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또 10,000m 정복 못 한 ‘황제’ 크라머르

<올림픽> 또 10,000m 정복 못 한 ‘황제’ 크라머르

입력 2014-02-19 00:00
수정 2016-08-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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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의 최장거리 경기인 남자 10,000m 시상대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도 끝내 ‘황제’ 스벤 크라머르(28·네덜란드)에게 가장 높은 자리를 허용하지 않았다.

크라머르는 19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남자 10,000m에서 이승훈(26·대한항공)이 4년 전 밴쿠버에서 세운 올림픽 기록(12분58초55)을 뛰어넘는 12분49초02의 기록을 내며 역주했으나 훨씬 놀라운 레이스를 펼친 요릿 베르흐스마(네덜란드·12분44초45)에 밀려 은메달에 그쳤다.

벌써 세 번째 도전이지만, 또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크라머르는 다리 신경장애로 모든 대회에 불참한 2010-2011시즌을 제외하고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올라운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출전할 때마다 정상에 오른 당대 최고의 장거리 스케이터다.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8차례나 5,000m와 10,000m 정상을 석권해 장거리에서는 적수가 없는 최강자로 불린 지 오래다.

첫 동계올림픽이던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5,000m 은메달을 차지했고 2010년 밴쿠버와 올해 소치에서는 이 종목을 2연패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10,000m에서는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갓 시니어 무대에 올라온 토리노 대회에서 7위에 오른 것은 5,000m 은메달을 생각하면 아쉽지만 가능성을 봤다고 위안 삼을 수 있는 성적이었다.

그러나 ‘금메달 0순위’로 불리며 입성한 2010년 밴쿠버에서는 경기 도중 코스를 잘못 타고 들어가는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러 실격, 이승훈이 깜짝 스타로 올라서는 모습을 씁쓸히 지켜봐야 했다.

소치올림픽에서도 그의 위상은 변함이 없었다.

네덜란드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최고의 스타로 대우받으며 당연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5,000m에서 올림픽 신기록(6분10초76)을 작성하며 우승, 기대감을 더욱 키웠다.

크라머르도 10,000m 챔피언 타이틀에 욕심을 냈다.

그는 1,500m 출전을 포기하며 4관왕 도전을 접으면서까지 10,000m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크라머르의 앞에서 요릿 베르흐스마라는 또 한 명의 깜짝 스타가 탄생하면서 크라머르는 이번에도 시상대 꼭대기 바로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장거리 스케이터로서 4년 뒤면 전성기를 넘기고 마는 크라머르가 평창올림픽에서 과연 못 이룬 꿈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크라머르는 경기를 마치고 “은메달에 만족하는 것은 내게 어울리지 않는다”면서 “은메달은 내가 훈련하고 레이스를 치르는 이유가 아니다”라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지난 몇 주 동안 잔 부상이 많았고 베르흐스마는 정말 좋은 경기를 했다”면서 “실망스럽다”는 말을 반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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