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피겨 싱글 꼴찌…그래도 박수받은 브라질 윌리엄스

<올림픽> 피겨 싱글 꼴찌…그래도 박수받은 브라질 윌리엄스

입력 2014-02-20 00:00
수정 2016-08-2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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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은 김연아, 다음 목표는 평창 올림픽 출전

이사도라 윌리엄스(18·브라질)는 점프를 할 때마다 손을 짚거나 비틀거렸고, 스핀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하지만 소치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이 열린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 모인 관중은 “브라질을 대표하는 선수”라는 소개가 끝나자마자 환호를 보냈고, 윌리엄스가 싱글 프로그램 배경음악으로 선택한 미국 밴드 데보츠카의 다크 아이에 맞춰 박수를 쳤다.

경기를 마치고 잠시 아쉬운 표정을 짓던 윌리엄스는 이내 밝은 미소로 관중의 환호에 답했다.

결과는 ‘당연히’ 꼴찌.

윌리엄스는 40.37점을 받아 쇼트 프로그램에 나선 30명 중 최하위에 그쳤다.

1위 김연아(74.92점·24)와는 34.55점이 차이났고, 29위 엘레나 글리포바(46.19·에스토니아)와 격차도 5점이 넘었다.

24위까지 주어지는 프리스케이팅 출전권을 얻지 못한 윌리엄스는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펼치지 못하는 것이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하지만 윌리엄스는 이미 ‘역사’를 썼다.

그는 브라질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무대를 밟은 피겨 선수로 남았다.

윌리엄스는 미국 애틀랜타에서 태어나, 워싱턴DC에서 자랐다.

브라질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를 둔 그는 이중국적을 가지고 있었고, 주니어 무대에 데뷔한 2009년 “브라질 대표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이후 윌리엄스는 “브라질 대표선수로 올림픽 무대를 밟겠다”고 목표를 설정했다.

목표에 이르는 길은 험난했다.

윌리엄스는 2013년 3월 캐나다 런던 세계선수권에서 25위에 그쳐, 24위까지 주어지는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놓쳤고, 훈련 시간을 일주일 40시간으로 늘렸다.

그해 9월 네벨혼 트로피에서 12위에 올랐고, 남은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출전권 6장 중 1장을 얻었다.

윌리엄스는 단박에 ‘브라질 빙상 스타’가 됐고, 브라질 정부의 훈련 보조금까지 받았다.

윌리엄스는 소치 올림픽을 앞두고 “브라질 사람들은 음악가 춤을 사랑한다. 나도 브라질 출신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음악에 몸을 맡긴다”며 “브라질 대표의 자부심을 가지고 연기하겠다”고 했다.

윌리엄스의 첫 올림픽은 짧게 끝났지만, 소치 스케이팅 팰리스에 긴 여운을 남겼다.

그리고 인터뷰 기회 때마다 “우와하고,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고난도 기술을 선보인다”며 ‘우상’으로 꼽은 김연아의 연기를 눈 앞에서 봤다.

윌리엄스의 다음 목표는 ‘김연아의 나라’ 한국에서 열리는 2018년 평창 올림픽 출전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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