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전시
  •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당신의 행복 찾아라”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당신의 행복 찾아라”

    직관적이고 찰나적으로 그려진 듯한 형상들이 겹침과 뒤틀림, 모호함으로 뒤섞여 ‘불협화음의 매혹’을 빚어낸다. 하나하나 자세히 뜯어보면 테니스공, 나비, 화분, 꽃병 등 일상에서 익숙하게 보는 사물들이다. 대담한 색채와 속도감 넘치는 선으로 뒤엉긴 사물들은 서로 간의 조합으로 새로운 우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이런 독창적인 화법으로 컬렉터들의 사랑을 받는 미국 작가 에디 마티네즈(47). 올해 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서 산마리노 공화국 전시관 대표 작가로 선정되기도 한 그의 지난 20년 작업을 서울에서 본다. 마곡동 스페이스K 서울에서 6월 16일까지 열리는 개인전 ‘투 비 컨티뉴드’(To be Continued)에서다. ‘앞으로도 계속’이란 뜻의 전시 제목은 자신이 매료된 일상의 소재들을 반복해 그리며 변주해 나가는 작가의 작업과 닮았기도 하다. 전시에는 구상과 추상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작가의 회화와 드로잉 34점이 나왔다. 특히 가로 6.7m 크기의 대작 ‘은하계 같은 풍경-로지아에서 바라보다’는 검은 윤곽선과 화려한 색채가 두드러지는 그림을 마치 눈보라가 친 듯 흰색으로 덮어 ‘지움’으로써 드러나는 ‘새로운 발견과 가능성’이 인
  • 조선 후기 ‘평양 화단’ 이끈 양기훈 그림 원주박물관서 도난

    조선 후기 ‘평양 화단’ 이끈 양기훈 그림 원주박물관서 도난

    공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조선 후기 화가 석연 양기훈(1843~?)의 그림이 도난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강원 원주시에 있는 공립박물관인 원주시역사박물관은 지난해 말 ‘양기훈 필 노안도’(蘆雁圖) 1점이 사라졌다며 문화재청에 도난 신고를 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넉 달이 지났는데도 아직 그림의 행방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물관 측은 지난해 12월 8일 오후 5시 10분경 박물관 민속생활실에 전시돼 있던 그림이 없어진 것을 파악하고 문화재청에 신고했다. 그 전 달인 11월 20일 이후 그림이 사라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박물관은 그간 양기훈의 노안도를 전시실 벽에 걸어 보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도난과 관련한 명확한 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폐쇄회로(CC)TV 화면을 보며 박물관을 오고간 사람들을 확인했으나 도난당한 그림이 전시된 공간을 정확하게 비추는 화면은 없었다고 한다. 현재 경찰 수사도 진행 중이다. 노안도는 갈대와 기러기를 함께 그린 그림을 뜻한다. 옛 산수화에서 자주 쓰이는 소재이기도 하나 노후의 편안한 삶을 뜻하는 ‘노안’(老安)과 음이 같아 이를 기원하는 그림으로 인기가 많았다. 사라진 그림은
  • 국립중앙박물관 연간 관람객 첫 400만명 넘어

    국립중앙박물관 연간 관람객 첫 400만명 넘어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관람객 수가 처음 400만명을 넘어 아시아 1위, 전 세계 6위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영국의 미술 전문 매체 ‘아트 뉴스페이퍼’가 지난해 박물관·미술관 관람객 수를 조사한 결과 2023년 한국의 국립중앙박물관 연간 관람객 수는 418만 285명이라고 7일 밝혔다. 조사에 참여한 전 세계 박물관과 미술관 기준으로 6위에 해당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이 공개한 연도별 관람객 수를 보면 지난해 관람객 수는 전년도 341만 1381명보다 22.5% 늘어난 것으로 1945년 개관 이후 최대다. 아트 뉴스페이퍼 조사 결과를 보면 연간 관람객 수 1위는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으로 886만명이었다. 676만 4858명의 관람객이 찾은 바티칸 박물관이 뒤를 이었고 영국 박물관(583만 860명),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536만 4000명), 영국 런던 테이트 모던(474만 2038명) 순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6위인 국립중앙박물관의 관람객 수는 아시아에서는 가장 높은 순위다. 아시아 지역의 경우 홍콩 엠플러스 미술관이 관람객 수 279만 7616명으로 15위, 일본 도쿄 국립신미술관은 225만 758명으로 21위를 기록했다.
  • 한국화랑협 “박수근·이중섭 위작 의심”…美 라크마 미술관에 질의서 발송키로

    한국화랑협회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카운티미술관(LACMA:라크마)에서 진행 중인 박수근·이중섭 작가 전시 작품을 위작이라 의견을 모으고, 해당 미술관에 진품 확인 근거를 묻는 공식 질의서를 보내기로 했다. 화랑협회가 해외 미술관에 위작 관련 공식 질의서를 보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질의서에는 현재 라크마에서 진행 중인 ‘한국의 보물들’전에 출품된 박수근·이중섭 작품의 진품 확인 근거와 전시 배경 등을 묻는 내용이 담긴다. ‘위작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의견도 포함될 예정이다. 아시안 미술컬렉션으로 유명한 라크마는 2월 25일부터 80대 재미교포 수집가의 한국 고미술 및 근대미술 컬렉션 기증전 ‘한국의 보물들’을 진행 중이다. ‘국민작가’로 불리는 이중섭(1916~1956), 박수근(1914~1965)의 작품 4점이 포함됐는데, 개막 직후부터 현지 컬렉터들 사이에서 도상 배치나 표현 기법 등이 의심스럽다는 지적이 나왔다. 문제작은 박수근의 작품으로 명기한 유화작품 ‘와이키키’와 ‘세 명의 여성과 어린이’, 이중섭 작품으로 소개된 ‘황소를 타는 소년’과 ‘기어오르는 아이들’이다. 한국 화랑협회 감정운영위원회와 협회 감정위원인 윤범모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박수
  • 칠보산 위로 펼쳐지는 양방언의 선율…문화재청, 감사패 수여

    칠보산 위로 펼쳐지는 양방언의 선율…문화재청, 감사패 수여

    우리 문화재를 위해 재능기부를 한 재일교포 작곡가 양방언이 문화재청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문화재청은 4일 국립고궁박물관 기획전시실과 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에서 선보이는 ‘작은 금강, 칠보산을 거닐다 : 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 소장 칠보산도병풍 디지털 영상 전시’의 음악 제작에 재능기부로 참여한 양방언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고 밝혔다. 19세기 그려진 작자미상의 ‘칠보산도병풍’은 함격북도 명천에 있는 칠보산 일대의 모습을 비단 위에 수묵담채로 그린 10폭 병풍 그림이다. 국립고궁박물관과 클리블랜드미술관에서 지난달 15일 개막한 ‘작은 금강, 칠보산을 거닐다’는 국립고궁박물관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 클리블랜드미술관이 협업해 칠보산도병풍을 소재로 제작한 디지털 영상 전시다. 이번 전시를 위해 양방언 작곡가는 섬세하고 다채로운 음악을 선사했다. 여기에 배우 류준열이 감성적인 목소리로 해설을 보태 낮과 밤 또는 눈·비 등을 표현한 영상 효과와 함께 관람객의 몰입감을 높였다. 문화재청은 공로를 특별히 인정해 감사패를 제작했다. 일본에서 활동 중인 양방언이 이번에 한국을 방문함에 따라 이날 국립고궁박물관에 초청해 최응천 문화재청장이 직접 감사패를 증정했다. 양방언은 전시를
  • 이건희 컬렉션, 전국 박물관서 만나요

    이건희 컬렉션, 전국 박물관서 만나요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이 평생 수집한 서화, 조각, 도자 등이 전국에 있는 국립박물관에 전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역사·학술적 가치가 높은 이 선대 회장이 기증한 문화유산 총 963건, 2245점을 전국 10개 소속 국립박물관으로 옮겨 상설 전시한다고 3일 밝혔다. 이 중에서 국보, 보물 등 국가지정문화재는 총 13건, 107점이다. 중앙박물관은 각 지역 박물관의 특성을 반영해 유물을 배치할 계획이다. 청동기시대 의례나 의식을 행할 때 흔들어 소리를 내던 청동방울로 충남 논산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 국보 ‘전 논산 청동방울 일괄’은 부여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국보 ‘대구 비산동 청동기 일괄’과 보물 ‘전 고령 일괄 유물’ 등 경북 지역 고대 문화와 관련이 있는 유물은 대구박물관으로 옮겨진다. 통일신라 때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불상으로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으로부터 입수했다고 전해지는 보물 ‘금동여래입상’은 경주박물관에 전시한다. 또 국보 ‘백자 청화죽문 각병’은 광주박물관에, 화가 채용신(1850~1941)이 1920년대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간재(艮齋) 전우(1841~1922)의 초상’ 등은 전주박물관으로 이동한다. 유물은 올해 안에 옮겨 상설
  • 다른 듯 같은, 또 다른 나의 초상

    다른 듯 같은, 또 다른 나의 초상

    오타(43) 작가는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전업 화가로 살아갈 길을 찾지 못했다. 일단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는 모션그래픽 디자이너로 15년간 일하며 늘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압박감, 초조함에 시달렸다. 번아웃(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으로 무기력해지는 현상)이 찾아온 것. 결국 “내 것을 하자”는 열망에 다시 캔버스 앞에 앉은 그가 그리는 것은 자신의 20~30대 때처럼 이리저리 치이며 결국 무기력해진 현대사회 청춘들의 초상이다. 보색 대비의 색감이 두드러지는 배경 속 카드 점을 보거나 포천쿠키를 앞에 둔 인물들은 우연으로 추동되는 삶의 불확실성과 불안 속에 ‘숨을 고르듯’ 무표정으로 상념에 잠겨 있다. 서울 중구 세종대로 아트스페이스 호화에서 선보이고 있는 기획전 ‘인사이드 아웃’에서는 이렇듯 ‘나’와 다른 듯 같은 ‘또 다른 나’의 초상이 즐비하다. 3040 여성 작가 4인이 제각기 다른 이미지와 풍경, 색채의 조합으로 우리의 모습을 반추하게 한다. ‘안과 밖을 뒤집다’는 뜻의 전시명은 타인과의 소통에 양가적인 태도를 보이는 요즘 현대인을 겨냥한 것이다. 팬데믹 기간을 지나며 물리적 대인 관계의 단절, 소통의 어려움을
  • 예술로 4·3을 기억하다… 축제로 4·3을 마주하다

    예술로 4·3을 기억하다… 축제로 4·3을 마주하다

    76년이란 세월이 흘렀는데 4·3은 왜 말만 들어도 가슴이 저며오는 걸까. 이런 제주인의 가슴을 쓰다듬는 문화행사가 줄을 잇고 있다. 제주민예총은 다음달 6일 오후 1시부터 4·3평화공원 야외무대에서 ‘2024 제주4·3 항쟁 76주년, 제31회 4·3 예술축전’을 개최한다. 제주작가회의 김경훈 시인의 여는 시를 시작으로 모두 8개의 판으로 준비된다. 제주큰굿보존회 서순실 심방의 ‘제주의 영혼을 위로하는 의식’, 칼림바 연주와 함께 일본에서 4·3을 알리는 데 애썼던 고(故) 김민주 선생이 기억하는 ‘김민주의 노래’ 등이 펼쳐진다. 제주4·3평화재단은 지난 25일부터 5월 5일까지 제주4·3평화기념관 기획전시실에서 ‘제주 4·3 사진작가 초대전 : 4·3을 담다’를 열고 있다. 사진작가 강정효, 김기삼, 박정근, 양동규 등 4인의 작품 200여 점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번 전시회는 올해 76주년을 맞은 제주4·3을 다양한 시선을 통해 기억하며, 아직도 계속되는 제주의 아픔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많은 이들의 노력에 대한 기억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4·3광풍에 제주 떠난 재일동포의 삶을 투영한 연극도 무대에 오른다. 제주와 일본 오사카를 배경으로 서로
  • 95년만에 마주한 ‘백제의 미소’…한중일 불교미술 속 ‘여성의 마음’

    95년만에 마주한 ‘백제의 미소’…한중일 불교미술 속 ‘여성의 마음’

    계란형의 우아한 얼굴에 오똑한 콧날, 입꼬리를 또렷이 올린 지은 선명한 미소는 청년의 것이다. 하지만 허리를 살짝 비틀어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곡선미가 돋보이는 신체와 의상은 여성의 자태를 연상시킨다. 7세기 중반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높이 26.7㎝ 크기의 일명 ‘백제의 미소 불상’, 금동 관음보살 입상과 마주한 첫인상이다.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이 동아시아 불교미술 속 여성의 존재를 조명한 기획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을 열며 이 불상을 95년만에 국내 관람객에게 선보였다. 1907년 부여의 한 절터에서 출토된 이 불상은 1929년 대구 전시 이후 일본인 소장가 손에 들어가며 국내에서 자취를 감췄다. 문화재청이 지난 2018년 일본 개인 소장가와 환수 협상을 벌였으나 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다시 수면 아래로 잠긴 사연을 품고 있어 관심이 모인다. 한중일 세 나라의 불교 미술에 담긴 여성의 번뇌와 염원, 공헌을 짚어보는 이번 전시에는 이처럼 국내에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 ‘감지금니 묘법연화경 1~7권’, ‘수월관음보살도’, ‘아미타여래삼존도’ 등 9점에 이른다. 2년여간 준비한 전시는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보스턴미술관, 영국박물관, 도쿄국립박물관
  • 미술시장 열린다… 더 젊어진 화랑미술제

    미술시장 열린다… 더 젊어진 화랑미술제

    미술 시장의 판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올해 첫 대형 아트페어 ‘화랑미술제’가 젊은 작가와 신선한 감각의 작품을 전면에 포진시키며 컬렉터들을 공략한다. 오는 4월 4~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C, D홀에서 열리는 ‘2024 화랑미술제’에는 156개 갤러리가 참여해 작가 900여명의 작품 1만여점을 선보인다. 화랑미술제를 주최하는 한국화랑협회 황달성 회장은 “올해 화랑미술제는 예년보다 신진 작가들이 더 많이 출품해 젊어진다”며 “기존 컬렉터들에게는 또 다른 취향 발견의 기회가, 신규 컬렉터들에게는 미술 시장 입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모든 갤러리가 6명 이하 작가의 작품만 부스에 내걸도록 했다. 나열식이 아닌 세심하게 기획된 전시로 질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젊어진 아트페어’라는 기조에 맞게 젊은 작가들을 내세운 화랑들의 시도가 특히 눈에 띈다. 옛것과 새것의 교감에 주목해 온 학고재는 이우성, 장재민, 지근욱, 김은정 등 한국 현대미술을 이끌어 갈 새 주자들의 작업을 소개한다. PKM갤러리는 ‘붓질’이라는 근원적 행위로 회화의 본질을 파고든 신민주를 조명하는 부스를 마련한다. 갤러리바톤은 서울시립미술관, 금호미술관 등 주요
  • 4인4색… 4·3진상규명 여정을 기록하다

    4인4색… 4·3진상규명 여정을 기록하다

    제76주년 제주 4·3희생자 추념식이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4·3 진상규명의 여정을 기록해 온 사진작가 4명의 초대전이 열려 주목받고 있다. 제주4·3평화재단은 오는 25일부터 제주4·3평화기념관 기획전시실에서 ‘제주4·3 사진작가 초대전: 4·3을 담다’를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작가 강정효, 김기삼, 박정근, 양동규의 사진 200여점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번 전시는 공개적인 첫 추모제였던 1989년 41주기 추모제부터 최근까지 유족들의 모습과 학살의 풍경, 그리고 희생자들을 위령하기 위한 故 정공철 심방의 생전 모습을 담고 있다. 작가 강정효는 1990년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진상규명운동 시기에 따라 변화해 가는 유족들의 표정을 클로즈업한다. 4·3 역사의 진전과 함께 어둠에서 빛으로 변모하는 유족들의 얼굴을 섬세하게 포착하고 있다. 박정근 작가는 지난 2018년 4·3 70주년부터 최근까지 진행한 ‘옛날사진관’ 프로젝트에서 담은 유족들의 사진을 선보인다. 김기삼 작가는 1989년 41주기 추모제를 시작으로 2012년 강정마을 4·3해원상생굿까지 4·3의 원혼들을 달래는 자리에 늘 함께 해 온 故 정공철 심방(무당)의 모습을 담은 작품을 선보인다
  • 구순에 화업 정점… “동서남북 작가로 작품 남기고 싶어”

    구순에 화업 정점… “동서남북 작가로 작품 남기고 싶어”

    베네치아비엔날레 앞둔 ‘전성기’ 아르헨서 40년… 거점 옮겨 한국행 남미 에너지 응축된 회화도 전시 “어디서든 작업하는 마음 똑같이 내 삶 모든 것 표현한 것, 내 예술” 노장은 매일 자신의 몸피보다 더 큰 나무를 전기톱으로 거침없이 자르고 깎아 낸다. 나무를 며칠이고 바라보며 그 숨결과 향, 근육을 오롯이 파악한 뒤에야 시작되는 작업이다. 이렇게 나무 고유의 성정을 존중하고 탐구하며 재료와 한 몸이 되는 순간 그는 “내가 또 하나의 생명으로 잉태되는 듯하다”고 말한다. 나무에 매료돼 고국을 떠나 아르헨티나에서 40년간 뿌리내리며 독창적 시각예술을 일궈 온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89). ‘예술가가 돼야겠다’는 일념과 꾸준함으로 구순의 나이에 화업 인생의 ‘정점’을 맞은 그가 상업 갤러리에서의 첫 전시로 반세기 작업을 소개한다.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오는 4월 28일까지 열리는 개인전에 나온 원목 조각, 채색 나무 조각, 회화 등 51점의 작품은 저마다의 곡절 깊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그간 주류 미술계에서 벗어나 활동해 온 그는 지난해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전시로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전시로 올 1월 국제갤러리, 뉴욕의 유명 화랑 리만
  • 구순에 화업 ‘정점’ 김윤신 “‘동서남북 작가’로 더 좋은 작품 남기고파”

    구순에 화업 ‘정점’ 김윤신 “‘동서남북 작가’로 더 좋은 작품 남기고파”

    노장은 매일 자신의 몸피보다 더 큰 나무를 전기톱으로 거침없이 자르고 깎아낸다. 나무를 며칠이고 바라보며 그 숨결과 향, 근육을 오롯이 파악한 뒤에야 시작되는 작업이다. 이렇게 나무 고유의 성정을 존중하고 탐구하며 재료와 한 몸이 되는 순간을 그는 “내가 또 하나의 생명으로 잉태되는 듯하다”고 말한다. 나무에 매료돼 고국을 떠나 아르헨티나에서 40년간 뿌리내리며 독창적 시각예술을 일궈온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89). ‘예술가가 되어야겠다’는 일념과 꾸준함으로 구순의 나이에 화업 인생의 ‘정점’을 맞은 그가 상업갤러리에서의 첫 전시로 반세기 작업을 소개한다.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4월 28일까지 열리는 개인전에 나온 원목 조각, 채색 나무 조각, 회화 등 51점의 작품은 저마다의 곡절 깊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그간 주류 미술계에서 벗어나 활동해 온 그는 지난해 2~5월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전시로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전시로 올 1월 국제갤러리, 뉴욕의 유명 화랑 리만머핀과 전속 계약을 맺었다. 1월말에는 새달 열리는 제60회 베네치아비엔날레 본전시 참여 작가로 호명되며 최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어디서든 작업하는 마음 똑같아 내 삶 모
  • 파리에 낭만과 추억 한 스푼…파리지앵 화가가 그린 따뜻한 풍경

    파리에 낭만과 추억 한 스푼…파리지앵 화가가 그린 따뜻한 풍경

    올여름 프랑스 파리는 2024 파리올림픽 개최로 전 세계 사람들의 시선이 쏠릴 예정이다. 베르사유궁전 정원에서 승마, 앵발리드에서 양궁, 그랑팔레에서 펜싱과 태권도 등 찬란한 역사 유산에서 경기를 펼치는 꿈 같은 일에 기대감이 크다. 파리올림픽을 직접 가서 그림 같은 풍경을 보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크겠지만 가고 싶어도 직장에서 못 가게 막을 수도 있고 휴가가 부족해 못 갈 수도 있겠다. 그림 같은 파리를 못 보는 아쉬움을 달랠 전시 ‘미셸 들라크루아, 파리의 벨 에포크전(展)’이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오는 31일까지 열린다. 여름에 파리에 못 가는 아쉬움이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파리로 갈 계획이 있는 사람도, 파리에 좋은 추억이 가득한 사람도 보면 좋은 전시다. 지난해 개막한 전시는 현존하는 최고의 파리지앵 화가 미셸 들라크루아(91)의 작품 200여점이 걸려 있다. 화가의 탄생 90주년을 기념한 인생 최대 규모의 전시로 그가 추억하는 1930년대 파리의 모습이 따뜻하게 담겨 있다. 작가는 파리에서 태어나 파리에서 대부분의 일생을 보낸 찐 파리지앵이다. 50년 이상 파리를 그려내며 파리의 풍경뿐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정서, 작가가 각인
  • 33개 국립박물관, 40개 공립미술관 평가인증…국립중앙박물관 등 8개관, 서울시립미술관 등 3개관 ‘우수’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립박물관 33개 관과 공립미술관 40개 관을 올해 평가 인증했다고 13일 밝혔다.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따라 등록 후 3년이 지난 기관은 3년 마다 평가를 받아야 한다. 올해 대상은 국립박물관 49개 관과 공립미술관 67개 관이었다. 이 가운데 100점 만점에 총점 90점 이상을 받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 등 국립박물관 8개 관과 서울시립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 백남준아트센터의 공립미술관 3개 관은 ‘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인증 박물관·미술관은 옥외 간판과 각종 문서, 홍보물, 박물관 또는 미술관 누리집 등에 해당 인증 사실과 내용을 표시할 수 있다. 평가는 설립목적의 달성도, 조직·인력·시설 및 재정관리의 적정성, 자료의 수집 및 관리의 충실성, 전시 개최 및 교육프로그램 실시 실적, 공적 책임 등 5개 범주(13개 지표)로 실시한다. 이번 평가는 평가인증심사위원회가 지난해 7~12월 서면 평가, 현장 조사, 종합평가를 진행했다. 국립박물관 평가인증에서 국립박물관 전체가 ‘전시 개최 및 교육프로그램 실시 실적’ 달성도 84.1%를 기록해 코로나19 상황임에도 온라인 서비스 등을 제공해 상당히 높은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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