한 비평적 담론과 역동적 다원성이 논의된다. 특히 1980년대 이후 한국미술의 새로운 흐름과 민중미술, 백남준과 비디오아트, 페미니즘, 현대 디자인 등 다양한 주제가 다뤄진다. 5~6일에는 24개 해외 주요 미술관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미술 큐레이터와 연구자, 한국미술을 연구하고 싶어하는 신진 연구자 등 50여명이 참석해
  • “몬드리안의 이 작품 75년 동안 거꾸로 전시돼 있었다”

    “몬드리안의 이 작품 75년 동안 거꾸로 전시돼 있었다”

    수직선과 수평선으로 기하학적 아름다움을 구현한 네덜란드의 추상화가 피에트 몬드리안(1872~1944)의 한 작품이 75년 동안 여러 군데 갤러리에 거꾸로 전시돼 있었다고 한 미술사학자가 지적했다. ‘뉴욕 시티 1’이란 작품인데 최근 이런 사실을 파악했다고 주장한 뉴욕 현대미술관(MoMA)의 수전 메이어뷰저 큐레이터는 파손될 것을 우려해 이 작품을 계속해서 거꾸로 전시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28일(현지시간) 전했다. 메이어뷰저는 연초에 이 작품을 포함한 전시를 기획했을 때 여러 자료를 살폈는데 1941년 이 미술관에 처음 전시됐을 때 촬영돼 1945년 공개된 사진을 근거로 이같이 주장했다. 이 그림은 1980년부터 독일 뒤셀도르프에 있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NRW) Kunstsammlung 갤러리가 소장하고 있다. ‘뉴욕 시티 1’은 같은 화가의 ‘뉴욕 시티’란 작품과 아주 흡사하며 접착테이프가 붙여진 버전이다. 그런데 프랑스 파리 퐁피두 센터에 전시된 ‘뉴욕 시티’는 정반대로 전시돼 있는 점이 결정적 증거라고 했다. 또 하나의 증거는 1944년 2월 몬드리안이 폐렴으로 세상을 떠난 지 며칠 뒤 그의 아틀리에를 찾은 네덜란드의 한 스튜디오가 촬영
  • “식민사관 바로 잡자” 가난하지만 뜨거웠던 역사학자들의 고군분투

    “식민사관 바로 잡자” 가난하지만 뜨거웠던 역사학자들의 고군분투

    광복 이후 한국 역사학자들은 일제가 남긴 식민사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다. 방법은 간단했다. 학회를 만들고 학회지를 발간하면 됐다. 그러나 현실은 간단하지 않았다. 돈이 없었고, 전쟁이 터졌고, 자료가 부족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한 역사학자들의 열정은 꺾이지 않았다. “조국이 전화(戰火)에 휩쓸려 지대(至大)의 환난(患難)가운데 있는 오늘날 앞날의 한국을 위한 역사학의 재건이야말로 당면초미(當面焦眉)의 과제가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라고 고민한 그들은 6·25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은 1952년 부산에 있던 서울대 문리과대학 임시교장에서 역사학회를 창립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분투한 역사학자들의 열정과 소명 의식을 회고하는 ‘광복 이후, 역사학계의 시대정신과 역사의식의 변천’이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1층에서 전시되고 있다. 관람객들은 창간호 실물(9점)과 53개 창간호(제본), 역사학계 총 255개 창간호 총괄목록표를 통해 1940∼1950년대 역사 연구의 흐름과 경향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광복을 맞아 역사학자들은 활발한 활동을 통해 ‘식민사관’에서 벗어난 새로운 역사학 연구방법론을 모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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