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컬스데이’ 태풍, 세계 강호 다 쓸어버렸다

대한민국 ‘컬스데이’ 태풍, 세계 강호 다 쓸어버렸다

한재희 기자
입력 2018-02-19 23:26
수정 2018-02-20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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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위 스웨덴마저 격파…5승 1패로 리그 단독 선두

OARㆍ美ㆍ덴마크전 남아
2승 더하면 4강 진출 확정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 선수들이 19일 강원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예선 6차전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7-6으로 승리한 뒤 관중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랭킹 1위 캐나다와 2위 스위스, 4위 영국, 10위 중국에 이어 5위 스웨덴까지 잡으며 이번 대회에서 돌풍의 주역으로 부상했다. 강릉 AP 연합뉴스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 선수들이 19일 강원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예선 6차전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7-6으로 승리한 뒤 관중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랭킹 1위 캐나다와 2위 스위스, 4위 영국, 10위 중국에 이어 5위 스웨덴까지 잡으며 이번 대회에서 돌풍의 주역으로 부상했다.
강릉 AP 연합뉴스
한국 여자 컬링대표팀은 ‘포커페이스’로 유명하다. 경기에만 집중하다 보니 질 때나 이길 때나 대부분 무표정이다. 맞붙는 팀으로부터 “로봇 같다”는 농담을 듣기도 했다. 그런 대표팀이 요즘 자주 울먹인다. 중국과 평창동계올림픽 예선전을 마친 뒤 김민정(37) 감독이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눈물을 쏟아냈고, 스웨덴전 뒤엔 주장 김은정(28)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비인기 종목으로 서러웠던 기억과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데 대한 기쁨이 섞인 눈물이다.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은 19일 강원 강릉 컬링센터에서 진행된 평창올림픽 예선에서 단독 1위를 달리던 스웨덴을 7-6으로 물리치는 감격을 맛봤다. 무패 행진을 벌이던 스웨덴은 이날 한국과 일본에 모두 패하면서 공동 2위(5승2패)로 주저앉았다. 그 덕에 한국은 5승1패로 단독 선두를 질주하게 됐다. 컬링에선 10개국이 9경기씩 풀리그를 치른 뒤 상위 4개국이 플레이오프(PO)를 벌여 메달을 정하는데 이로써 한국은 예선 통과의 8부 능선을 넘었다. 남은 경기에서 2승을 더하면 4강 합류가 확정되고 1승만 보태도 경우의 수나 타이브레이커 경기를 통해 PO에 진출할 수 있다.

세계 랭킹 8위인 한국은 잇달아 강자와 마주치고 있지만 거칠 게 없다. 톱랭커 캐나다를 비롯해 스위스(2위), 영국(4위), 중국(10위), 스웨덴(5위)을 차례로 격파해 ‘강팀 킬러’로 자리매김을 했다. 이겨야겠다는 의욕에 짓눌려 오히려 샷에 집중하지 못했던 일본(6위)에 당한 패배가 유일하다.

앞으로 OAR(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3위), 미국(7위) 덴마크(9위)와의 대결을 남겼는데 모두 이번 올림픽에서 중하위권을 맴도는 팀이라 해볼 만하다는 평가를 듣는다. 예선 1위가 4위, 2위가 3위와 PO를 치르는데 1위 자리를 지킬 경우 상대적으로 약자와 붙는 이점을 얻는다.

이제 ‘꽃길’만 남은 것 같지만 김 감독은 고개를 내젓는다. “컬링은 아직 가시밭길”이라고 강조한다. 국내 컬링 실업팀은 남자 3개팀, 여자 4개팀, 믹스더블(혼성) 2곳에 불과하다. 등록 선수는 총 800여명이고 컬링 전용 빙상장도 휠체어 컬링장까지 합쳐 전국에 6곳뿐이다. 이렇게 열악한 저변을 가진 형편에 등록선수 150여만명, 경기장 1400개를 자랑하는 캐나다와 맞붙어 승리를 거뒀다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한편 남자 컬링 대표팀은 이탈리아를 8-6으로 누르며 2승(5패)째를 올려 PO 진출에 ‘실낱 희망’을 밝혔다.

강릉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8-02-2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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