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공동 금메달리스트의 전혀 다른 삶 화제

소치 공동 금메달리스트의 전혀 다른 삶 화제

입력 2014-02-13 00:00
수정 2016-08-0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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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 올림픽 사상 최로로 나온 알파인 스키 공동 금메달이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희소한 사례일 뿐만 아니라 챔피언들의 서로 다른 인생 여정이 묘하게 대조되기 때문이다.

티나 마제(31·슬로베니아)와 도미니크 지신(29·스위스)은 12일(한국시간) 열린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 여자 알파인 스키 활강에서 나란히 1분41초57을 기록해 우승했다. 100분의 1초까지 똑같은 이들의 기록 앞에 선수, 지도자, 관중은 모두 혀를 내둘렀다.

”한 뼘 차이로도 메달 색깔이 달라졌을 터인데….” 기신은 활강에 주어진 2.7㎞ 코스를 줄곧 안정적으로 달려 결승선을 통과했다. 마제는 코스 대부분을 기신보다 빨리 주파했으나 막판에 실수로 주춤거렸다. 동계 올림픽의 78년 역사에서 알파인 스키의 공동 금메달리스트가 배출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이 종목의 공동 메달은 이번이 다섯 번째로 최근 사례는 1998년 나가노 대회의 남자 슈퍼대회전에서 기록된 공동 2위다. 올림픽의 공식 타임키퍼인 오메가에 따르면 이날 마제와 지신의 기록을 측정한 시계 세 개는 모두 똑같이 1분41초57를 표시했다. 1천분의 1초까지 측정해 승부를 가리는 루지나 스피드스케이팅과 달리 스키는 100분의 1을 기준으로 삼는다.

기술로는 100만분의 1초까지도 잴 수 있지만 국제스키연맹(FIS)은 100분의 1이면 충분하다고 보고 더 세밀한 우열을 따지지 않는다. 공동 챔피언인 마제와 지신은 흔치 않은 공동 금메달을 예전에도 경험한 적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마제는 2002년 월드컵 대회전, 지신은 2009년 월드컵 활강에서 다른 선수와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지신의 공동 금메달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하는 활강에서 똑같은 기록이 나온 최신 사례였다.

두 챔피언은 이날 시상대 꼭대기에서 함께 활짝 웃었으나 그 인생은 확연히 달랐다. 마제는 월드컵에서 금메달 23개를 쓸어담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금메달 2개를 포함해 메달 6개를 목에 건 스타다. 그는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도 대회전, 슈퍼대회전 은메달을 목에 걸어 특급으로 통했다. 그는 올 시즌에도 월드컵을 주름잡아 2013년 슬로베니아 스포츠 전체를 대표하는 최우수선수로 선정기도 했다.

그에 반해 지신은 이번 우승이 거대한 이변으로 여겨질 정도로 경력이 상대적으로 초라했다. 지신은 월드컵에서 3차례 우승한 경험이 있지만 경쟁이 더 치열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한 번도 메달을 딴 적이 없다. 처음으로 출전한 밴쿠버 올림픽에서는 활강 경기 중에 넘어져 뇌진탕 치료를 받기도 했다. 오른쪽 무릎 7차례, 왼쪽 무릎 2차례 등 무려 9차례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고 그때마다 은퇴를 놓고 고심했다. 지신은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전후좌우로 요동치는 인생에서 사소한 일에도 온 힘을 다하다 보니 우승도 하게됐다”고 소회를 털어놓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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