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하키 골키퍼 하다 골프로 종목 전향리디아 동갑내기로 라이벌 구도 형성
캐나다 골프 천재 소녀 브룩 헨더슨(18)이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9·뉴질랜드)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헨더슨은 13일(한국시간)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두 번째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메이저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노리던 리디아 고에 역전승을 거뒀다.
LPGA 투어 통산 2번째 우승이자, 생애 메이저 첫 우승이다.
헨더슨은 이번 대회에서 연장전은 처음 경험이었지만, 그동안 연장전에서만 3승을 올린 리디아를 상대로 흔들림 없이 첫 홀 만에 승리를 따냈다.
헨더슨은 지난해까지 박인비(28·KB금융그룹)와 스테이시 루이스(미국)가 올해 부진하면서 이번 우승으로 앞으로 리디아 고와 라이벌 구도를 만들게 됐다.
헨더슨은 1997년 9월생으로, 4개월 일찍 태어난 리디아와 동갑내기다.
헨더슨 역시 뉴질랜드 골프 천재 리디아처럼 캐나다 골프 천재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닌다. 골프 실력에 더해 수려한 외모까지 더해져 캐나다와 미국 등 북미권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원래 아이스하키를 하던 헨더슨은 골리(골키퍼)로서 재능을 보였지만 골프에 전념하기 위해 골리 장갑을 벗었다.
만 15살 때인 2013년 캐나다여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를 제패했고 학기말 시험을 끝낸 지 일주일 만에 US여자오픈에 출전해 컷을 통과했다.
2014년 9월 여자아마추어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올랐고 미국여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준우승을 차지하며 미국 땅에도 이름을 알렸다.
14살 때 캐나다여자프로골프투어 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등 아마추어 신분으로 캐나다여자프로골프투어 대회 3차례 우승을 일궈냈다.
헨더슨은 그러나 만 18세가 되기 전에는 회원이 될 수 없다는 LPGA 투어 규약으로 지난해에는 예선을 거치거나 초청을 받아 LPGA 투어 대회에 출전했다.
그러던 작년 8월 월요 예선을 거쳐 출전한 캠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첫 우승을 일궈냈다. 2위권과는 무려 8타차이었다.
올 시즌에는 이번 대회가 첫 우승이지만, 15개 중 10개 대회에서 톱 10에 들었다. 그러면서 세계랭킹도 4위까지 끌어올렸다.
아직 전문 캐디가 없는 헨더슨은 이번 대회에서는 역시 골프 선수인 언니와 호흡을 맞춰 메이저 우승컵을 안았다.
162cm라는 그다지 크지 않은 체격에 호쾌한 장타와 정교한 아이언이 장기다.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267야드(12위)로 리디아의 247야드(130위)를 능가한다.
이날 마지막 라운드에서도 파5 11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주변에 붙인 뒤 퍼팅으로 이글을 잡아내며 단번에 두 타를 줄여 역전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린 적중률은 73.9%(9위)로 리디아(74%·8위)와 거의 대등하다.
이들보다 두 살 많은 쭈타누깐(태국) 역시 이번 대회 3위에 오르며 앞으로 리디아, 헨더슨과 우승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2015년 투어에 데뷔한 쭈타누깐은 올해 호쾌한 장타를 주무기로 LPGA 투어를 평정하다시피 하고 있다.
지난 5월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에서 첫 우승의 징크스를 깨뜨리자마자 이어진 킹스밀 챔피언십과 볼빅 챔피언십까지 3개 대회를 연속으로 휩쓸었다.
그러면서 세계랭킹 10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앞으로 펼쳐질 헨더슨과 리디아의 라이벌 구도, 여기에 쭈타누깐까지 가세한 새로운 세계여자골프 3강 체제에 골프계의 이목이 쏠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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