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악재 딛고 일어선 쇼트트랙 대표팀

‘위기를 기회로’ 악재 딛고 일어선 쇼트트랙 대표팀

입력 2014-02-14 00:00
수정 2014-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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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희, 경기 초반 넘어지는 불운 딛고 첫 동메달

13일 박승희(22·화성시청)가 만들어낸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첫 동메달은 숱한 악재를 딛고 따낸 것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올림픽 개막을 한 달가량 앞두고 쇼트트랙 대표팀에서는 장비 담당 코치의 성추행 의혹이 제기되면서 직위 해제됐다.

이후 선수들은 열흘 넘게 장비 담당 코치 없이 태릉에서 훈련했고, 여자 대표팀을 이끄는 최광복 코치가 밤낮으로 남녀 대표팀 선수의 스케이트 날을 갈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결국 대표팀이 프랑스 퐁트 로뮤로 전지훈련을 떠나기 하루 전에서야 조재범(33) 코치가 장비 담당 지도자로 선임됐다.

여기에 남자 대표팀의 중심을 잡을 것으로 기대된 노진규(22·한국체대)가 부상으로 낙마한 것도 위기였다.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남자 대표팀을 이끌어 갈 ‘에이스’로 평가받던 노진규는 지난해 4월 대표 선발전에서 3위에 그쳐 소치 올림픽 개인 종목 출전 기회를 잃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에서 1,500m 금메달을 목에 걸며 건재함을 과시해 신예 위주인 계주 대표팀에 힘을 실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월드컵 1차 대회 당시 샤를 아믈랭(캐나다)과 부딪쳐 어깨를 다친 데 이어 올림픽이 임박한 지난달에는 훈련 도중 넘어져 팔꿈치와 어깨가 부러져 결국 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

게다가 노진규는 왼쪽 견갑골 아래 발견된 종양 조직이 검사결과 뼈 암의 일종인 골육종이라는 결과가 나와 또 한 번 안타까움을 안겼다.

노진규는 지난달 말 수술을 받고 치료 중이다.

이런 와중에 올림픽을 앞두고 특히 남자 대표팀은 국제대회 성적도 좋지 않아 ‘노메달’ 우려까지 제기됐다.

소치에 입성해서는 개최국 러시아로 귀화해 전성기 기량을 회복한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와 줄곧 비교되면서 부담감이 커진 것도 대표팀에는 껄끄러운 상황이었다.

남자 1,500m 경기가 열린 10일에는 예선, 준결승, 결승에서 모두 안현수와 한국 선수들의 대결이 이어졌다.

이한빈(26·성남시청) 만이 결승에 올랐으나 6위에 그쳤고, 안현수가 동메달을 획득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하면서 위기감은 더 커졌다.

여기에 13일 여자 500m에 앞서 열린 남자 계주 대표팀이 5,000m 준결승에서 탈락하면서 분위기가 더 가라앉았다.

심지어 박승희도 결승전 경기 초반 넘어지며 ‘불운’이 이어지나 했지만 엘리제 크리스티(영국)의 실격으로 값진 동메달을 거머쥐며 ‘효자 종목’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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