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러시아 ‘용병 컬링팀 프로젝트’ 결국 실패

<올림픽> 러시아 ‘용병 컬링팀 프로젝트’ 결국 실패

입력 2014-02-11 00:00
수정 2014-02-11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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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소치 동계올림픽 메달을 향한 주최국 러시아의 열망은 외국인을 러시아인으로 변신시키려 할 정도로 강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러시아가 컬링 강국인 캐나다에서 선수 세명을 데려와 대표팀을 구성하려고 했으나 실패했다고 11일(이하 한국시간) 보도했다.

러시아의 여자 컬링팀은 강하지만, 남자 컬링팀은 약하다.

이번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었던 것도 주최국 어드밴티지를 얻어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러시아가 “한국의 쇼트트랙 선수인 안현수를 끌어들이는 데는 성공했으나, 캐나다인이 절반인 컬링팀을 유지하는 데는 난항을 겪었다”고 전했다.

컬링은 4명으로 구성된 두 팀이 빙판 위에 그려진 표적판(하우스)에 약 20㎏ 무게의 돌덩이(스톤)를 누가 더 가깝게 붙이느냐를 겨루는 종목이다.

소치올림픽의 메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드미트리 스비셰프 러시아 컬링협회 회장은 2010년 밴쿠버올림픽 당시 패티 우스리히라는 캐나다 컬링 코치에게 부탁해 세명의 캐나다인을 고용했다.

캐나다인들은 러시아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고, 연봉 10만 달러(약 1억원)를 받는다는 조건에 러시아 컬링팀에서 뛰기로 했다.

2010년 10월 캐나다인들은 동료 러시아 선수들과 함께 러시아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고, 러시아 단복을 입고 유럽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이중 국적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들을 데려왔던 스비셰프 회장은 뒤늦게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말을 바꿨고, 대표팀을 외국인으로 구성했다는 러시아인들의 불만까지 겹쳐 캐나다인들은 결국 고향을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우스리히 코치는 “이중 국적 문제보다는 러시아 국민이 (귀화하지 않은) 외국인을 데려오는 것에 반감을 느낀 것이 더 컸다”고 당시 상황을 돌이켰다.

세명의 캐나다인은 현재 고향으로 돌아가 예전 직장을 다니고 있다.

그 중 하나인 저스틴 리터는 “당시 유니폼과 계약서 등을 기념으로 지니고 있다”면서도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는 캐나다를 응원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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