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8시 3000m 계주
위기의 쇼트트랙이 ‘한국 구하기’에 나선다.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이 18일 오후 8시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벌어지는 소치동계올림픽 3000m 계주에 출전, 한동안 꽉 막혔던 금맥 뚫기에 도전한다. 심석희(17·세화여고)-박승희(22·화성시청)-공상정(18·유봉여고)-조해리(28·고양시청)가 뛴다. 특히 500m 동메달을 따면서 부상을 당한 박승희는 계주를 위해 주종목인 1500m 출전까지 포기했다.
한국 쇼트트랙은 남자 선수의 무기력증 탓에 이들의 활약에 사활을 건다. ‘확실한 금’으로 평가받던 심석희가 1500m 은메달에 그치자 위기감이 더해졌다. 지난 11일 빙속 이상화(25·서울시청)의 여자 500m 2연패 이후 금 소식이 끊긴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사’들은 계주에서만큼은 금 소식을 전한다는 각오다. 무엇보다 지난 밴쿠버대회 계주에서 당한 아픔을 되갚을 기회이기도 하다. 여자 계주는 1994년 릴레함메르부터 2006년 토리노대회까지 4회 연속 금메달을 딴 전통의 강세 종목. 밴쿠버 당시 결승전에서도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심판진은 한국 선수가 중국 선수의 경기를 방해했다며 실격 처리했다. 이 탓에 한국 여자는 올림픽 5연패가 물거품이 된 것은 물론 밴쿠버 ‘노골드’의 수모까지 당했다.
한국 쇼트트랙 명예회복의 최대 걸림돌은 역시 중국. 밴쿠버에서 왕멍의 3관왕을 포함, 금 4개를 쓸어 담았다. 소치에서는 행운까지 겹쳐 벌써 금 2개를 쥐었다. 심석희, 박승희, 김아랑은 앞서 같은 날 오후 6시 30분 여자 1000m 예선에도 나선다.
빙속 이승훈(26·대한항공)도 이날 자존심 회복을 벼른다. 오후 10시 남자 1만m에서 메달에 도전한다. 밴쿠버에서 이승훈에게 ‘행운의 금’을 안겨준 종목이다. 당시 12분 58초 55로 최강 스벤 크라머르(12분54초50·네달란드)에게 크게 밀렸지만 크라머르가 레인 침범으로 실격 처리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5000m에서 저조한 기록으로 12위 머문 이승훈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자신감을 부풀린 데다 첫 메달의 중압감에서 벗어나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크라머르가 1500m 출전을 포기하면서까지 밴쿠버 악몽을 만회하려는 터라 힘겨운 레이스가 예상된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2014-02-1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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