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단이니까” vs “라마단이지만”

“라마단이니까” vs “라마단이지만”

입력 2014-06-30 00:00
수정 2014-06-30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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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 “물도 안 마실 것” 獨외칠 “올핸 안 지켜”… 32년 만에 리턴매치 변수

‘사막의 여우’가 신앙의 힘으로 ‘전차군단’을 이겨 낼까.


알제리는 1일 포르투알레그리의 베이라히우 경기장에서 유력한 우승 후보인 독일과 역사적인 16강전을 벌인다. 알제리는 1982년 스페인대회 조별리그에서 옛 서독에 패배를 안겨 세계를 놀래킨 뒤 승부조작에 가까운 서독의 꼼수에 휘말려 16강에 오르지 못한 설움을 32년 만에 풀어야 한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29일 시작된 라마단 금식이다. 마호메트가 알라에게 계시를 받은 이슬람력(歷) 아홉 번째 달을 기리는 한 달 동안 노약자나 환자, 임산부를 제외한 이슬람 신자들은 일출부터 일몰까지 음식은 물론 물도 마시지 못한다.

12곳 경기장 가운데 가장 남쪽인 포르투알레그리에서 현지시간 오후 5시에 경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사정은 나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경기 도중 한 방울의 물도 마시지 않는다면 선수들의 탈수 현상 때문에 몸에 치명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 경기력도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된다. 일단 알제리 선수 대다수는 금식하는 원칙을 따라 물을 마시지 않기로 했다. 주장 마지드 부게라는 “일부 선수들은 금식을 늦게 시작하려고 하지만 난 몸 상태가 괜찮아 바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금식 선수 관련 권위자인 하킴 찰라비가 알제리 선수들을 유심히 살펴보기로 했다. 찰라비는 “라마단 기간에는 선수들의 허리 아래, 관절, 근육 등에 부상 위험이 높아진다”면서도 “진정 금식을 원하는 선수들은 신기하게도 이 기간에 더 나은 기량을 선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반면 독일 선수 중 유일한 무슬림인 메주트 외칠은 “월드컵은 내 일”이라며 “올해는 라마단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앞서 오후 1시 나이지리와 8강 진출을 겨루는 프랑스도 폴 포그바가 이슬람 신자라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디디에 데샹 프랑스 감독은 “어떤 지시를 내릴 생각이 없다”면서 “종교를 존중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2014-06-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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