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격ㆍ충돌… 아쉬운 쇼트트랙
12년 만에 金 노리던 남자 계주추월 중 미끄러져 4위로 들어와
여자 1000m도 심석희ㆍ최민정
마지막 바퀴서 충돌 ‘메달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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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의 서이라(왼쪽부터), 김도겸, 임효준, 곽윤기가 22일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5000m 계주 결선에서 네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해 메달을 추가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강릉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강릉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호사다마’였다. 선전하던 쇼트트랙 대표팀이 마지막날 남자와 여자 모두 불운에 발목을 잡혔다. 남자 계주에서 임효준은 45바퀴 가운데 23바퀴를 남기고 바깥쪽 추월을 시도했다가 왼발이 미끄러지면서 넘어지고 말았다. 급히 일어나 다음 주자 곽윤기와 바통 터치를 했지만 이미 상대들을 따라잡기에는 너무 늦었다.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순서로 결승선을 통과한 태극전사들은 잠시 허탈한 표정을 지었으나 곧 태극기를 들고 링크를 돌았다. 관중들도 뜨거운 함성과 더불어 따뜻한 박수를 보냈다.
불운
‘골든 데이’는 없었다. 남자 500m·5000m 계주, 여자 1000m 결승이 22일 일제히 열렸지만 선수들이 엎어지는 불운의 연속으로 노골드를 기록했다. ① 임효준이 남자 500m 준준결승에서 보호벽에 몸을 부딪힌 뒤 어깨를 감싸고 있다. ② 서이라가 500m 준준결승에서 넘어져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③ 심석희가 1000m 결승전에서 최민정 ④ 과 부딪쳤고 둘 다 메달에서 밀려났다.
평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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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준은 그러나 앞서 치른 500m에선 막내 황대헌(19)과 찰떡 호흡을 보이며 값진 메달을 선사했다. 준결승에서 한 조에 속한 둘은 2·3위로 레이스를 시작했다가 서로 도와주며 앞서가던 중국 런쯔웨이를 제치고 결승행 티켓을 따냈다. 전이경 SBS 해설위원은 “임효준이 앞에서 흔들어 주면서 황대헌에게 기회가 온 환상적인 호흡”이라고 감탄했다. 비록 결승에선 월드컵 세계랭킹 1위 우다이징(중국)을 넘지 못했으나 한국 쇼트트랙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500m에서 2개의 메달을 동시에 가져왔다.
기대를 모았던 여자 1000m도 행운의 여신이 외면했다. ‘쌍두마차’ 심석희(21)와 최민정(20)이 파이널A에 동반 진출했으나, 마지막 바퀴에서 두 선수가 나란히 넘어지고 말았다. 심석희가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를 바깥쪽에서 추월하다 몸이 부딪히면서 밀려났고, 뒤따르던 최민정에게까지 충격이 전달됐다. 최민정은 4위, 심석희는 실격 판정을 받았다.
레이스 직후 최민정은 부상을 당한 듯 왼쪽 허벅지를 잡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믹스트존에서도 “몸이 너무 안 좋다”며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심석희는 “마지막 스퍼트 구간이 겹치면서 충돌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힘들지 않았던 순간을 꼽는 게 더 빠를 만큼 고된 시간의 연속이었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이런 과정을 거쳤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되돌아봤다. 라이벌이자 동료인 최민정과의 비교에 대해선 “민정이가 있어 내가 더 단단해진다”며 선의의 경쟁 관계를 드러냈다.
심석희와 최민정은 준결승에서도 같은 조에서 함께 뛰었고, 각각 2위와 3위로 들어왔다. 이대로 순위가 확정되면 최민정은 파이널B로 밀려났지만, 뒤에서 레이스를 펼치던 취춘위(중국)가 반칙으로 실격되면서 파이널A 출전권을 얻었다.
강릉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강릉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8-02-2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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