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전시
  • 금지된 사랑, 춤으로 풀어내다

    금지된 사랑, 춤으로 풀어내다

    ‘평창’ 앞두고 문화올림픽 프로그램 일환 스위스 슈푹 감독 안무 버전 선보여 19세기 러시아 귀부인 안나 카레니나의 안타까운 사랑과 인생이 아름다운 몸짓으로 피어난다. 국립발레단이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을 기원하는 ‘평창 문화올림픽’을 위해 준비한 대작 드라마 발레 ‘안나 카레니나’. 새달 1~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나는 이 작품은 국내는 물론 아시아에서도 처음으로 선보이는 것이다.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고전 ‘안나 카레니나’는 19세기 러시아를 배경으로 부와 명예, 미모와 사회적 지위를 두루 갖춘 유부녀 안나 카레니나가 매력적인 젊은 장교 브론스키와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비극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금지된 사랑에서 오는 격정과 관능을 애절하게 표현한 걸작으로 뮤지컬, 연극, 영화 등 다양한 예술 장르로 재해석됐다. 국립발레단은 스위스 취리히발레단 예술감독 크리스티안 슈푹이 안무한 버전을 선보인다. 2014년 스위스 초연 당시 사랑, 질투, 욕망 등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클래식 발레와 모던 발레 등 다양한 양식에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슈푹은 “남편 곁에서 안정적인 삶을 살기보다 몸을 사리지 않고 금단의 사랑에
  • “소리로 알아보고 예술혼 나눈 두 분 명인의 삶 다뤄 뜻깊죠”

    “소리로 알아보고 예술혼 나눈 두 분 명인의 삶 다뤄 뜻깊죠”

    일제 강점기에 활동한 대금 명인 박종기(1879~1941)와 김계선(1891~1943). 국악사적으로 의미 있지만 대중적으로 낯선 명인들이 현대의 관객 앞에 소환된다. 새달 3~24일 서울 종로구 서울돈화문국악당 무대에 오르는 음악극 ‘적로’를 통해서다. ●음악에 깊은 조예… 사물놀이·마당극 전수 대금 산조의 창시자로 진도 아리랑을 창작한 박종기 선생과 현 국립국악원의 전신인 이왕직아악부의 간판스타였던 김계선 선생은 12살의 나이 차이를 넘어 진한 우정과 예술혼을 나눈 것으로 유명하다. ‘적로’는 두 명인의 외길 인생을 통해 인생과 예술의 의미를 다시 새겨보는 작품이다. 국악전문 공연장인 서울돈화문국악당 개관 1주년 작품으로, 공연계에서 내로라하는 배삼식 극작가, 최우정 작곡가, 정영두 무용가가 의기투합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전통 색 짙은 이야기를 현대 무용가인 정영두가 연출을 맡은 데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연출을 제안한 김정승 서울돈화문국악당 예술감독이 들려준 이유는 간명했다. “그 어떤 연출가들보다 음악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것. 구성진 음악을 바탕으로 배우들의 몸짓이 정교하게 어우러져야 하는 게 관건인 터라 무용가 출신인 정 연출가
  • 전통 일본회화의 현대적 해석, 아라이 케이전(展),

    전통 일본회화의 현대적 해석, 아라이 케이전(展),

    전통 일본회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가 아라이 케이(50)의 개인전이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갤러리담에서 27일부터 열흘간 열린다. 일본과 중국, 한국을 무대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화가인 동시에 이론가이기도 한 아라이는 지난 해 6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한국화 심포지엄에서 “한국화와 마찬가지로 일본화 역시 근대화 과정에서 정체성에 관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요지로 발표해 주목받은 바 있다. 지난 2012년 갤러리담의 전시를 통해 선보인 ‘프러스안 블루’ 시리즈에서 원경의 푸른 마을 풍경을 보여주었고, 2015년 ‘하늘’ 시리즈에서는 하늘과 구름의 무한한 공간을 표현했던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제목으로 나무의 줄기가 무한대로 뻗어나간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전의 작품에서 색을 중시했던 그는 이번에는 일본 수제 종이에 먹으로 표현한 전통 수묵화의 방식을 도입한 신작을 선보인다. 나무를 소재로 하지만 작품에 그려진 나무들은 실제로 나무를 사생해서 그린 것이 아니다. 작가는 “느티나무와 목백일홍 2종의 나무들을 관찰하며 나무 가지가 뻗어나가는 법칙을 이해한 뒤 붓의 필치로 종이 위에 나무를 키우듯 그려나갔다”고 설명한다. 나무는 불특정한 것
  • 이윤신 이도회장, 공예 작품 유통 플랫폼 런칭

    이윤신 이도회장, 공예 작품 유통 플랫폼 런칭

    생활자기 수공예 도자브랜드 ‘이도(yido)’가 예술가들과 협업 시스템으로 유통을 책임지는 신개념의 디자인브랜드 ‘이도 아뜰리에’를 새롭게 런칭했다. 가회동 이도 본점 3층에 위치한 ‘이도아틀리에’에서 만난 이도의 이윤신 회장(59·사진) 회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과 이도의 감성을 녹여내 일상과 생활 공간에서 예술품을 즐기는 문화를 선도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도예 1세대 작가로 1990년 이도 브랜드를 설립해 성공한 도예가이자 생활자기 기업가로 변신한 이 회장은 “작가로서 작품을 만들고 디자인하면서 마케팅과 유통까지 해야 한다는게 제일 큰 부담이었다”면서 “‘이도 아뜰리에’ 작가들이 작업에만 매진할수 있도록 전시와 판매, 유통채널을 갖춘 신개념의 아뜰리에”라고 설명했다. 이도아뜰리에는 공예산업 발전을 위해 이도가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감각과 이도만이 가지고 있는 세련된 감성을 함께 녹여낸 브랜드이자 전시공간이다. 작가들이 상시 작품을 전시하고 런칭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하는 한편 ‘이도 그릇’의 백화점 유통망을 통해 작품을 판매한다. 작가들에게는 적절한 시장을 연결해 주고, 고객에게는 믿을 수 있는 좋은 작품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작품도
  • 40년 화업의 ‘청년 작가’ 인간 소외·실존을 묻다

    40년 화업의 ‘청년 작가’ 인간 소외·실존을 묻다

     40여년 화업을 이어 온 중견 작가 오원배(64)의 관심은 늘 인간 소외와 실존의 문제였다. 하지만 표현 방식은 고정돼 있지 않다. 대학 시절이던 1970년대에는 가면이나 탈을 쓴 인간의 이미지를 주로 작품에 담았다. 프랑스 유학 시절엔 거친 표현으로 인간의 모습을 형상화했고 귀국 후 모교(동국대)에서 교수 생활을 시작한 1980년대 후반 이후엔 중성화된 생명체 시리즈로 인간의 소외를 대변했다. 1990년대에 그는 암울한 도심 풍경과 그 안에서 배회하는 유령 시리즈를 선보였다. 2000년대 들어 거칢과 부드러움이 대비되는 ‘이중적 풍경’ 시리즈가 이어진다.  머리엔 흰 서리가 내려앉았지만, 청년 못지않은 열정으로 창작혼을 불태우고 변화를 거듭해 온 그를 사람들은 ‘청년작가’라고 부른다.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OCI미술관에서 2일부터 열리는 초대 개인전에 그가 펼칠 회화 세계는 그 수식어가 절대 과장이 아님을 보여 준다. 32m에 이르는 대작 회화를 비롯해 800호, 500호 등 압도적인 크기의 작품들로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에 대해 단호한 진단을 내린다.  “현대 사회는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가 공존하고 있다고 봅니다. 과학과 기술이 우리 삶
  •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  “데뷔 40년… 소통하는 무대 기대돼요”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 “데뷔 40년… 소통하는 무대 기대돼요”

    2017 서울신문 가을밤 콘서트 수놓을 주인공들… 31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올해는 저에게 매우 뜻깊은 해인데 또 이렇게 서울신문 가을밤 콘서트와 함께하게 되어 인연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영욱, 정경화를 잇는 대한민국 1세대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62)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에게 올해는 무척 의미 있는 해다. 영 콘서트 아티스트 오디션 1위를 차지해 미국 뉴욕 카프만 홀에서 리사이틀을 열며 국제무대에 데뷔한 지 40년이 됐고, 또 실내악 불모지인 한국에 씨앗으로 뿌렸던 현악 앙상블 ‘조이 오브 스트링스’가 20년을 맞았다. 순회 독주회, 음반 레코딩, 조이 오브 스트링스 갈라콘서트 등 다채로운 프로젝트로 올 한 해를 숨 가쁘게 지내고 있는 그가 짬을 내 오는 31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서울신문 주최 가을밤 콘서트 무대에 오른다. 그는 가을밤 콘서트 같은 공연이 클래식 문턱을 낮추는 기회라고 웃었다. “대중적인 음악회라고 편견은 없어요. 제가 연주하는 음악은 어느 무대에서든 그 자체는 변하지 않아요. 다양하게 관객들과 소통하는 무대를 꾸미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교수 또한 해설이 있는 음악회, 찾아가는 음악회를 꾸준히 기획해 대중
  • ‘듀에토’의 백인태·유슬기 “감미로운 멜로디 준비… 벌써 설레요”

    ‘듀에토’의 백인태·유슬기 “감미로운 멜로디 준비… 벌써 설레요”

    2017 서울신문 가을밤 콘서트 수놓을 주인공들… 31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가을밤 로맨틱한 사랑 노래 불러드리고 싶어요. 줄리엣을 향한 로미오의 마음처럼요.”(유슬기) “사랑에 대한 열정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청년 베르테르의 절절한 고백은 어떨까요.”(백인태) 감미로운 듯 강렬한 목소리로 관객들의 귀를 매혹시킬 두 테너가 오는 31일 서울신문이 주최하는 ‘2017 가을밤 콘서트’ 무대에 선다. 인기 크로스오버 그룹 ‘듀에토’의 유슬기(오른쪽·31), 백인태(왼쪽·31)씨. 지난해 ‘팬텀싱어’(JTBC)에서 준우승을 거두며 얼굴을 알린 두 사람은 최근 가장 인기 있는 크로스오버 가수로 떠올랐다. 이를 방증하듯 최근 열린 듀에토의 첫 단독 콘서트에는 2000명의 관객이 몰리며 티켓 판매 10분 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아직도 설렘과 감동이 가시지 않은 듯 입을 연 백씨는 “2시간 30분을 노래로 가득 채웠다는 사실에 너무나 벅차고, 홀을 채운 관객들을 보면서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받았다”면서 “기회가 될 때마다 관객들 앞에서 노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의 노래는 오페라에서부터 뮤지컬, 팝까지 장르를 넘나든다. 이 때문에 ‘팝페라 가수’라고도 불리지만
  •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현대미술을 품은 천년 고찰 전등사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현대미술을 품은 천년 고찰 전등사

    강화도 전등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로 알려져 있다. 한반도에 불교가 전래된 시기인 서기 381년 (고구려 소수림왕 11년) 아도화상이 진종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했다. 1282년 고려 충렬왕의 비인 정화공주가 송나라에서 펴낸 대장경을 펴내 봉안하도록 하면서 옥등을 시주한 것을 기념해 ‘불법의 등불을 전하는 사찰’이라는 뜻을 지닌 전등사로 이름을 바꿔 오늘에 이른다. 전등사는 우리 민족의 역사에서도 중요한 장소로 꼽힌다. 사찰을 에워싸고 있는 삼랑성은 단군의 세 아들인 부여, 부우, 부소가 쌓았다고 전해지는 성이다. 산의 지형을 이용해 능선을 따라 축조한 성의 길이는 2300m나 된다. 고려시대에 전등사는 대몽항쟁의 근본 도량으로 팔만대장경을 판각했으며 조선시대엔 가람 뒤편의 정족산 사고에서 250년간 조선왕조실록과 왕실문서를 보관했다. 1866년 병인양요 당시엔 프랑스군을 물리친 역사적 현장이기도 하다. 국가사적 삼랑성과 조선 중기의 건축양식을 보여주는 대웅보전, 약사전, 범종, 명부전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각종 탱화 등 소중한 문화유적과 문화재가 가득한 전등사는 국내 유일의 현대미술 사찰로 새롭게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1600년을 이어
  • 도심속 뮤직페스티벌 ‘제1회 코리아 C. 페스티벌’ 개최

    도심속 뮤직페스티벌 ‘제1회 코리아 C. 페스티벌’ 개최

    오는 11월 3일 오후 광화문 중앙광장에서 ‘제1회 코리아 C. 페스티벌’이 열린다. (사)코리아투게더가 주최하고 에이치스엔터테인먼트그룹과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가 주관하는 이번 페스티벌은 청소년부터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 온 가족은 물론 나아가 온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꾸며진다. 서울 한복판에서 열리는 이번 페스티벌에는 자이언티, 넉살, 컬투, 볼빨간사춘기, 우주소녀, 자두, 류세라, MAP6, 골든차일드, 혜이니, 강은일이 출연해 관객들에게 화려한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행사장 무대 양 옆으로 푸드트럭과 홍보 부스 등 관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도 진행되어 더욱 풍성한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페스티벌을 주최한 사단법인 코리아투게더는 올바른 청소년 문화를 확산 및 정립하고 나아가 국민 모두를 문화로 대 통합 하기 위하여 세워진 단체이다. 사단법인 코리아투게더의 박동찬 대표이사는 “가장 사랑 받는 문화인 ‘음악’으로 대한민국을 응원하고 희망을 전달하고 싶다”며 “이번 ‘제1회 코리아 C. 페스티벌’에서 모두가 하나되어 즐기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전했다. 한편 이번 페스티벌의 입장료는 무료
  • ‘산불’ 스펙터클 창극으로 타오른다

    ‘산불’ 스펙터클 창극으로 타오른다

    극작가 차범석의 ‘산불’은 한국전쟁의 비극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한국 현대 사실주의 희곡의 정수로 꼽힌다. 배경은 1951년 겨울, 한국전쟁으로 노인과 과부만 남은 지리산 자락의 한 마을이다. 어느 날 과부 점례의 집에 빨치산에서 탈출한 젊은 남자 규복이 숨어들고 점례가 규복을 뒷산 대밭에 숨겨 주면서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하지만 이를 눈치챈 이웃집 과부 사월이 규복을 함께 보살필 것을 점례에게 제안하면서 갈등을 빚는다는 내용이다. 이데올로기의 대립 속에 신음하는 비참한 인간사를 보여 준 이 작품은 1962년 초연된 이래 연극, 오페라, 뮤지컬 등으로 끊임없이 변주돼 왔다. 익숙한 명작을 무대에 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 다 아는 이야기를 새롭게 전달하는 방법은 ‘낯설게’ 포장하는 것. 창극이란 옷을 입고 ‘산불’이 다시 무대에 오르는 이유다. 국립창극단은 25~29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신작 ‘산불’을 올린다. 기존 작품들이 원작을 충실하게 따랐다면 이번엔 요즘 관객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 연출, 무대, 음악 등에서 현대적 각색에 공을 들였다. 창극에 처음 도전하는 연출가 이성열은 한국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보다는 지금도 어디에선가 일어나
  • 회색 배경 속 고개 숙인 뒷모습… 고독한 내 모습

    회색 배경 속 고개 숙인 뒷모습… 고독한 내 모습

    무언가를 바라보는 뒷모습, 고개를 숙이고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는 사각의 캔버스 속 인물들은 어딘지 고독해 보인다. 대형 캔버스 혹은 아주 작은 캔버스에 그려진 모호한 이미지에는 우리 시대의 소외된 인간 군상이 풍기는 암울함이 그대로 녹아있다. 현대 독일회화의 대표작가로 떠오르는 팀 아이텔(46)이 ‘멀다, 그러나 가깝다’(Apparition of a Distance, However Near)라는 제목으로 6년 만에 삼청동 학고재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갖고 있다. 아이텔은 인물의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세부적인 묘사를 없앤 채 배경을 단색 면으로 남기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전시 제목은 발터 베냐민의 아우라 정의, 즉 ‘아무리 가까이 있더라도 어떤 멀리 있는 것의 일회적인 나타남’(the unique apparition of a distance, however near it may be)을 떠올리며 작가가 직접 지었다. 전시에서 발표한 11점의 신작들은 인식 밖에 있어 심리적으로 멀게 느꼈지만 사실은 아주 가까이 있는 존재를 떠오르게 한다. 전시장에서 만난 아이텔은 “지금까지 공간, 인물, 풍경이라는 주제를 다뤄왔다. 이번 전시에서 그간의 모든 주제들을 다시 한
  • 세상과 다르다고 틀린 건 아냐

    세상과 다르다고 틀린 건 아냐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치열한 경쟁 사회에 갇힌 청소년들에게 주어진 목표는 단 하나뿐이다.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것. 그러다 보니 청소년들이 지닌 여러 고민은 입시 문제보다 뒷전으로 밀리게 마련이다. 사랑과 우정, 성 정체성 등 어른만큼이나 복잡다단한 걱정거리를 지닌 청소년들을 비추는 두 편의 연극이 눈에 띈다. 청소년극이라면 으레 교훈적이고 지루할 것이라는 편견을 보기 좋게 깨는 작품들이다. 사회가 정해 놓은 잣대에 자신을 맞춘 채 일상을 견뎌내는 어른들에게도 적지 않은 울림이 있다. 연극 ‘XXL 레오타드 안나수이 손거울’(28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은 제목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2015년 ‘제1회 ASAC B성년 페스티벌’에서 첫선을 보인 이 작품은 과도한 입시 경쟁 속에서 본인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청소년들의 일상을 조명한다. 고액 과외를 받으면서 좋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고등학교 2학년 준호는 평소 입시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한 마음을 여성용 레오타드(무용수나 체조선수가 착용하는 몸에 꼭 맞는 옷)를 입으면서 달랜다. 레오타드를 입은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는 준호의 특별한 취향은 당연히 혼자만의 비밀이다. 어느 날 레오타드를
  • 가을밤 바그너 오페라에 취해볼까…‘탄호이저’ 38년 만에 국내 제작

    가을밤 바그너 오페라에 취해볼까…‘탄호이저’ 38년 만에 국내 제작

    리하르트 바그너 오페라는 문턱이 높다. 대개 중세 유럽 신화를 바탕으로 하는데 이야기가 복잡하고, 공연 시간도 서너 시간에 달해 어렵고 지루하다는 평가가 많다. 반면 깊이 빠져드는 마니아도 많은 편이다. ‘바그너리안’이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 바그너 오페라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기회가 마련됐다. 바그너 오페라 중 그나마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인 ‘탄호이저’의 무대가 26, 28, 29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다. 성남아트센터가 제작하는 국내 프로덕션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탄호이저’가 국내 제작으로 무대에 오르는 것은 1979년 국립오페라단의 한국어 번안 무대 이후 38년 만이다. 장대한 스케일을 소화할 수 있는 가수나 오케스트라가 흔치 않아 그간 아주 가끔 해외 프로덕션을 공수해 공연이 열렸을 뿐이다. ‘탄호이저’가 바그너 입문용 작품으로 꼽히는 것은 서곡에서부터 ‘기사들의 입장 행진곡과 합창’, ‘순례자의 합창’, ‘저녁별의 노래’ 등 귀에 익숙한 멜로디가 들려오기 때문이다. 탄호이저는 13세기 중세 독일의 실존 인물로 알려진 음유시인이자 궁정기사다. 환락과 이단을 상징하는 여신 베누스(비너스)의 유혹에 빠졌다가 연인 엘리자베트의
  • ‘마왕 신해철의 생각’을 생각하다

    ‘마왕 신해철의 생각’을 생각하다

    서울 종로구 통의동 골목에 자리한 붉은 벽돌건물에 검은 선글라스를 낀 남자가 코 파는 시늉을 하면서 유쾌하게 웃는 그림이 등장했다. 3년 전 어이없이 우리 곁을 떠난 가수 신해철의 모습을 그린 구나현 작가의 작품이다. 천연덕스럽게 대중 앞에서 코를 후빌 정도로 거리낌 없이 세상을 대했고, 그래서 많은 이에게 용기와 소신을 안겨 줬던 ‘마왕’ 신해철의 3주기 기념 전시가 진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해 신해철의 작업실이 위치한 경기도 성남에 ‘신해철 거리’ 조성 작업을 하면서 인연을 맺은 사단법인 ‘꿈 이루는 세상’과 신해철의 오랜 팬인 양수인 건축가가 전시를 처음 구상한 것이 올해 봄이었다. ‘꿈 이루는 세상’은 신해철의 유지를 받들어 2016년 설립된 법인으로, 부인인 윤원희씨가 현재 대표를 맡고 있다. 카카오스토리 펀딩으로 5개월 동안 7000만원을 마련하고 진화랑이 장소를 제공하면서 전시가 성사됐다. 건축, 사진, 회화부터 주얼리, 타투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와 디자이너 22명이 참여한 전시의 제목은 ‘생각생각’이다. 진화랑 측은 “전설적인 뮤지션에 대한 추모의 의미를 넘어 신해철의 생각이 지금 이 시대에도 살아 꿈틀거리도록 다른 예술가들의 생각을 얹어
  • 선화랑 개관 40년 ‘새로운 창을 열다’ 전시

     인사동 터줏대감 선화랑이 개관 40주년을 기념해 ‘40년, 새로운 창을 열다’전을 마련했다. 전시에는 선화랑 개관 초기부터 동고동락한 주요 원로 작가들과 최근 합류한 젊은 작가들, 역대 선미술상 수상작가 등 40명의 작품이 출품된다.   선화랑은 예술 애호가인 김창실 회장이 1977년 개관했다. 이화여대 약학대학 출신인 김 회장이 약국을 경영하며 모은 돈으로 1965년 도상봉의 그림 ‘라일락’을 구입한 것이 훗날 선화랑의 시작이 됐다. 김 회장은 개관 2년 만인 1979년 사재를 털어 미술문화 계간지 ‘선미술’을 창간해 젊은 작가들 조명하는 한편 상업화랑으로서는 이례적으로 1984년 ‘선 미술상’을 제정해 실험성 높은 작품을 하는 젊은 작가들을 지원했다.  해외 아트페어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한국 작가들을 소개하는 한편 마르크 샤갈, 앙투안 부르델, 마리노 마리니 등 세계적인 작가들을 한국에 소개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국내외 작가들의 한국화, 서양화, 조각, 금속공예, 미디어아트, 섬유예술 등 450회 이상의 전시를 이어왔다. 김 회장이 2011년 세상을 떠난 뒤에는 큰며느리인 원혜경 대표가 화랑을 경영 중이다.  개관 40주년 기념 전시는 1,2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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