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ㆍ영국 이어 중국에 대승
스킵 김은정 등 4명의 Kim자매작년 아시안게임 결승 패배 설욕
예선 4승1패… “새 역사 쓰겠다”
한국 컬링 여자 대표팀이 예선 5차전에서 중국에 대승을 거두며 메달을 향한 쾌속 질주를 시작했다.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의 스킵(주장) 김은정(가운데)이 18일 강원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중국과의 예선 5차전에서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 대표팀은 중국을 12-5로 꺾고 4승1패를 기록, 4강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강릉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강릉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이날 경기에는 후보 김초희(22)가 리드로 처음 출전해 세컨드 김선영(25), 서드 김경애(24), 스킵 김은정(28)과 호흡을 맞췄다. 경기 초반 한국은 유리한 후공을 잡은 1·3·5엔드를 모두 빅엔드(3점 이상 획득)로 마무리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2010 밴쿠버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스킵 왕빙위(34)가 정교한 투구로 초반 대량 실점에 흔들리던 팀을 추스르려 했지만 김은정이 완벽한 샷으로 견제하면서 중국은 그대로 무너졌다.
5엔드까지 김은정의 테이크아웃(상대 스톤을 하우스에서 제거하는 것) 활약에 2-10까지 뒤진 중국은 굿게임(게임 포기) 위기에 몰렸지만 6엔드 왕빙위가 마지막 투구에서 더블 테이크 아웃을 하며 2점을 획득, 뒤늦게 추격을 시작했다. 한국은 7엔드에서 유리한 후공을 잡았지만 오히려 중국에 1점을 내주는 스틸(후공 팀이 실점)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8엔드에서 후공을 잡은 한국은 2점을 추가해 중국의 기권을 끌어냈다.
중국은 세계 랭킹 10위로 한국보다 두 계단 낮지만 지난해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결승에서 한국을 꺾고 금메달을 따낸 바 있다. 당시 점수는 이날 점수와 반대인 5-12였다. 김은정은 당시 자신의 실수로 금메달을 놓친 한을 그대로 되갚았다.
김초희는 경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중요한 시점에 제가 들어가 흐름을 끊기지 않게 해 다행이다”며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더 집중해 잘 만들어가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민정 감독은 “한국 컬링이 아직은 고속도로가 아닌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며 “저희를 통해서 컬링이 잘 알려지고 좀더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경쟁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희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고 말하다가 그동안 겪었던 힘든 일이 생각난 듯 눈물을 보인 김민정 감독은 “올림픽 3승, 4승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하면 최선을 다해 새로운 역사를 썼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강릉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8-02-1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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