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세자르, 코스타리카 나바스, 벨기에 쿠르투아, 독일 노이어 등 경쟁
최근 십수년 동안 세계 최고의 골키퍼로 쌍벽을 이룬 잔루이지 부폰(이탈리아), 이케르 카시야스(스페인)가 물러난 자리는 누가 차지할까.부폰과 카시야스가 ‘굴욕’을 맛보면서 조별리그 탈락과 함께 떠나자 새로운 세계 정상급 수문장들이 왕좌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2일(한국시간)까지 치러진 16강전 여덟 경기 가운데 무려 다섯 경기의 ‘맨 오브 더 매치’(MOM)가 골키퍼였다.
이들은 실점이나 다름없는 상황에서도 온몸을 던져 골라인 통과를 허용하지 않으면서 최종 방어선 역할을 톡톡히 했다.
가장 먼저 스타 골키퍼로 부상한 이는 멕시코의 기예르모 오초아(아작시오)다.
오초아는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개최국 브라질의 대공세를 모조리 돌려세우며 0-0 무승부를 이끌었다.
파마머리에 헤드 밴드를 하고 슛을 쳐내고서 무덤덤한 표정으로 동료 수비수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거리는 모습은 어느덧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16강 네덜란드전에서 후반 종료 직전 페널티킥 결승골을 내주기는 했지만 활약을 인정받아 MOM으로 선정됐다.
알제리의 라이스 엠볼히(CSKA소피아), 미국의 팀 하워드(에버턴)는 16강에서 독일과 벨기에의 파상공세를 맞아 정규시간을 무실점으로 버티면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간 공로로 패배하고도 MOM이 됐다.
코스타리카의 케일러 나바스(레반테)는 16강전 승부차기에서 그리스의 네 번째 슛을 쳐내면서 당당히 MOM으로 선정됐다.
그는 앞서 잉글랜드와의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도 무실점 기록으로 MOM이 됐다.
브라질의 줄리우 세자르(토론토) 역시 16강 칠레전 승부차기에서 두 번이나 슛을 막아냈다.
골을 넣어야 이기는 축구 경기에서 이들 골키퍼가 MOM으로 선정된 것은 상대의 파상공세 때문에 웬만한 필드플레이어를 능가할 만큼 TV 화면에 자주 비쳤고 이들의 슈퍼세이브는 득점과 다름없는 효과가 있었다는 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황제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들이 화력을 뿜어내는 8강 토너먼트 이후에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패배한 팀들의 골키퍼에게 이목이 쏠린 것은 실상 소속 팀이 그만큼 상대의 많은 공격을 허용하다 보니 일어난 불가피한 현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8강 진출국은 브라질, 독일, 프랑스, 벨기에,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네덜란드.
브라질의 세자르, 코스타리카의 나바스, 벨기에의 티보 쿠르투아(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독일의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는 조별리그와 16강에서의 활약으로 먼저 눈도장을 찍었다.
콜롬비아의 다비드 오스피나(니스), 프랑스의 위고 로리스(토트넘), 아르헨티나의 세르히오 로메로(모나코), 네덜란드의 야스퍼르 실레선(아약스)도 호시탐탐 정상을 노린다.
월드컵 최고의 수문장으로 등극한 이에게는 대회 종료 후 ‘골든 글러브’(구 야신상)가 주어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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