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대회 5일째인 11일 오후 소치 해안 클러스터 올림픽 파크 내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1차 레이스에서 이상화가 결승선을 향해 역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빙상인들에 따르면 이상화는 밴쿠버 이후 진화를 거듭하면서 기술적으로도 완벽한 경지에 이른 상태다.
가장 먼저 꼽히는 부분이 완벽해진 스타트와 초반 레이스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우승 때에도, 그 이후로도 이상화는 늘 자신의 약점으로 스타트를 꼽아 왔다.
실제로 이상화는 초반 100m를 10초30 아래로 끊은 적이 별로 없지만, 후반 들어 탁월한 스퍼트 능력을 앞세워 가속도를 붙이는 ‘슬로 스타터’ 스타일의 선수였다.
기록이 저조할 때면 10초40대나 10초50대의 100m 기록까지도 낸 적이 있다.
그러나 최근 2년 사이에 초반 리듬감을 끌어올리면서 스타트 기록이 급격히 좋아졌다.
스타트 훈련을 하는 길이를 늘려 50m 정도만 짧게 달리는 것이 아니라 코너까지 돌아 100m 이상을 달리는 훈련을 반복, 전체적으로 초반에서 중반으로 넘어가는 리듬감이 생긴 덕분이다.
36초36의 세계기록을 작성한 지난해 솔트레이크시티 월드컵에서는 첫 100m를 무려 10초09에 끊는 괴력을 보여줬다.
하체 근력을 더 강화하면서 공기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는 낮은 자세를 끝까지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빙판을 지치는 스트로크 수는 다른 선수들보다 20%가량 많아졌다.
신체 조건의 약점을 강한 하체 힘으로 극복하는 이상화만의 기술이다.
그만큼 체력 소모가 클 수 있지만, 이런 단점은 1,000m 훈련을 거듭함으로써 체력을 길러 해결했다.
500m에 집중하는 편이던 이상화는 최근 두 시즌 사이에 1,000m에서도 몇 차례 한국 신기록을 작성한 바 있다.
1,000m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욕심보다는 이를 통해 500m에서 후반까지 힘을 낼 체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초반 스피드와 리듬감을 끌어올리고, 여기에 낮은 자세로 많은 스트로크를 후반까지 지속할 힘까지 얻음으로써 이상화는 ‘완벽한 스케이터’로 거듭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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