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무대ㆍ큰 관심’에 긴장… 단일팀, 부담감 떨치고 즐겨야

‘큰 무대ㆍ큰 관심’에 긴장… 단일팀, 부담감 떨치고 즐겨야

김경두 기자
김경두 기자
입력 2018-02-11 22:54
수정 2018-02-12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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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아이스하키 1차전 0-8 패

부담감을 떨쳐내는 게 ‘팀코리아’의 숙제로 떠올랐다. 단일팀은 지난 10일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B조 스위스(세계 랭킹 6위)와의 1차전에서 긴장한 탓에 제 실력을 드러내지 못하고 속절없이 0-8로 무너졌다. 올림픽 사상 최초로 꾸린 남북한 단일팀의 역사적인 데뷔전치고는 초라한 성적표였다. 1991년 단일팀 선배들처럼 세계를 놀라게 하겠다며 투지를 불살랐지만 몸이 받쳐 주지 못했다. 전 세계적인 관심과 열렬한 응원은 워밍업을 할 때부터 어린 선수들의 어깨를 짓눌렀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와 국민적 기대감이 알게 모르게 압박으로 다가온 셈이다.
지난 10일 강원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남북한 단일팀이 스위스와 경기를 하고 있다. 단일팀은 세계 랭킹 6위 스위스에 0대8로 패했다.  강릉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지난 10일 강원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남북한 단일팀이 스위스와 경기를 하고 있다. 단일팀은 세계 랭킹 6위 스위스에 0대8로 패했다.
강릉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유효 슈팅 수 8-52에서 알 수 있듯 단일팀은 일방적으로 몰렸다. 특히 1피리어드 초반 우리에게 유리한 ‘파워 플레이’(상대 선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우위) 상황에서 스위스 ‘신동’ 알리나 뮐러에게 역습으로 첫 골을 내준 뒤부터 급격하게 흔들렸다. 패스 플레이를 잃으면서 공격은 수시로 끊겼고 수비에 급급했다.

최유정은 이날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긴장해서인지 (경기가) 잘 안 됐다”고 털어놨다. ‘큰언니’인 골리 신소정도 “처음 (경기장에) 입장하자마자 넘어져 (긴장이) 좀 풀렸다”며 “하지만 다른 선수들은 좀 긴장한 게 보였다”고 말했다. 세라 머리 감독도 “많은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올림픽 무대에서 첫 경기를 치른다는 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패배의 원인을 짚었다. 머리 감독도 경기 전에 이런 점을 주지시켰다. 선수들에게 “다른 경기와 똑같이 플레이를 하고 이 순간을 즐기라”고 주문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결국 선수들 스스로 부담감을 이겨 내야 한다. 랭킹에서 가장 처지는 만큼 ‘잃을 게 없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게 중요하다. 신소정은 “많은 관중 앞에 선 게 처음이었다. 압박감을 털어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앞으로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단일팀은 12일 스웨덴, 14일 일본과 예선 2, 3차전을 갖는다.

강릉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2018-02-1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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