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전시
  • 찬란한 봄, 운명의 선율

    재독작곡가 고(故) 윤이상을 기리기 위한 2019 통영국제음악제가 ‘운명’을 주제로 다음달 29일부터 4월 7일까지 경남 통영국제음악당 등에서 개최된다. 올해는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한 해 앞두고 베토벤 교향곡 5번을 비롯해 ‘운명’과 연관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개막공연에서는 스위스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운명’ 교향곡과 하인츠 홀리거 ‘장송 오스티나토’,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 등을 들을 수 있다. 지휘는 거장 쿠르트 잔덜링의 아들인 미하엘 잔덜링이, 피아노 협연은 스타 피아니스트 베조드 압두라이모프가 맡는다. 또 윤이상의 수제자인 도시오 호소카와가 쓴 오페라 ‘바다에서 온 여인’ 아시아 초연, 브람스 ‘독일 레퀴엠’, 윤이상의 교향시 ‘화염 속의 천사’ 등 열흘간 26개의 공연이 펼쳐진다. 또 스타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가 직접 통영 육지도의 초등학교를 찾는 등 다양한 행사도 마련된다. 플로리안 리임 통영국제음악재단 대표는 “운명은 인간보다 더 위대한 무엇인가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이번 축제를 통해 찾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새달 1일 3·1운동 100주년 기념 칸타타 ‘자유만세’ 공연

    새달 1일 3·1운동 100주년 기념 칸타타 ‘자유만세’ 공연

    3·1운동 100주년 기념 칸타타 ‘자유만세’가 다음달 1일 오후 여의도 영산아트홀에서 연주된다. 1부와 2부로 구성된 이번 칸타타는 노래를 통해 ‘강탈당한 국왕의 옥쇄’, ‘민족자결의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동해물과 백두산이’ 등 일본의 국권침탈부터 독립의 과정까지 차례대로 알 수 있도록 했다. 서곡과 솔로, 합창곡 등으로 구성된 이번 공연의 대본은 김희보 목사가 썼다. 교황청 성음악대학 출신 마에스트라인 박현미씨가 작곡을, 성악가 겸 지휘자이자 박씨의 남편인 이호중씨가 지휘를 맡았다. 성악가들과 시스띠나 합창단, 다문화 어린이들로 구성된 뉴드림 합창단 등 100명에 달하는 합창단이 오케스트라와 함께한다. 문의는 02-363-2258.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뮤지컬 거장 웨버 최신작 ‘스쿨 오브 락’ 6월에 한국 온다

    뮤지컬 거장 웨버 최신작 ‘스쿨 오브 락’ 6월에 한국 온다

    ‘오페라의 유령’, ‘캣츠’ 등으로 유명한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최신작 ‘스쿨 오브 락’(포스터)이 오는 6월 한국을 처음 찾는다. ‘스쿨 오브 락’은 잭 블랙 주연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록 밴드 단원이었던 ‘듀이 핀’이 초등학교에 취직해 학생들과 밴드를 결성한다는 내용이다. 2003년 개봉 당시 전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뮤지컬 버전 ‘스쿨 오브 락’은 웨버가 영화 관람 후 뮤지컬 화(化)를 구상하며 본격화했다. 영화사 파라마운트 픽처스와 7년간 협상 끝에 만든 뮤지컬 ‘스쿨 오브 락’은 2015년 12월 뉴욕 브로드웨이와 2016년 11월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연이어 공개됐다. ‘레미제라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등을 만든 로렌스 코너가 연출을, ‘메리 포핀스’의 줄리언 펠로스가 극본을 맡아 화려한 제작진을 자랑한다. 웨버는 영화에 사용된 기존 3곡에 새롭게 14곡을 추가했다. ‘유 아 인 더 밴드’, ‘칠드런 오브 록’ 등 시원한 록과 팝 음악을 넘나드는 넘버(곡)들은 힘이 넘치고 드라마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배우들이 직접 들려주는 라이브 연주다. 700개
  • 서양화가 최비오 작가 2019독일 칼스루에 아트페어 참가

    서양화가 최비오 작가 2019독일 칼스루에 아트페어 참가

    한국의 서양화가 최비오(Vio Choe) 작가가 독일에서는 퀠른 아트페어에 이어 2번째로 규모가 큰 칼스루에 아트페어(Art Karlsruhe)에 2월 21일부터 참가한다. 아트 칼스루에는 한국에도 알려진 독일의 유명갤러리인 “디 갤러리”, “마이클 슐츠 갤러리” 등 독일을 대표하는 갤러리를 포함해서 독일에서만 194개, 외국59개 총253개 갤러리가 참가하고 총 방문자수는 5만에 달할 정도로 세계적인 아트페어로 독일 칼스루에 지역에 위치한 “Karlsruhe Messe” 전시장 에서 열린다. 최비오 (Vio Choe) 작가는 유럽 특히 독일에서의 인연이 깊다. 2011년 아트 칼스루에에 원 아티스트 쇼(One Artist Show)로 처음 참가하여 출품한 작품 12점 모두가 솔드아웃을 시작으로 2018년까지 8년 연속 참가를 하여 뜨거운 반응과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2016년에는 독일 베를린 미술협회 소속(Art from Berlin)으로 미국 뉴욕 컨텍스트 아트페어(CONTEXT Art NewYork) 에 참가하여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17년에는 독일 헤펜하임 미술협회(Kunstverein Heppenheim)에 초대되어 아시아인
  • 원캐스팅… 무대가 깊어졌다

    원캐스팅… 무대가 깊어졌다

    뮤지컬뿐만 아니라 연극계에까지 복수의 배우가 번갈아 출연하는 멀티캐스팅이 일반화된 가운데 배역을 한 명의 배우가 맡는 원캐스팅 작품들이 연이어 무대에 오르고 있다. 이들 공연은 작품을 홀로 책임지는 배우들의 힘과 앙상블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배우 황정민이 출연하고 있는 연극 ‘오이디푸스’는 제작 단계에서부터 원캐스팅 작품임을 강조했다. 지난해 연극 ‘리차드 3세’에 이어 ‘오이디푸스’에서도 황정민을 비롯한 모든 배우들이 ‘대타’ 없이 배역을 맡고 있다. 황정민은 지난달 제작발표회 때 “새로운 배우가 와서 신을 다시 맞추는 게 더 힘들다. (배우들이) 서로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눈빛으로 에너지를 교환할 수 있다”며 “‘원캐스트’가 주는 분명한 힘이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같은 작품에서 ‘코린토스 사자’ 역으로 출연 중인 중견배우 남명렬은 모친상 중에도 빈소가 차려진 대전과 공연이 열리고 있는 서울 예술의전당을 오가며 작품에 출연하기도 했다. 지난 16일부터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오른 연극 ‘대학살의 신’도 남경주·최정원·송일국·이지하 등 4명의 배우가 원캐스팅으로 앙상블을 이룬다. 2017년 공연 때와 같은 멤버들이다. ‘
  • 원캐스트, 무대가 깊어졌다.

    원캐스트, 무대가 깊어졌다.

    황정민 출연 연극 ‘오이디푸스’ 모든 배우 ‘대타’ 없이 배역 소화 남경주⋅송일국 등 ‘대학살의 신’ 배우 4명 밀도 높은 앙상블 연기 뮤지컬 ‘파가니니’선 콘⋅김경수 단독으로 주⋅조연 맡아 이례적 뮤지컬뿐만 아니라 연극계에까지 복수의 배우가 번갈아 출연하는 멀티캐스팅이 일반화된 가운데 배역을 한 명의 배우가 맡는 원캐스팅 작품들이 연이어 무대에 오르고 있다. 이들 공연은 작품을 홀로 책임지는 배우들의 힘과 앙상블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배우 황정민이 출연하고 있는 연극 ‘오이디푸스’는 제작 단계에서부터 원캐스팅 작품임을 강조했다. 지난해 연극 ‘리차드 3세’에 이어 ‘오이디푸스’에서도 황정민을 비롯한 모든 배우들이 ‘대타’ 없이 배역을 맡고 있다. 황정민은 지난달 제작발표회 때 “새로운 배우가 와서 신을 다시 맞추는 게 더 힘들다. (배우들이) 서로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눈빛으로 에너지를 교환할 수 있다”며 “‘원캐스트’가 주는 분명한 힘이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같은 작품에서 ‘코린토스 사자’ 역으로 출연 중인 중견배우 남명렬은 모친상 중에도 빈소가 차려진 대전과 공연이 열리고 있는 서울 예술의전
  • [새 공연] 듀오들의 케미… 풋풋하거나 원숙하거나

    [새 공연] 듀오들의 케미… 풋풋하거나 원숙하거나

    16일부터 김봄소리·블레하츠 앙상블…폴란드·프랑스 레퍼토리 위주 무대 21일 이브라기모바·티베르기앵 공연…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연주 연주력과 대중적 인기를 두루 갖춘 바이올린과 피아노 듀오 공연이 연이어 무대에 오른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30)와 2005년 쇼팽 콩쿠르 우승자인 폴란드 출신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33)가 오는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을 하는 등 16일부터 4차례 국내 공연을 갖는다. ‘쇼팽 위너’와 한국의 스타 바이올리니스트의 만남은 2016년 10월 폴란드에서 열린 ‘비에니아프스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김봄소리가 2위를 수상하며 시작됐다. 당시 ‘1위보다 2위가 낫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논란이 일며 김봄소리는 공항 직원들도 알아볼 만큼 폴란드에서 인지도를 얻었다. 당시 콩쿠르를 본 블레하츠가 직접 김봄소리 측에 실내악 프로젝트를 제안하는 메일을 보내며 두 젊은 연주자의 인연이 시작됐다. 블레하츠는 “콩쿠르를 보며 김봄소리와 저의 음악적 해석과 이해도가 굉장히 비슷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공연에서 포레와 드뷔시, 시마노프스키 바이올린 소나타 등 폴란드와 프랑스 레퍼토리 위
  • 풋풋하거나 원숙하거나...듀오들의 케미 느껴봐

    풋풋하거나 원숙하거나...듀오들의 케미 느껴봐

    16일부터 김봄소리⋅블레하츠 앙상블 폴란드⋅프랑스 레퍼토리 위주 무대 21일 이브라기모바⋅티베르기엥 공연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연주 연주력과 대중적 인기를 두루 갖춘 바이올린과 피아노 듀오 공연이 연이어 무대에 오른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30)와 2005년 쇼팽 콩쿠르 우승자인 폴란드 출신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33)가 오는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을 하는 등 16일부터 4차례 국내 공연을 갖는다. ‘쇼팽 위너’와 한국의 스타 바이올리니스트의 만남은 2016년 10월 폴란드에서 열린 ‘비에니아프스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김봄소리가 2위를 수상하며 시작됐다. 당시 ‘1위보다 2위가 낫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논란이 일며 김봄소리는 공항 직원들도 알아볼 만큼 폴란드에서 인지도를 얻었다. 당시 콩쿠르를 본 블레하츠가 직접 김봄소리 측에 실내악 프로젝트를 제안하는 메일을 보내며 두 젊은 연주자의 인연이 시작됐다. 블레하츠는 “콩쿠르를 보며 김봄소리와 저의 음악적 해석과 이해도가 굉장히 비슷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공연에서 포레와 드뷔시, 시마노프스키 바이올린 소나타 등
  • 화랑 대신 SNS 택한 화백… “돼지 통해 기득권 악덕 풍자”

    화랑 대신 SNS 택한 화백… “돼지 통해 기득권 악덕 풍자”

    “올해 남북관계가 더 무르익고, 서민 행복과 정의사회가 구현되길 바라는 의미로 사회현상을 녹이려 애썼습니다.” 기해년을 맞아 지난 4일부터 황금돼지를 주제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풍자 수묵화전’을 열고 있는 정태관(60) 화백은 13일 “몇 년간 틈틈이 사회적 이슈였던 주변 현상들을 묘사해 오다 무술년 개띠이던 지난해 개를 주제로 20점을 그려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며 이렇게 밝혔다. 국내 사회현상을 해학적이고 풍자적인 모습으로 담아 냈다. 12지신상(十二支神像)의 하나인 돼지라는 동물을 인용해 지도자들의 사회적 결함과 악덕, 비뚤어진 상황 등을 비꼬고 오늘날의 사회현상을 꼬집는다. 가로 45㎝, 세로 35㎝ 족자 형태에 내용을 함축하고 있다. 최근 목포에서 논란을 일으킨 손혜원 의원과 관련된 ‘목포 기(氣) 대회’는 재미를 준다. 박지원·나경원·손혜원 의원이 서로 끈을 이로 물고 기 싸움을 하는 모습은 최후의 승자는 누구라는 제목으로 그려졌다. 돼지 위에 앉았다가 뒤로 넘어지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종말도 웃음을 자아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일 국무위원장이 건배를 하는 ‘평화통일의 만찬’, 한라산 백록담에서 두 지도자가 서로 껴안고 있는 ‘한라산
  • ‘무심서가’ 춘강 첫 전시회…새달 6일부터 일주일간 인사동 한국미술관서

    ‘무심서가’ 춘강 첫 전시회…새달 6일부터 일주일간 인사동 한국미술관서

    “난 서가이지, 서예가 아니다…9살때 훈장 노릇도” 한자성경 붓글씨 완서…5000여시간에 130만자 써 한자 성경을 붓글씨로 완서한 서가(書家) 서정건(82)의 첫 작품 전시회가 새달 6일부터 일주일간 열린다. 특유의 글씨체와 함께 글에 담긴 그의 마음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석주미술관은 다음 달 6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한국미술관(낙원상가 남쪽 대일빌딩) 2층에서 ‘무심서가 춘강 서정건 선생 초대전’을 연다고 밝혔다. 작가와의 만남은 3월 9일 오후 3시부터다. 석주미술관이 주최하고, 협찬은 ㈜인풍, 후원은 한국미술관과 월간 서예가 맡았다. 전시회에는 춘강이 1992년 캐나다 밴쿠버로 이민 간 후 27년간 공들여 쓴 작품 2000여점 가운데 300점을 추려 선보인다. 한국 대기업의 기술사 출신인 그가 붓글씨에 도전, 5000여 시간 4년여에 걸쳐 130만 자의 한자 성경을 모두 옮겨썼다. 이와 관련해 서예계 원로 김응현(1927~2007년) 선생은 “글씨를 100만 자쯤 쓰면 당신은 이제 명필이요. 글씨에 통달한 것이지.”라고 했다고 전한다. 춘강은 작가의 말에서 “나는 스스로를 서가라고 지칭하지, 서법가(書法家)나 서예가(書藝家)
  • 바이올린과 첼로 사이… 그 이상의 깊은 울림

    바이올린과 첼로 사이… 그 이상의 깊은 울림

    연주 시작 전 늘 악기 케이스 안에 적힌 메모를 본 뒤 연주하는 명 비올라 연주자가 있었다. 동료들은 메모지에 무슨 내용이 쓰여 있는지 늘 궁금했다. 이들은 마침내 그가 은퇴 공연 후 놓고 간 케이스 안의 메모지를 보게 됐다. ‘왼손엔 악기, 오른손엔 활.’ 연주자들 사이에 회자되는 이 ‘허무 개그’는 바이올린과 첼로 사이에 낀 ‘비운의 현악기’ 비올라의 처지를 놀리는 ‘비올라 조크’ 가운데 하나다. 다른 악기에 비해 덜 주목받는 것이 비올라의 운명이지만,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젊은 비올리스트들을 본다면 이러한 선입견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14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에서 첫 내한 공연을 갖는 영국 출신 비올리스트 로런스 파워(왼쪽)는 비올라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새로운 지평을 열어 가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파워는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와의 협연과 실내악 무대를 오가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중견 연주자다. 현대 작품에도 관심이 많은 그는 새로운 비올라 작품이 나올 수 있도록 ‘비올라위촉협회’를 만들기도 했다. 그는 협회와 함께 10년간 10곡의 새로운 비올라 협주곡을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피아니스트 사이먼 크로퍼드 필립스(오른쪽)와의 리사이틀로 꾸미는
  • 바이올린과 첼로 사이, 그 이상의 깊은 울림

    바이올린과 첼로 사이, 그 이상의 깊은 울림

    연주 시작 전 늘 악기 케이스 안에 적힌 메모를 본 뒤 연주하는 명 비올라 연주자가 있었다. 동료들은 메모지에 무슨 내용이 쓰여 있는지 늘 궁금했다. 이들은 마침내 그가 은퇴 공연 후 놓고 간 케이스 안의 메모지를 보게 됐다. ‘왼손엔 악기, 오른손엔 활.’ 연주자들 사이에 회자되는 이 ‘허무 개그’는 바이올린과 첼로 사이에 낀 ‘비운의 현악기’ 비올라의 처지를 놀리는 ‘비올라 조크’ 가운데 하나다. 다른 악기에 비해 덜 주목받는 것이 비올라의 운명이지만,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젊은 비올리스트들을 본다면 이러한 선입견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14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에서 첫 내한 공연을 갖는 영국 출신 비올리스트 로런스 파워(왼쪽)는 비올라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새로운 지평을 열어 가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파워는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와의 협연과 실내악 무대를 오가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중견 연주자다. 현대 작품에도 관심이 많은 그는 새로운 비올라 작품이 나올 수 있도록 ‘비올라위촉협회’를 만들기도 했다. 그는 협회와 함께 10년간 10곡의 새로운 비올라 협주곡을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피아니스트 사이먼 크로퍼드 필립스(오른쪽)와의 리사이틀로 꾸미는
  • 한국화랑협회장에 최웅철 웅갤러리 대표

    한국화랑협회장에 최웅철 웅갤러리 대표

    제19대 한국화랑협회장에 최웅철(59) 웅갤러리 대표가 선임됐다. 최 신임회장은 지난 12일 열린 화랑협회 정기총회에서 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해 당선됐다. 임기는 2년이다. 전북 전주 출신의 최 회장은 원광대 미술학과, 경희대 대학원을 거쳐 파리 에콜 MJM 건축미술과를 졸업했다. 화랑협회 국제이사(1995~1997), 홍보이사(2015~2017), 부회장(2017)을 거쳤다. 최 신임 회장은 문화 예술 정책 연구를 위한 예술정책연구소 설립, 화랑미술제, KIAF ART SEOUL(한국국제아트페어) 강화, 회원 간의 정보 교류 및 발전의 장으로 활용 가능한 한국화랑협회 회원 전용 앱 구축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첫 국내 제작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올해 공연 무산

    첫 국내 제작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올해 공연 무산

    독일의 유명 미술가 겸 연출가 아힘 프라이어의 연출로 국내 제작으로 처음 추진된 바그너 음악극 ‘니벨룽의 반지’의 올해 공연이 무산됐다. 공연제작사인 월드아트오페라는 당초 공연을 내년 3월로 미룰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아트오페라는 최근 당초 대관이 예정됐던 성남아트센터에 ‘니벨룽의 반지’ 가운데 2부인 ‘발퀴레’의 공연 취소 의사를 전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월드아트오페라 측은 “공연시간이 4시간 30분을 넘겨 종료시 서울에서 온 관객의 귀가시간이 너무 늦어지는 문제 등이 있었다”며 “여러가지 이유로 공연이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발퀴레의 기행’, 지그문트와 지글린데의 ‘사랑의 2중창’ 등이 유명한 ‘발퀴레’는 전체 4부의 본격적인 이야기를 담은 3막 오페라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기획과 제작을 맡아 진행된 ‘니벨룽의 반지’ 공연은 지난해 11월 4부작 가운데 1부인 ‘라인의 황금’을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 바 있다. 이후 ‘발퀴레’는 오는 5월, 3부인 ‘지그프리트’는 12월, 마지막 4부인 ‘신들의 황혼’은 2020년 공연할 계획이었다. BMW코리아와 주한독일문화원 등의 후원으로 총 12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해 3년간 ‘반지 사이
  • 꽃망울 터지듯 피어난 가슴 속 이야기… ‘순천 소녀시대’의 인생 그림일기

    꽃망울 터지듯 피어난 가슴 속 이야기… ‘순천 소녀시대’의 인생 그림일기

    3년째 평생학습관서 한글 공부 삼매경 거침없는 리얼리즘… 伊·美 등서 전시회 “내 친한 친구 백명자는 학교를 다녔지만 배운 티를 안 내고 나와 친하게 지냈습니다. 친구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오빠를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그 오빠는 나와 사귀자고 연애편지를 줬습니다. 나는 친구를 배신할 수 없어 거절했습니다. (중략) 그런데 그 친구는 내 남편을 좋아했습니다.” (안안심 할머니·78) 핍진한 묘사에 거리낌이 없다. 50대 후반부터 내일모레면 아흔에 이르기까지, 늦은 나이에 글과 그림을 배운 전남 순천 할머니들의 그림일기를 엮은 책 ‘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남해의봄날)가 출간됐다. 2016년부터 3년째 순천시 평생학습관 한글작문교실 초등반에서 공부한 할머니들이 저자다. ‘순천 소녀시대’로 불리는 할머니들은 글공부와 함께 그림책 작가에게서 동그라미, 네모를 그리는 것부터 배워 꾸준히 그림을 그렸다. 그렇게 탄생한 그림일기로 순천과 서울 등에서 원화 전시를 열었다. 곧 졸업을 앞둔 할머니들은 이제야 중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됐다. 할머니들은 자기소개서부터 처절하게 가난했던 친정 살림, 시댁과 남편에게서 구박받았던 세월, 아들을 낳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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