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이 갈라지니 스케이트화 벗지도 못하고 피신했다”

“빙판이 갈라지니 스케이트화 벗지도 못하고 피신했다”

최병규 기자
입력 2018-02-17 16:27
수정 2018-02-17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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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센다이 쓰나미’ 피해자
동계올림픽 역대 1000번째 금메달 주인공으로도 기록
하뉴 유즈루가 17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남자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연기를 마친 뒤 흡족한 표정을 짓고 있다. 2018.2.17연합뉴스
하뉴 유즈루가 17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남자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연기를 마친 뒤 흡족한 표정을 짓고 있다. 2018.2.17연합뉴스
66년 만에 피겨 남자싱글의 올림픽 2연패를 일권낸 하뉴 유즈루(24)는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쓰나미가 밀어닥쳤던 센다이가 고향이다.

당시 하뉴는 스케이트장에서 훈련하다 빙판이 갈라지는 바람에 스케이트를 신은 채 피신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아수라장이 된 고향을 떠나 일본 전국을 돌아다니며 훈련했다.

하뉴는 17일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206.17점을 받아 총점 317.85점으로 우승한 뒤 “나를 지지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금메달을 갖고 일본으로 돌아가면 지진으로 시름 했던 분들이 특히 기뻐해 주실 것 같다”고 각별한 우승 소감을 밝혔다.

그는 “당시 전기, 수도가 끊기는 등 굉장히 힘들었다”라며 “쓰나미와 원전 사고로 피해를 받은 이웃들이 매우 많다. 용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 직후 흘린 눈물의 의미에 관해선 “그동안 도와주셨던 분들이 생각나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인생의 목표에 얼마나 다가갔나’라는 질문엔 “어렸을 때 세웠던 목표에 절반쯤 지나간 것 같다”라고 밝혔다.

하뉴는 “에르난데스가 있어 힘든 훈련을 이겨낼 수 있었다”며 동메달을 획득한 스페인의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에게도 고마움을 표현했다. 둘은 캐나다 토론토에서 브라이언 오서 코치에게 나란히 지도를 받고 있다. 한국대표팀의 차준환도 오서 코치의 제자다.

하뉴는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3연패에 도전할 것인가’라는 질문엔 “지금으로선 오른쪽 발목 부상을 회복하는 것이 먼저”라며 “3연패가 쉬운 일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홈페이지에서 하뉴가 역대 대회 1000번째 금메달을 땄다고 밝혔다. 1924년 프랑스 샤모니 초대 동계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미국의 찰스 주트로가 첫 금메달을 수확한 이후 94년 만의 1000번째 금메달이 하뉴에게 돌아간 것이다. 하뉴의 이 금메달은 모두 102개가 걸린 평창동계올림픽 금메달 가운데 49번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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