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전시
  • 해외 갤러리들의 ‘차세대 K작가’ 찾기 활발…해외 진출, 시장성 확대 주목

    해외 갤러리들의 ‘차세대 K작가’ 찾기 활발…해외 진출, 시장성 확대 주목

    최근 서울에 진출한 해외 메가 갤러리들이 한국 작가들을 조명하는 개인전, 그룹전을 동시다발적으로 열며 ‘K작가 새 얼굴 찾기’에 나서고 있다. 국내 블루칩 작가에서 촉발된 관심이 차세대 젊은 작가로 확장되며 이들의 해외 진출과 시장성 확대로도 활발히 이어질지 주목된다. 미국 뉴욕 3대 갤러리 가운데 하나인 페이스갤러리 서울은 오는 3월 13일까지 인물 회화 작업을 선보이는 한국 작가 8인의 그룹전을 연다. 오스트리아에서 출발한 글로벌 갤러리 타데우스 로팍 서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월 9일까지 한국 작가 그룹전 ‘노스탤릭즈 온 리얼리티’를 진행하고 있다. 뉴욕에 본사를 둔 리만머핀 서울은 한국·한국계 작가 4인의 작업을 모은 그룹전을 마련했다. 모두 ‘K작가’를 살피고 소개하기 위한 기획이다. 이들 전시는 모두 외부 큐레이터와의 작업으로, 갤러리 내부가 아닌 ‘외부의 시선’을 다룬다는 특징도 지닌다. 페이스갤러리 서울은 맹지영 큐레이터의 기획으로 김정욱, 김진희, 류노아, 박광수, 서용선, 이우성, 이재헌, 정수정 등 다양한 세대의 작가들을 모았다. 타데우스 로팍 서울은 비엔날레, 비영리 예술공간 기획 이력이 있는 김성우 큐레이터 주도로 제시 천, 정유
  • 구도의 손길, 겹겹의 붓질…시대와 공명하는 ‘추상의 길’

    구도의 손길, 겹겹의 붓질…시대와 공명하는 ‘추상의 길’

    1.2m 길이의 거대한 평붓을 캔버스에 일자로 내리긋는다. 물감이 다 마르기를 기다린 뒤 다시 내리긋길 수십 차례. 맑고 투명한 색 위에 색이 얹혀지고 빛이 스며들며 화폭에 겹겹의 색의 길이 생겨난다. 수행과 같은 반복적인 붓질로 색의 우연성, 시간의 지층을 쌓아가는 장승택(65)의 ‘겹의 회화’다. 울트라마린의 바다 위 끊임없이 일렁이는 윤슬(햇빛이나 달빛에 비쳐 반짝이는 잔물결)처럼 보는 이를 몰입하게 하는 풍광도 있다. 손가락에 물감을 묻혀 획을 그리고 지워나가는 과정을 통해 생동하는 자연의 율동을 만들어냈다. 청화백자에 슬며시 깃든 신비로운 푸른빛으로 꾸준히 ‘몸의 회화’를 이어가는 김춘수(67) 작가의 ‘울트라마린’ 연작이다. 단색화 1세대 작가인 최명영(83), 한국 현대 조각의 흐름을 이끈 심문섭(81), 김춘수·장승택 등 새로운 해석으로 독창적 추상 세계를 일궈가는 1.5~2세대 작가 4인의 작품이 한데 모였다. 이들의 회화와 조각 20여점으로 ‘시대와 공명하는 추상’을 다시 들여다보는 전시에서다. 오는 3월 17일까지 서울 세종대로 아트스페이스 호화에서 열리는 특별기획전 ‘시대공명’이다. 크고 넓은 페인트붓으로 슥슥 그어내린 궤적에는 파도
  • 설연휴 여기 어때… 할인 미술관 갈까, 이색카페 갈까

    설연휴 여기 어때… 할인 미술관 갈까, 이색카페 갈까

    설연휴를 맞아 제주를 찾는 여행객들에게 가볼만한 곳을 소개한다. 세계적인 미술 거장들의 전시를 할인혜택으로 만나볼 수 있는 미술관과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이색카페에서 명절증후군을 훌훌 날려보는 건 어떨까. #세계적인 미술거장들의 작품을 이보다 싸게 볼 순 없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다다오가 설계한 본태박물관에서는 한국에서 9년 만에 열린 쿠사마야요이의 특별전시 ‘Seeking the Soul’이 오는 29까지 진행되고 있다. 쿠사마야요이는 이번 전시에서 타일을 소재로한 ‘STARRY PUMPKIN’ 설치미술을 세계 최초 공개했다. 기존 상설전시와 기획전시를 함께 관람할 수 있는 본태박물관 통합권을 50% 할인하는 겨울방학 특가 이벤트를 진행한다. 제주도립미술관에서는 야수파 거장 앙리 마티스와 라울 뒤피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도민 대상 최대 50%까지 할인되고 있다. 앙리 마티스의 대표작 ‘재즈’를 비롯한 80여 점의 드로잉, 판화, 아트북과 라울 뒤피의 유화, 수채화, 드로잉, 판화, 아트북 등 180여 점을 선보인다. 성산에 숨겨져 있던 벙커를 갤러리로 변모시킨 빛의 벙커에서는 ‘세잔, 프로방스의 빛’과 함께 ‘제주 화가
  • 박물관에 복 받으러 놀러와용!

    박물관에 복 받으러 놀러와용!

    “용맹하고 지혜로운 청룡의 기운 받아 가세요.” 푸른 용의 해를 맞아 전국 박물관들이 세시풍속 체험, 전통 공연 등 다채로운 설맞이 행사를 선보인다.옛사람들은 정초 세배와 성묘가 끝나면 마을 앞 갯벌에서 연을 띄우며 소원을 빌었다. 국립민속박물관 은 이런 풍속을 되살려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이 청룡 가오리연을 직접 만들어 하늘에 날리며 소원을 빌 수 있게 하는 체험 행사를 준비했다. 마을의 안녕과 풍작, 가정의 다복을 축원하는 ‘지신밟기 농악’ 공연도 펼쳐진다. 관람객이 자유롭게 오가며 유리벽 너머 유물을 감상할 수 있는 ‘열린 수장고’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 은 오는 11~12일 설과 관련된 다양한 소장 자료를 감상하며 개방형 수장고를 체험할 수 있는 ‘수장고가 들려주는 설날 이야기’를 마련했다. 서울역사박물관 에서는 명절 기간 나들이 나온 가족 관람객들을 위한 ‘풍물놀이’, ‘봉산탈춤’ 공연으로 흥성스러운 명절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다. 풍물놀이는 박물관 마당을 걷는 길놀이로 시작해 사물놀이 판굿, 쇠놀이, 버나놀이 등으로 이어진다. 봉산탈춤은 다른 탈춤에 비해 춤사위가 활발하며 경쾌하게 휘뿌리는 움직임이 화려하게 펼쳐져 한껏 흥
  • 말랑희 작가 “SNS 악성 루머 적극 대응하며 작품활동 매진”

    말랑희 작가 “SNS 악성 루머 적극 대응하며 작품활동 매진”

    화가로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선보이고 있는 말랑희 작가가 SNS에서 떠도는 악성 루머들에 개의치 않고 적극 대응하며 작품 활동에 매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말랑희랑 대표 역할과 함께 자신과 같은 이름을 가진 캐릭터 ‘말랑희’를 의인화해 귀엽고 깜찍한 캐릭터성으로 호감도를 올리고 있는 말랑희 작가는 공식 인스타그램과 블로그 운영에 이어 최근 틱톡에도 공식 계정을 오픈하고 팬들과의 소통 창구로 활용하고 있는 중이다. 말랑희 작가에 따르면 최근 라이브 소통방송 시 마약 유통, 블랙리스트 등 전혀 무관한 내용의 글이 올라오고 있는데, 이는 전혀 사실과 무관한 근거 없는 내용일 뿐만 아니라 팬과의 소통에 지장을 주는 문제인 만큼 자제하길 당부했다. 또한 공식 인스타그램(malanghee2) 및 블로그 외에 사용하고 있는 SNS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칭을 하는 계정도 발견돼 팬들에게 피해를 입지 않도록 당부했다. 말랑희 작가는 현재 ‘말랑희’ 캐릭터 등을 활용한 굿즈를 런칭하기 위해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며, 개인전과 함께 아이들을 위한 책도 발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작가는 “계정 사칭이나 근거 없는 악성 글들은 작품으로 소통하는 작
  • 이분법 넘어… 바람으로 엮어낸 ‘희망’

    이분법 넘어… 바람으로 엮어낸 ‘희망’

    나뭇잎을 부드럽게 일렁이게 하던 산들바람이 점점 거세게 소용돌이치는 폭풍이 된다. 세기가 점차 고조되는 바람 속에서 여성인지 남성인지 성별 구분이 모호한 경계 밖 인물들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관람객과 시선을 주고받는다. 신화 속 인물이나 일본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 혹은 작가 자신을 떠올리게 하는 다층적인 인물들은 연극적인 상황 속에 배치돼 상상의 방향을 마음껏 뻗어 가게 한다. 스위스 출신으로 독일 베를린에서 활동하고 있는 제레미(28)가 서울 사간동 페레스프로젝트 서울에서 연 그의 첫 아시아 개인전 ‘폭풍의 눈’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다. 작가는 이렇게 개인의 정체성과 신체를 이분법의 구획 안에 묶어 두려는 세계의 시도를 아무렇지 않게 끊어 버리고 왜곡하며 관객을 몰입시킨다. 전시명은 폭풍이 지속되는 순간에도 평온한 곳으로 여겨지는 ‘폭풍의 눈’ 역시 안전한 도피처가 될 수 없다는 인식에 따라 하나의 완고한 규범이나 세계관에서 벗어나려는 작가의 시도를 담은 것이다. 작가의 친구인 프로듀서 골체가 만든 20분가량의 사운드트랙은 몽환적인 분위기로 16점의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바람의 흐름을 가늠해 보게 한다. 최근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접해
  • 바람에 따라 휘몰아치는 기이한 우화들…제레미 ‘폭풍의 눈’

    바람에 따라 휘몰아치는 기이한 우화들…제레미 ‘폭풍의 눈’

    처음엔 나뭇잎을 부드럽게 일렁이게 하던 산들바람은 점점 거세게 소용돌이 치는 폭풍이 된다. 점차 세기가 고조되는 바람 속에서 여성인지 남성인지 성별 구분이 모호한 경계 밖 인물들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관람객과 시선을 주고받는다. 신화 속 인물이나 일본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 혹은 작가 자신을 떠올리게 다층적인 인물들은 연극적인 상황 속에 배치돼 상상의 방향을 마음껏 뻗어가게 한다. 스위스 출신으로 독일 베를린에서 활동하고 있는 제레미(28)가 서울 사간동 페레스프로젝트 서울에서 연 그의 첫 아시아 개인전 ‘폭풍의 눈’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다. 작가는 이렇게 개인의 정체성과 신체를 이분법의 구획 안에 묶어두려는 세계의 시도를 아무렇지 않게 끊어버리고 왜곡하며 관객을 몰입시킨다. 전시명은 폭풍이 지속되는 순간에도 평온한 곳으로 여겨지는 ‘폭풍의 눈’ 역시 안전한 도피처가 될 수 없다는 인식에 따라 하나의 완고한 규범이나 세계관에서 벗어나려는 작가의 시도를 담은 것이다. 작가의 친구인 프로듀서 골체가 만든 20분가량의 사운드트랙은 몽환적인 분위기로 작품과 조응하며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바람의 흐름을 가늠해 보게 한다. 최근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접
  • 서울역사박물관 “지속 가능·친환경으로 거듭날 것”

    서울역사박물관 “지속 가능·친환경으로 거듭날 것”

    서울역사박물관이 기획 전시회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은 줄여 재활용하고, 제로 웨이스트 기반의 문화상품을 제작하는 등 지속 가능한 친환경 박물관을 지향한다고 2일 밝혔다. 서울역사박물관 관계자는 “기후위기 상황에서 기획전시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우수한 기획전시 콘텐츠를 상설전시 또는 박물관 유휴공간에 재활용할 예정”이라며 “문화상품을 개발할 때도 전시 폐기물 재활용, 친환경 소재 등을 활용한 제로 웨이스트 기반의 상품을 제작·배포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기증유물특별전 전시 자료를 박물관 복도에 전시하고 기획전시 ‘서울의 지하철’ 자료를 상설전시 4존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 재활용할 예정이다. 또 사회적 약자의 관람 편의를 위해 안내물을 늘린다. 저시력 관람객을 돕기 위해 큰 글자 유물설명서를 각 전시실에 확대 비치하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리플릿도 제작한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의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상설전시 외국어 도록을 업그레이드하고 외국인 관람객에게 맞춤형 추천 관람코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박물관의 문턱을 낮추고 시민과 함께 박물관을 만들어 가는 ‘열린 박물관’을 위해 수요 조사를 바탕으로 시민침여형 작은 전시도 만든다. 지난 2022년부터 연꽃, 봉
  • 4월 베네치아에 ‘K미술 지형도’ 펼쳐진다

    4월 베네치아에 ‘K미술 지형도’ 펼쳐진다

    오는 4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동시대 ‘K미술의 지형도’가 펼쳐진다. 4월 17일 개막하는 제60회 베네치아비엔날레 국제 미술전에서 한국관이 개관 30주년을 맞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산하 아르코미술관과 주요 재단, 민간 갤러리, 예술가 단체 등 7개 기관이 우리 미술의 현재와 미래를 알릴 전시를 앞다퉈 연다. 아르코미술관은 이번 비엔날레에서 한국관 개관 전시와는 별도로 1995년 첫 한국관 참여 작가부터 2022년 참여 작가까지 38명의 당시 전시작, 전시작을 바탕으로 한 신작 등 80여점을 망라한 특별전 ‘모든 섬은 산이다’로 지난 30년간 ‘K미술의 최전선’을 조망하게 한다. 임근혜 아르코미술관 관장은 “전시명은 ‘예술을 통한 시간과 공간의 연결’을 상징하는 것으로, 한국관 건립의 산파 역할을 한 고 백남준의 예술 철학에 상상력을 더해 고립된 개인과 분열된 사회를 연결하는 예술의 힘을 보여 주려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4월 18일부터 9월 8일까지 12세기 중세 건축물인 베네치아 몰타기사단 수도원에서 열린다. 올해 한국관 단독 작가로 선정된 주인공은 구정아 작가다. 전 세계 미술계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는 그는 개인전 ‘구정아-오도라마 시티’를 통해
  • NBA 영웅들의 유니폼과 만난다…이랜드 뮤지엄 ‘위대한 농구선수 75인전’

    NBA 영웅들의 유니폼과 만난다…이랜드 뮤지엄 ‘위대한 농구선수 75인전’

    이랜드뮤지엄이 2월 8일~3월 17일까지 경기 성남 분당의 현대백화점 판교점 10층 토파즈홀에서 ‘위대한 농구선수 75인 전 vol.1’을 연다. 미국 프로농구에서 활약했던 전설적인 스타들의 농구 관련 소장품을 활용한 전시다. 지난 2021년 미국프로농구는 출범 75주년을 기념해 ‘미국프로농구 75주년 기념팀’을 공개했다. 전·현직 선수와 구단 관계자, 기자들의 투표로 선정된 미국프로농구 75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들의 명단이다. 빌 러셀, 카림 압둘자바, 매직 존슨, 마이클 조던 등 전설적인 스타들이 포함됐고, 현역 선수로는 르브론 제임스, 스테판 커리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랜드뮤지엄은 이번 전시를 통해 ‘미국프로농구 75주년 기념팀’ 선수들과 관련된 유니폼, 농구화, 우승 트로피 등 150여 개의 아이템을 국내 최초로 공개한다. 미국프로농구 역사를 쓴 위대한 스타 선수들이 실제 착용한 아이템을 통해 코트의 생동감을 전시에 담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특히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여섯 번의 챔피언십 우승 시즌에 착용한 스니커즈를 최초로 공개해 전시의 의미를 더한다. 황제의 자리를 노리는 르브론 제임스, 34년간 미국프로농구 득점왕 자리를 지킨 카림
  • 삼국시대의 그릇, 내세 공경을 담다

    삼국시대의 그릇, 내세 공경을 담다

    삼국시대 사람들은 무덤을 ‘사후 세계의 거주지’로 여겼다. 죽은 이가 저승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토기와 철기, 금은옥 장신구 등 껴묻거리를 풍부히 묻으며 장례를 후하게 지낸 이유다. 신라와 가야가 고대국가로 발전함에 따라 매장법, 제사법이 체계화되며 새로운 토기들도 등장했다. 굽다리접시, 항아리, 다양한 형태의 그릇받침 등이 그 예다. 성보문화재단 호림박물관은 신라와 가야에서 죽은 이를 보내고 애도하며 의례의 중심에 세웠던 항아리와 그릇받침의 다채로운 모습을 선인들의 마음을 짚어 보며 조명한다. 오는 5월 31일까지 서울 강남구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에서 진행하는 특별전 ‘공경과 장엄을 담은 토기’에서다. 1전시실에서는 바닥이 편평한 항아리를 주로 썼던 고구려와 달리 바닥이 둥근 항아리를 많이 활용했던 백제, 가야, 신라의 제사용 토기를 볼 수 있다. 굽다리나 토우를 붙이거나 톱니, 고리 등 다양한 무늬를 새긴 신라의 항아리에는 동물 뼈, 생선 뼈, 곡식, 과일 씨 등 음식물 흔적과 쇠방울, 칼 등 금속제품 등으로 ‘공경의 마음’을 담았다. 2전시실은 지역 우두머리 무덤에서 주로 출토된 화려한 무늬, 장식의 원통 모양 그릇받침을 망라했다. 으뜸덧널이나 주인공의
  • 공경 담고, 장엄함 불어넣고…토기에 담긴 신라·가야인의 마음

    공경 담고, 장엄함 불어넣고…토기에 담긴 신라·가야인의 마음

    삼국 시대 사람들은 무덤을 ‘사후 세계의 거주지’로 여겼다. 죽은 이가 저승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토기와 철기, 금은옥 장신구 등 껴묻거리를 풍부히 묻으며 장례를 후하게 지낸 이유다. 신라와 가야가 고대 국가로 발전함에 따라 매장법, 제사법이 체계화되며 새로운 토기들도 등장했다. 굽다리 접시, 항아리, 다양한 형태의 그릇 받침 등이 그 예다. 성보문화재단 호림박물관은 신라와 가야에서 죽은 이를 보내고 애도하며 의례의 중심에 세웠던 항아리와 그릇 받침의 다채로운 모습을 선인들의 마음을 짚어보며 조명한다. 오는 5월 31일까지 서울 강남구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에서 진행하는 특별전 ‘공경과 장엄을 담은 토기’에서다. 1전시실에서는 바닥이 편평한 항아리를 주로 썼던 고구려와 달리 바닥이 둥근 항아리를 많이 활용했던 백제, 가야, 신라의 제사용 토기를 볼 수 있다. 굽다리나 토우를 붙이거나 톱니, 고리 등 다양한 무늬를 새긴 신라의 항아리에는 동물 뼈, 생선 뼈, 곡식, 과일 씨 등 음식물 흔적과 쇠방울, 칼 등 금속제품 등으로 ‘공경의 마음’을 담았다. 2전시실은 지역 우두머리 무덤에서 주로 출토된 화려한 무늬, 장식의 원통 모양 그릇 받침을 망라했다. 으뜸덧널이나
  • 살점 뜯긴 물고기 위 낙원… 내 이상향 어딜까

    살점 뜯긴 물고기 위 낙원… 내 이상향 어딜까

    켄건민·임미애·유귀미·현남 한국·한국계 4인의 작품 전시 LA 폭동 등 이방인 현실 은유 국내 첫 선뵈는 작품들 많아 실감 나는 필치로 그려진 문어, 게, 물고기 등이 어우러진 풍경이 마치 옛 어해도(魚蟹圖·중국 송대에 기원해 고려 왕실로 전해진 물속 생물을 그린 그림)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이 ‘현대의 어해도’는 말 그대로 ‘살풍경’이다. 살점을 물어뜯겨 피가 튀고 내장이 다 드러난 물고기들의 잔혹한 현실은 우리 사는 세상에 대한 은유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무섭게 번진 유색인종에 대한 혐오범죄나 1992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한인 피해가 극심했던 ‘LA 폭동’을 화폭에 담은 것. 하지만 서양 재단화 형식으로 그려진 이 잔혹한 풍경 상단에는 기독교적 낙원의 풍경이 우뚝 서 있다. 전혀 이질적인 세계를 한 화폭에 담은 이유가 있다. LA 폭동 당시 경찰이 백인 중산층 지역은 보호하면서도 코리아타운은 보호막 아래 두지 않아 한인 이민자들이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되게 했다는 작가의 비판적 시각을 녹인 것이다. 홍익대 예술학과를 졸업한 뒤 LA에서 이민자로 살며 영화 ‘스타워즈’ 제작사에서 10년간 일한 이력을 지닌 켄건민(48) 작가의 신작 ‘
  • ‘현대의 어해도’ 속 살풍경과 낙원의 간극…강렬한 회화로 세태 찌르다

    ‘현대의 어해도’ 속 살풍경과 낙원의 간극…강렬한 회화로 세태 찌르다

    실감나는 필치로 그려진 문어, 게, 물고기 등이 어우러진 풍경이 마치 옛 어해도(魚蟹圖·중국 송대에 기원해 고려 왕실로 전해진 물속 생물을 그린 그림)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이 ‘현대의 어해도’는 말그대로 ‘살풍경’이다. 살점을 물어뜯겨 피가 튀고 내장이 다 돌출된 물고기들의 잔혹한 현실은 우리 사는 세상에 대한 은유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무섭게 번진 유색인종에 대한 혐오범죄나 1992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한인 피해가 극심했던 ‘LA 폭동’을 화폭에 담은 것. 하지만 서양 재단화 형식으로 그려진 이 잔혹한 풍경 상단에는 기독교적 낙원의 풍경이 우뚝 서 있다. 전혀 이질적인 세계를 한 화폭에 담은 이유가 있다. LA 폭동 당시 백인 중산층 지역은 보호해준 경찰이 코리아 타운은 보호막 아래 배제하며 한인 이민자들이 폭력에 무방비로 당하게 했다는 작가의 비판적 시각을 녹인 것이다. 홍익대 예술학과를 졸업한 뒤 LA에서 이민자로 살며 영화 ‘스타워즈’ 제작사에서 10년간 일한 이력을 지닌 켄건민(48) 작가의 신작 ‘1992 웨스턴 애비뉴’ 이야기다. 그의 또 다른 신작 ‘2022-1988’은 ‘88올림픽’ 때 1년간 올림픽 행사에 동원되며 아동권과
  • ‘세계유산 가야 문화와 삶’ 속속들이 알고 싶다면 이곳으로

    ‘세계유산 가야 문화와 삶’ 속속들이 알고 싶다면 이곳으로

    ‘자줏빛 줄이 하늘에서 드리워져 땅에 닿았다. 줄이 내려온 곳에 가 보니 붉은 보자기에 싸인 금빛 상자에 황금알이 여섯 개 담겨 있었다. 10여 일이 지나 상자를 열어 보니 알 여섯 개가 모두 어린아이가 되어 있었다. 처음 태어난 아이 이름을 수로라 짓고, 그 아이가 세운 나라의 이름을 대가락 또는 가야라 하였다. 나머지 다섯 아이도 다섯 나라의 왕이 되었다.’ 삼국유사 가락국가에서 기록한, 가야가 처음 세워진 날이다. ‘세계유산 가야’를 더 알고 싶다면 이곳을 찾으면 된다. 우리나라 대표 가야사 특화 박물관인 국립김해박물관이 이달 23일부터 ‘세계유산 가야’를 상설 전시하고 있다. 국립김해박물관은 1998년 금관가야 중심지인 구지봉 언덕에서 문을 열었다. 2021년부터 준비기간을 거쳐 박물관 1·2층을 새로 단장하고 최신 가야 문화 연구 성과와 발굴자료를 반영해 ‘세계유산 가야’를 선보이게 됐다. 2022년 9월에는 2층(가야와 가야사람들)을 개선했고, 이후 1층(가야로 가는 길)을 전관 리모델링했다. 누구나 편안하고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장벽 없는(barrier free) 관람 동선도 만들었다. 전시관 1층 ‘가야로 가는 길’은 가야 이전 사람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