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시상대 위 선수들 표정
단체전銀 女펜싱 “메달만으로 너무 행복”‘엄지척’ 이다빈 “다시 하면 이길 듯” 여유
태권도 장준 “부담 떨치고 메달 따 기뻐”
도쿄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단체전서 은메달을 딴 최인정, 강영미, 송세라, 이혜인이 28일 도쿄올림픽 선수촌 앞 올림픽링 앞에서 월계관 반지를 손에 올리고 서로의 손을 포갠 채 기념 사진을 찍었다.
대한펜싱협회 제공
대한펜싱협회 제공
한국은 지난 27일까지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획득했다. 예전과 비교해 은메달, 동메달을 딴 한국 선수들이 경기가 끝나고 믹스트존에서 보여 주는 모습이나 시상대에 오르는 모습에서는 패배감을 좀처럼 느낄 수 없다. 승자를 인정하는 쿨한 모습, 최선을 다한 자신들의 성적에 웃는 여유를 보인다.
27일 태권도 여자 67㎏초과급 결승에서 밀리차 만디치(세르비아)에게 패한 이다빈은 상대에게 ‘엄지 척’ 포즈와 함께 웃는 모습으로 화제가 됐다. 은메달을 딴 선수가 오히려 금메달을 딴 분위기다. 이다빈은 “이 큰 무대를 위해 모두가 노력하고 고생한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선수를 축하해 주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면서 “다시 경기하면 이길 것 같긴 하다”고 말하는 여유를 보였다. 억울해하는 대신 “분명히 그 선수보다 부족한 점이 있으니 은메달을 땄다고 생각한다”고 인정한다.
같은 날 단체전 은메달을 딴 펜싱 여자 에페 대표팀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경기 직후 아쉬움에 눈물을 보였던 선수들은 몇 분 후 시상대에 올라갈 때는 함께 손을 잡고 팔짝 뛰었고 새끼손가락에 낀 월계관 반지를 가리키는 세리머니도 선보였다. 올림픽에 오기 전 선전을 다짐하며 맞춘 반지를 금메달을 못 땄다고 해서 감출 이유가 없었다.
지난 27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홀A서 열린 태권도 여자 67㎏급 결승전에서 패한 이다빈(왼쪽)이 세르비아의 밀리차 만디치에게 엄지를 들어 보이며 축하하고 있다.
지바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지바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지난 24일 지바 마쿠하리 메세홀A서 열린 태권도 남자 58㎏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를 거둔 장준이 코치와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다.
뉴스1
뉴스1
금메달이 유력했음에도 4강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태권도 남자 58㎏급 동메달을 딴 장준도 “멘털이 많이 흔들렸는데 다시 마음을 잡고 메달을 따 기쁘다”고 말했다. 마음고생이 누구보다 심했을 장준은 취재진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선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딴 선수들의 표정에 최선을 다한 자가 꺼낼 수 있는 미소가 가득하다.
2021-07-29 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