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서 北선수 예선 탈락 후 1시간 더 자리 지켜며 분위기 주도
“최민정! 최민정! 우리는 하나다!”지난 10일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펼쳐진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예선에서 관중 7000여명이 깜짝 놀랄 정도로 큰 목소리의 응원이 펼쳐졌다. 한쪽에 모여 앉은 100여명의 북측 응원단이 남측 에이스 최민정(20)에게 힘을 보탰다. ‘북한 1호 출전’의 최은성(26)이 남자 1500m 조별 예선에서 6명 중 최하위로 일찌감치 탈락했지만 1시간 동안 자리를 지키며 응원전을 벌였다. 최민정뿐 아니라 심석희(20), 김아랑(23) 등 나오는 남측 선수들의 이름을 매번 큰 목소리로 외치며 분위기를 띄웠다. 북측 응원단의 목소리가 다른 관중을 압도했다.
지난 10일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예선에서 북측 응원단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뜨거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강릉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강릉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지난 10일 북측 응원단이 한반도기, 인공기, 원형으로 엮은 꽃관, 탬버린, 남성 얼굴 가면 등 응원도구를 담아 놓은 쇼핑백.
강릉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강릉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관중들도 ‘반갑습니다’, ‘나의 살던 고향은’, ‘다시 만납시다’와 같은 응원 노래가 끝나는 구간마다 북측 선수단에게 박수를 보냈다. 북측 응원단이 파도타기를 하면 남측 관중들도 호응해 함께 넘실거렸다. ?북측 응원단 바로 옆에 앉은 박경자(41·여)씨는 “(이전 북한 응원단처럼) 이번에도 경기장마다 화제에 오를 것 같다. 우리 국민이나 외국인들이 일제히 동영상을 찍더라”며 “기계 같다고 느낀 부분도 있지만 엄청 연습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온 홍경탁(10)군은 “무서운 곳이라 노래 자체를 못 부르는 국가인 줄 알았다”며 “우리나라 사람들보다도 더 많이 우리 선수들을 응원해 줘 고마운 마음도 들었다”고 강조했다.
강릉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8-02-12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