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세계를 놀라게 한 ‘스피드 코리아’의 거침없는 질주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오렌지 돌풍’ 앞에서 힘을 잃었다.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 소식을 전할 것으로 기대받던 이승훈(26·대한항공)이 9일(이하 한국시간) 남자 5,000m에서 12위에 그치고 11일에는 남자 500m 2연패를 노리던 모태범(25·대한항공)마저 4위에 머물렀다.
두 선수가 아쉬움을 곱씹는 사이 네덜란드 선수들이 시상대를 점령했다.
남자 5,000m에서는 스벤 크라머르와 얀 블록하위선, 요릿 베르흐스마가 1∼3위를 독식했고, 500m에서는 미헐 뮐더르·요하너스 스메이컨스·로날트 뮐더르가 금·은·동메달을 휩쓸었다.
역대 동계올림픽을 통틀어 한 나라가 두 종목에서 메달을 싹쓸이한 것은 스피드스케이팅 역사상 처음이다.
특히 가장 빠른 속도가 나오는 남자 500m에서는 네덜란드가 역대 최초로 1∼3위를 독식했다.
네덜란드는 9일 열린 여자 3,000m에서도 금메달리스트 이레너 뷔스트를 배출하는 등 이날까지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세 종목에서 모든 금메달을 가져갔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의 주인공이 역대 최초로 남녀 500m를 석권한 한국이었다면, 이번 대회에는 네덜란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케이트가 국민적인 스포츠로 자리 잡은 네덜란드는 늘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강호로 꼽혀 왔다.
하지만 네덜란드가 그동안 강세를 보인 종목은 주로 장거리 쪽에 몰려 있었다.
겨울에 수로가 꽁꽁 얼어붙으면 ‘스케이트 마라톤’ 대회를 벌이기까지 하는 네덜란드와 어울리는 부분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전통적인 강세 종목인 장거리에 그치지 않고, 북미와 아시아 선수들이 각축을 벌이던 단거리까지 집어삼킴으로써 네덜란드 스피드스케이팅의 전성시대가 활짝 열렸다.
이번 대회 스타터로 참가한 오용석 단국대 감독은 “네덜란드 선수들의 스케이팅에 기술이 늘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과거에는 장거리를 달리던 습관과 비슷하게 체격 조건과 힘을 앞세운 투박한 스케이팅을 했으나 이제는 여기에 기술이 접목됐다는 것이다.
오 감독은 “스케이트를 디디는 자세가 많이 세련돼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500m 시상대를 점령한 세 명의 스케이터 중 로날트 뮐더르가 1차 레이스 때 첫 100m에서 9초68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모두 9초50대 기록을 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그만큼 세밀한 기술을 구사할 수 있게 되면서 초반 승부에 민감한 단거리에서도 강세를 보이게 된 것이다.
장거리에서도 1998년 나가노 대회 이후 16년 만에 메달 싹쓸이를 이룬 것은 치열해진 내부 경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남자 5,000m 금메달리스트인 크라머르는 TVM이라는 네덜란드 실업팀에 소속돼 있다.
3위에 오른 베르흐스마는 한국 팬에게도 ‘박대용’이라는 별명으로 친숙한 보프 더용과 함께 BAM이라는 팀에서 뛰고 있다.
이번 대회 중국 대표팀을 지도하는 윤의중 감독은 “TVM과 BAM은 네덜란드에서 ‘앙숙’인 팀”이라며 “그 때문에 선수들 사이에서도 서로 이기겠다는 승리욕이 대단하다”고 귀띔했다.
연합뉴스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 소식을 전할 것으로 기대받던 이승훈(26·대한항공)이 9일(이하 한국시간) 남자 5,000m에서 12위에 그치고 11일에는 남자 500m 2연패를 노리던 모태범(25·대한항공)마저 4위에 머물렀다.
두 선수가 아쉬움을 곱씹는 사이 네덜란드 선수들이 시상대를 점령했다.
남자 5,000m에서는 스벤 크라머르와 얀 블록하위선, 요릿 베르흐스마가 1∼3위를 독식했고, 500m에서는 미헐 뮐더르·요하너스 스메이컨스·로날트 뮐더르가 금·은·동메달을 휩쓸었다.
역대 동계올림픽을 통틀어 한 나라가 두 종목에서 메달을 싹쓸이한 것은 스피드스케이팅 역사상 처음이다.
특히 가장 빠른 속도가 나오는 남자 500m에서는 네덜란드가 역대 최초로 1∼3위를 독식했다.
네덜란드는 9일 열린 여자 3,000m에서도 금메달리스트 이레너 뷔스트를 배출하는 등 이날까지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세 종목에서 모든 금메달을 가져갔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의 주인공이 역대 최초로 남녀 500m를 석권한 한국이었다면, 이번 대회에는 네덜란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케이트가 국민적인 스포츠로 자리 잡은 네덜란드는 늘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강호로 꼽혀 왔다.
하지만 네덜란드가 그동안 강세를 보인 종목은 주로 장거리 쪽에 몰려 있었다.
겨울에 수로가 꽁꽁 얼어붙으면 ‘스케이트 마라톤’ 대회를 벌이기까지 하는 네덜란드와 어울리는 부분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전통적인 강세 종목인 장거리에 그치지 않고, 북미와 아시아 선수들이 각축을 벌이던 단거리까지 집어삼킴으로써 네덜란드 스피드스케이팅의 전성시대가 활짝 열렸다.
이번 대회 스타터로 참가한 오용석 단국대 감독은 “네덜란드 선수들의 스케이팅에 기술이 늘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과거에는 장거리를 달리던 습관과 비슷하게 체격 조건과 힘을 앞세운 투박한 스케이팅을 했으나 이제는 여기에 기술이 접목됐다는 것이다.
오 감독은 “스케이트를 디디는 자세가 많이 세련돼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500m 시상대를 점령한 세 명의 스케이터 중 로날트 뮐더르가 1차 레이스 때 첫 100m에서 9초68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모두 9초50대 기록을 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그만큼 세밀한 기술을 구사할 수 있게 되면서 초반 승부에 민감한 단거리에서도 강세를 보이게 된 것이다.
장거리에서도 1998년 나가노 대회 이후 16년 만에 메달 싹쓸이를 이룬 것은 치열해진 내부 경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남자 5,000m 금메달리스트인 크라머르는 TVM이라는 네덜란드 실업팀에 소속돼 있다.
3위에 오른 베르흐스마는 한국 팬에게도 ‘박대용’이라는 별명으로 친숙한 보프 더용과 함께 BAM이라는 팀에서 뛰고 있다.
이번 대회 중국 대표팀을 지도하는 윤의중 감독은 “TVM과 BAM은 네덜란드에서 ‘앙숙’인 팀”이라며 “그 때문에 선수들 사이에서도 서로 이기겠다는 승리욕이 대단하다”고 귀띔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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