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 장애인 아이스하키 경기가 치러진 17일 강릉하키센터에 힘찬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우리 대표팀은 이날 3-4위 결정전에서 이탈리아를 꺾고 한국 장애인 아이스하키 사상 처음으로 동계패럴림픽에서 메달을 따냈다. 동메달이었다.
올림픽 시상식에서는 금메달을 딴 선수나 팀의 국가만 연주된다. 동메달을 딴 나라의 국가는 연주되지 않는다. 이날 강릉하키센터의 애국가는 반주 없이 제창됐다. 선수들과 관중들이 하나 되어 불렀다. 감동의 눈물이 진하게 배인 아름다운 애국가였다.
7000여석의 관중석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도 응원전에 힘을 보탰다. 한달 전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이끌었던 새러 머리 감독도 태극전사들을 응원했다.
우리 대표팀은 3피리어드 11분 42초에 터진 장동신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확정했다. 동계패럴림픽 세 번째 도전 만에 수확한 값진 동메달이었다.
선수들은 스틱을 흔들며 아이스링크 한 바퀴를 돌며 관중의 감사를 전했다. 체코와의 예선 2차전부터 이어온 관중을 위한 반다비 인형 선물 투척도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대형 태극기가 등장했다. 서광석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으로부터 태극기를 넘겨받은 선수들은 경기장 센터서클 안에 반듯하게 태극기를 깔았다.
선수들은 태극기를 중심으로 원을 그린 채 도열했고,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애국가가 불렀다.
주장 한민수와 간판 공격수 정승환을 비롯한 선수들은 눈물을 연신 훔치며 목청껏 애국가를 제창했고, 경기가 끝난 후에도 관중석을 떠나지 않은 관중도 호응해 함께 불렀다.
예선 체코전과 미국전에 이어 3-4위 결정전에도 경기장을 찾은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도 애국가를 부르며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애국가 제창은 서광석 감독이 메달 세리머니의 하나로 깜짝 제안한 것이라고 한다.
예선 첫 경기 일본전부터 구름관중으로 뜨겁게 응원해준 홈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고, 동메달이 있기까지 물심양면 지원해준 모든 분에게 감사를 표현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애국가가 끝난 후에는 한민수가 태극기를 몸에 휘감은 채 썰매를 타고 링크 한 바퀴를 돌았다. 이어 스탠드에서 링크로 내려온 문재인 대통령은 가장 먼저 대표팀 ‘캡틴’ 한민수와 뜨거운 포옹을 나눈 뒤 다른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패럴림픽 기간 백팩에 수기 태극기를 꽂고 다니며 선수들을 열정적으로 응원한 김정숙 여사도 축하했다.
태극기가 관중석에 물결을 이루고, 금메달이 아니어도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부른 애국가가 더욱 특별한 날이었다.
정승환은 “애국가 제창은 감독님이 제안한 것”이라면서 “내 인생 최고의 애국가였다”고 감격스러운 순간을 떠올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눈물 흘리는 김정숙 여사
17일 강원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아이스하키 동메달결정전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가운데)의 부인 김정숙 여사(오른쪽)가 대한민국 선수들이 승리한 뒤 애국가를 부르자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2018.3.17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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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시상식에서는 금메달을 딴 선수나 팀의 국가만 연주된다. 동메달을 딴 나라의 국가는 연주되지 않는다. 이날 강릉하키센터의 애국가는 반주 없이 제창됐다. 선수들과 관중들이 하나 되어 불렀다. 감동의 눈물이 진하게 배인 아름다운 애국가였다.
7000여석의 관중석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도 응원전에 힘을 보탰다. 한달 전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이끌었던 새러 머리 감독도 태극전사들을 응원했다.
우리 대표팀은 3피리어드 11분 42초에 터진 장동신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확정했다. 동계패럴림픽 세 번째 도전 만에 수확한 값진 동메달이었다.
선수들은 스틱을 흔들며 아이스링크 한 바퀴를 돌며 관중의 감사를 전했다. 체코와의 예선 2차전부터 이어온 관중을 위한 반다비 인형 선물 투척도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대형 태극기가 등장했다. 서광석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으로부터 태극기를 넘겨받은 선수들은 경기장 센터서클 안에 반듯하게 태극기를 깔았다.
선수들은 태극기를 중심으로 원을 그린 채 도열했고,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애국가가 불렀다.
“우리는 누구” “챔피언”
한국 장애인 아이스하키팀이 17일 강원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한 뒤 자원봉사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주장 한민수가 “우리는 누구”라고 선창하자 선수와 감독, 코치, 자원봉사자들이 “챔피언”이라고 외치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예선 체코전과 미국전에 이어 3-4위 결정전에도 경기장을 찾은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도 애국가를 부르며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애국가 제창은 서광석 감독이 메달 세리머니의 하나로 깜짝 제안한 것이라고 한다.
예선 첫 경기 일본전부터 구름관중으로 뜨겁게 응원해준 홈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고, 동메달이 있기까지 물심양면 지원해준 모든 분에게 감사를 표현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눈물 흘리는 한민수
17일 강원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아이스하키 동메달결정전에서 대한민국이 이탈리아 경기에서 승리한 뒤 한국 한민수가 격려차 찾은 문재인 대통령과 포옹을 하며 울고 있다. 2018.3.17
연합뉴스
연합뉴스
패럴림픽 기간 백팩에 수기 태극기를 꽂고 다니며 선수들을 열정적으로 응원한 김정숙 여사도 축하했다.
태극기가 관중석에 물결을 이루고, 금메달이 아니어도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부른 애국가가 더욱 특별한 날이었다.
정승환은 “애국가 제창은 감독님이 제안한 것”이라면서 “내 인생 최고의 애국가였다”고 감격스러운 순간을 떠올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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