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전시
  • 후드티 입은 ‘엘 시스테마’의 별, 한국아이들의 꿈을 지휘하다

    후드티 입은 ‘엘 시스테마’의 별, 한국아이들의 꿈을 지휘하다

    “자! 이제 ‘메리 포핀스’ 효과를 써야 할 때가 왔군요. 여러분, 주인공이 우산을 타고 하늘을 나는 영화를 한번 떠올려 보세요.” 지난 16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한국판 ‘엘 시스테마’(베네수엘라 저소득층 예술 교육 프로그램)로 불리는 지역 아동·청소년 예술교육 프로그램인 ‘꿈의 오케스트라’ 단원 앞에 후드티의 스니커즈 운동화를 신은 ‘곱슬머리 아저씨’가 나타났다. ‘꿈의 오케스트라’ 음악캠프의 공개리허설에 나타난 이는 베네수엘라 출신의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38) 로스앤젤레스(LA) 필하모닉 음악감독이다. ‘엘 시스테마’가 낳은 최고 스타이자 제3세계 출신으로 롤렉스 시계 광고모델이 되는 성공신화를 쓴 두다멜이지만, 이날 그의 모습은 가벼운 옷차림만큼이나 소탈했다. ‘꿈’을 연주하는 아이들과 특별한 리허설 “이 곡은 ‘죠스’가 아니에요. 음표 사이 충분한 공간이 긴장감을 만듭니다. 그래요, 이게 바로 ‘신세계’이지요.” 이날 ‘원포인트’ 레슨의 연습곡은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4악장. 두다멜은 ‘신세계 교향곡’이 대중적이기 때문에 연주하기도 쉬울 것이라는 편견을 깨면서도 철저히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설명을 이어 갔다.
  • ‘광주비엔날레 첫 외국인 감독’ 오쿠이 엔위저 별세

    ‘광주비엔날레 첫 외국인 감독’ 오쿠이 엔위저 별세

    광주비엔날레 총감독을 역임하고 아프리카 출신 첫 베니스비엔날레 총감독으로 활약했던 큐레이터 오쿠이 엔위저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56세. 17일 광주비엔날레 재단과 외신 등에 따르면 엔위저는 2016년부터 골수암으로 투병하던 중 결국 세상을 떠났다. 나이지리아 출신의 엔위저는 뉴욕 뉴저지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1994년 아프리카 예술을 소개한 잡지를 창간하며 현대미술계에 발을 들였다. 2008년에는 광주비엔날레 역사상 첫 외국인 총감독을 맡아 사상 첫 ‘주제없는 비엔날레’를 시도, 눈길을 끌었다. 2015년에는 베니스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아 ‘모든 세계의 미래(All the World’s Futures)’를 주제로 제시했다. 엔위저는 지난해 6월까지 독일 뮌헨 하우스데어쿤스트 미술관장을 지냈다. 지난 3월 하우스데어쿤스트 미술관에서 개관한 아프리카 미술가 엘 아나추이 전시가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됐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주말의 커튼콜]“음악에는 경계가 없죠”…‘엘 시스테마의 별’ 구스타보 두다멜

    [주말의 커튼콜]“음악에는 경계가 없죠”…‘엘 시스테마의 별’ 구스타보 두다멜

    남미가 낳은 최고 클래식 스타…LA필 창단 100주년 기념 내한 음악감독 취임 10주년 맞아…고국 베네수엘라와 거리둔 행보 비판도 ※‘주말의 커튼콜’은 최근 화제가 됐거나 내한한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어릴 적에는 ‘살사’라는 라틴음악이 저를 지배하고 있었죠. 지금은 클래식음악을 하고 있습니다. 음악에는 경계가 없습니다.” 베네수엘라 ‘엘 시스테마’(저소득층 예술 교육 프로그램)가 낳은 최고 스타로 꼽히는 구스타보 두다멜(38)이 16~18일 로스앤젤레스(LA)필하모닉과의 공연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악단 창단 100주년을 기념하는 월드투어의 첫 시작이다. 취임 후 ‘두다마니아’(Dudamania), ‘구스타비시모’(Gustavissimo) 등 신조어를 만들며 관객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얻었던 그가 LA필하모닉의 음악감독 겸 예술감독을 맡은지도 어느덧 10년이 됐다. “음악에 경계가 없다”는 15일 기자간담회에서의 발언은 그의 성장기 배경과도 맞물려 생각할 수 있다. 아버지는 트럼본 연주자, 어머니는 성악교사였는데, 가정에서 생계를 책임졌던 아버지는 낮에는 오케스트라에서, 밤에는 살사밴드에서 연주를 병행했다. 두다멜이 어린 시절 자신이 들었다는
  • 한·스웨덴 수교 60주년… 춤으로 하나되다

    한·스웨덴 수교 60주년… 춤으로 하나되다

    국립현대무용단과 스웨덴 스코네스 댄스시어터가 양 단체의 안무 교류 프로젝트인 ‘스웨덴 커넥션Ⅱ’를 29~31일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은 올해 한국·스웨덴 수교 60주년을 맞아 현대무용을 통한 양국 간 문화교류의 장을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스웨덴 커넥션’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양국에서 선정한 두 명의 안무가가 상대 단체 무용수와 함께 신작을 제작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지난해 6월 ‘스웨덴 커넥션Ⅰ’에서는 스코네스 댄스시어터에서 파견한 페르난도 멜로가 국립현대무용단과 작업한 ‘두 점 사이의 가장 긴 거리’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 공연에서는 국립현대무용단 장혜림 안무가와 스웨덴 무용수들이 함께 만든 ‘제(祭)’를 만날 수 있다. 이번 작품에는 한국 춤 ‘승무’의 북을 치는 움직임을 차용해 팔의 움직임과 호흡을 작품 안에 녹여냈다. 작품에서 상징적인 오브제로 안전모와 헤드램프, 목탄이 사용돼 ‘제의’의 이미지를 그려낸다. 이번 공연에서는 ‘제(祭)’와 함께 ‘두 점 사이의 가장 긴 거리’, 스웨덴 안무가 리디아 보스의 ‘군중의 스냅샷’도 함께 선보인다. 스코네스 댄스시어터의 신규 레퍼토리인 ‘군중의 스냅샷’은 이번 한국 공연이
  • 중국 창극 ‘패왕별희’가 판소리를 만났을 때

    중국 창극 ‘패왕별희’가 판소리를 만났을 때

    “저는 판소리를 무너뜨리려는 게 아닙니다. 저의 노력을 통해 판소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대만의 스타 연출가 우싱궈가 국립창극단의 신창극 ‘패왕별희’ 연출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우싱궈는 12일 서울 종로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판소리는 가장 빛나는 보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패왕별희’는 중국 고전 초한지 속 항우의 마지막 순간을 모티브로, 그의 연인 우희와의 이별 이야기를 다룬 중국의 대표적인 경극 레퍼토리다. 국립창극단은 정통 판소리를 기반으로 한 창극으로 새롭게 재해석해 선보인다. 대만의 유명 배우이자 연출가인 우싱궈는 1986년 대만당대전기극장을 창설하고 중국 전통극 양식인 경극의 현대화 작업을 주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의 이 같은 시도는 전통 경극계에서 논란을 일으키며 스승에게 파면을 당하기도 했다. 우싱궈는 “경극은 충분히 다원화를 이뤘다”면서 “판소리 역시 많은 문화를 수용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의 극본과 안무는 대만당대전기극장 행정감독인 린슈웨이가, 의상은 영화 ‘와호장룡’으로 아카데미 미술상을 수상한 예진텐이 함께했다. 작창과 음악감독은 이자람이 맡았다. 우싱궈는 2년 전 김성녀 국립
  • 첼리스트 문태국 데뷔음반 ‘첼로의 노래’ 발매

    첼리스트 문태국 데뷔음반 ‘첼로의 노래’ 발매

    파블로 카잘스 헌정 의미 담아...22일 리사이틀도 예정 2014년 파블로 카잘스 국제 첼로 콩쿠르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우승한 첼리스트 문태국이 데뷔 앨범 ‘첼로의 노래‘를 발매했다. 워너클래식 본사 계약을 통한 음반으로, 한국인 첼리스트가 메이저 레이블을 통해 앨범을 낸 것은 1996년 장한나 이후 23년만의 일이다. 문태국은 12일 서울 광화문 문호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인으로서 메이저 음반사와 작업한 첼로 아티스트가 많지 않은데,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감사하고 영광스럽다”며 “아티스트로서 더욱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파블로 카잘스를 추억하며’(Homage to Pablo Casals)라는 부제가 붙은 문태국의 데뷔앨범에는 바흐 무반주 첼로 조곡 1번과 베토벤 첼로 소나타 3번 등을 담았다. 피아니스트 한지호가 함께 했으며 지난 2월 1일 전세계에서 발매됐다. 한국 라이선스 앨범은 한달 뒤인 3월 소개됐다. 문태국은 이번 앨범에서 전설적인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가 생전에 연주했던 ‘새의 노래’ 등을 담아 헌정의 의미를 더했다. 카잘스의 조국 카탈루냐 민요를 바탕으로 한 ‘새의 노래‘는 카잘스 생전에 앙코르로 자주 연주
  • ‘영웅’을 찾는 김부장…‘동주’에 빠진 이대리

    ‘영웅’을 찾는 김부장…‘동주’에 빠진 이대리

    안중근 다룬 ‘영웅’ 이례적 男관객 몰려 초연 ‘여명의 눈동자’ 예매자 21% 40대 ‘윤동주, 달을 쏘다’ 관객 80% 20·30대女 군복무 배우 출연 ‘신흥무관학교’도 인기 임시정부 수립(4월 11일) 및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우리 역사를 다룬 창작뮤지컬이 연이어 무대에 오르고 있다. 역사물이라는 성격상 주제는 다소 무겁지만, 출연진이나 소재 등에 따라 관객의 성향이 뚜렷하게 갈리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초연 10주년을 맞아 지난 9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 뮤지컬 ‘영웅’은 상대적으로 남성 관객, 40대 관객의 비중이 높다. 8일 현재 기준 인터파크 티켓 예매자 정보 자료를 보면 남성 예매자가 30.3%, 40대 예매자는 25.7%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관객 비중이 90% 이상인 일반적인 뮤지컬 작품과 비교하면 ‘영웅’을 보는 남성 관객 비중은 이례적으로 높다. 2017년 세종문화회관 공연 때도 남성 관객이 27.4%에 이르기도 했다. 가족 관객 비중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40대 이상 예매자가 많다는 것은 부부나 부모·자녀 등이 함께 관람하는 관객층이 적지 않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토 히로부미 암살 사건 등 안
  • 한화금융 라이프플러스 ‘벚꽃 피크닉’… 새달 13~14일 국내 뮤지션 한자리에

    한화금융 라이프플러스 ‘벚꽃 피크닉’… 새달 13~14일 국내 뮤지션 한자리에

    해마다 4만여명이 찾는 대표적인 봄 축제로 자리매김한 ‘벚꽃 피크닉 2019’ 콘서트의 윤곽이 공개됐다. 10일 한화금융 라이프플러스에 따르면 올해로 4회째인 이번 행사는 다음달 13~1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앞 한강공원에서 펼쳐진다. 특히 이번 콘서트에는 그동안 한자리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국내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해 팬들을 만난다. 우선 13일에는 자이언티와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 음악 예능 ‘더 팬’의 우승자로 유명한 카더가든 등이 무대에 오른다. 모던록 밴드 페퍼톤스와 4인조 혼성밴드 몽니도 포함됐다. 콘서트 관람 티켓은 YES24와 티몬을 통해 판매 중이며, 티켓 가격은 5만 5000원이다. 13일 밤에는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불꽃쇼도 열린다. 이어 14일 공연은 무료로 진행되기 때문에 관람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행사 기간에는 한강변을 따라 플리마켓이 운영되고 다양한 메뉴의 푸드트럭도 등장할 예정이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다양한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는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대체공간 개관

    다양한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는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대체공간 개관

    서울시와 서울시 일자리 창출의 주역인 중소기업지원기관 SBA(서울산업진흥원, 대표이사 장영승)에서 서울애니메이션센터가 제공해 온 문화콘텐츠 체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대체공간을 개관한다. 남산센트럴타워 1~2층에 위치한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대체 공간은 1층 만화의집과 2층 애니소풍으로 나눠 운영된다. 만화의집 내 만화도서관에서는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90년대 만화부터 국내외 최신 애니메이션까지 만화와 관련된 3만여 권의 다양한 자료들을 열람할 수 있다. 특히, 미니시네마와 영상감상실이 별도로 마련돼 있어 애니메이션(DVD)도 현장에서 열람이 가능하다. 만화의집 갤러리에서는 우수한 창작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상설/기획 전시도 진행된다. 개관을 기념해 진행되는 첫 전시에서는 작가 ‘코기맨’과 그의 작품들이 소개된다. 전시 현장에서는 포토존 및 컬러링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만나볼 수 있다. 2층 애니소풍은 캐릭터와 함께 떠나는 서울여행을 컨셉으로 구성된 공간이다. 슈퍼윙스, 엄마까투리, 터닝메카드와 공룡메카드, 헬로카봇, 소피루비, 꼬마버스 타요, 뽀로로와 친구들, 나무늘보 늘, 원더랜드 앨리스 등 국내 대표 캐릭터와 함께하는 흥미진진한
  • 낭독으로 만나는 중국연극

    낭독으로 만나는 중국연극

    서울문화재단과 한중연극교류협회가 12~17일 서울 남산예술센터에서 ‘제2회 중국희곡낭독공연’을 선보인다. 올해 낭독공연에서는 ‘물고기인간’을 쓴 궈스싱의 ‘청개구리’를 비롯해 지난해 타계한 중국 연극계의 거장 사예신의 ‘내가 만약 진짜라면’, 주샤오핑의 원작 소설을 천즈두와 양젠이 연극으로 각색한 ‘뽕나무벌 이야기’ 등 3편을 만날 수 있다. 서울문화재단은 올해 중국의 현대극 5편과 전통극 5편 등 총 10편을 번역·출판해 이가운데 작품 3편을 선정해 무대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중국희곡이 생소한 관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진으로 보는 중국연극 이야기’ 등 강연회도 부대 프로그램으로 마련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명창 안숙선 일대기, 새달 창극 무대로

    “공연을 준비할수록 저에게 베풀어준 스승들의 사랑이 그리워집니다.” 명창 안숙선의 일대기를 다룬 창극 ‘두 사랑’이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4월 5~7일 예정된 공연을 앞두고 세종문화회관에서 가진 제작발표회에서 안숙선은 작품의 소재가 된 스승 만정 김소희·향사 박귀희를 떠올리며 “이 시대 판소리의 진정한 의미를 되짚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작품은 안숙선이 어린 시절 남원에서 판소리를 처음 접했던 시절을 시작으로 서울에서 만정·향사의 가르침을 받으며 한국을 대표하는 인간문화재가 되기까지 일대기를 그린다. 이번 작품은 현대차 정몽구재단과 한예종 산학협력단이 주최·주관하는 문화예술사업 ‘예술세상 마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전석 무료로 네이버 예약을 통해 선착순 마감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형은 발레·동생은 탭댄스… 편견 깨는 춤꾼 형제

    형은 발레·동생은 탭댄스… 편견 깨는 춤꾼 형제

    “처음에는 장난치지 말라고 했죠. 예술이란 게, 춤이란 게 쉽지 않다고….” 뉴욕으로 유학을 갔다가 6년 만에 돌아오는 동생이 전화통화에서 대뜸 “한국에서 탭댄스를 하겠다”고 하자 형은 걱정부터 앞섰다. 어릴 적 자신이 발레를 하겠다고 아버지와 싸울 때는 이해할 수 없다던 동생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귀국 후 동생이 연습실에서 탭댄스를 추는 것을 보고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출신의 형은 생각이 바뀌었다. ‘장난으로 하는 얘기는 아니구나. 나름 경지가 보이는구나’라고. 춤에 인생을 바친 형제라고 불러도 되겠다. 민간발레단을 이끌며 발레의 저변을 확대하고 있는 김길용(52) 와이즈발레단 단장과 ‘대한민국 1세대 탭퍼’ 김길태(50) 탭꾼탭댄스컴퍼니 대표를 두고 하는 말이다. 7~9일 마포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2019 서울 탭댄스 프린지’ 공연을 앞두고 두 형제를 만났다. “발레는 백인, 귀족이 추는 춤이고, 탭댄스는 흑인, 서민이 추는 춤이죠. 하하.”(김길태 대표) 인터뷰 시작과 함께 동생은 형부터 치켜세웠다. 1988년 김 단장이 대학 무용과에 들어갔을 때만 해도 남성이 발레를 한다는 것은 무척 생경한 일이었다. 30년 넘게 주변의 따가운 시선에 맞서 자기
  • “역사가 우리 망쳤지만 상관없다”

    ‘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의 전시 주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5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9 제58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의 전시계획안을 공개했다. 베니스비엔날레는 오는 5월 11일 개막해 11월 24일까지 약 200일간 열린다. 한국관 전시는 지난해 6월 선정된 김현진 예술감독이 전시를 총괄하며 남화연, 정은영, 제인 진 카이젠 등 세 명의 여성 작가가 대표로 참여한다. 전시 주제는 한국계 1.5세 미국 작가인 이민진씨의 소설 ‘파친코’의 첫 문장에서 빌려왔다. 과거 역사의 범주로부터 추방되고, 버림받았던 이들을 새로운 서사의 주체로 조명한다는 취지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무심서가 춘강 서정건 선생 초대전’

    ‘무심서가 춘강 서정건 선생 초대전’

    한자 성경을 붓글씨로 옮겨 쓴 춘강 서정건(82)의 첫 전시회 ‘무심서가 춘강 서정건 선생 초대전’이 6~12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한국미술관 2층에서 열린다. 춘강이 1992년 캐나다로 이민 간 후 27년간 공들여 쓴 2000여점 가운데 300점을 추려 선보인다. 특히 성경을 한문으로 다시 쓴 한자 성경이 이채롭다. 작가는 “4년 남짓, 5000여 시간에 걸쳐 130만 자의 한자 성경을 모두 옮겨 썼다”고 밝혔다. 하영휘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교수는 “춘강의 글씨쓰기는 책을 통째 베껴 공부하는 조선시대 책서(冊書) 전통에 닿아 있다”며 “책서로 필력을 얻은 춘강체는 글과 글씨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 난삽한 곳이 없다”고 평했다. 작가와의 만남은 9일 오후 3시부터 열린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윤형호 초대전 ‘기억을 건너는 시간’

    윤형호 초대전 ‘기억을 건너는 시간’

    서양화가 윤형호(59) 초대전 ‘기억을 건너는 시간’이 7~20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아트스페이스퀄리아에서 열린다. 작가는 자신의 유년 시절 추억을 고스란히 화폭에 되살렸다. 기와지붕이 줄을 잇는 골목길, 바닷가 바위에서 뛰어놀던 장면들이 꿈처럼 펼쳐진다. 유년 시절의 화사한 추억과 달리 작가는 발색이 억제되는 오일 파스텔을 사용, 중후한 분위기를 살렸다. 작가는 이에 대해 디지털과 차별화되는 아날로그 정서를 상징한다고 설명한다. 신항섭 미술평론가는 “색채 이미지가 무거워 보이는데도 슬프거나 우울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그 안에 담긴 세상에 대한 희망과 삶에 대한 긍정 때문”이라고 평했다. 홍익대 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한 작가는 개인전 15회, 국내외 그룹전 등에 450여회 참여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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