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모자·신발·시계 ‘빨강 깔맞춤’ 진종오 올림픽 한 종목 3연패

총·모자·신발·시계 ‘빨강 깔맞춤’ 진종오 올림픽 한 종목 3연패

임병선 기자
입력 2016-08-11 22:42
수정 2016-08-12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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赤, 敵이 없다

녹색 역도화 바꿨다 슬럼프
리우오면서 다시 붉은색으로


진종오가 10일(현지시간) 오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데오도루 올림픽 사격장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사격 남자 50m 권총 결선에서 대회 3연패를 결정짓는 마지막 발을 쏘고 있다. 자신의 손아귀 형태에 맞춰 특수 제작된 붉은색 권총이 단연 눈길을 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사진공동취재단
진종오가 10일(현지시간) 오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데오도루 올림픽 사격장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사격 남자 50m 권총 결선에서 대회 3연패를 결정짓는 마지막 발을 쏘고 있다. 자신의 손아귀 형태에 맞춰 특수 제작된 붉은색 권총이 단연 눈길을 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사진공동취재단
붉은색 ‘깔맞춤’이 그의 3연패에 보탬이 됐을까.

세계 사격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한 종목 3연패 위업을 일군 진종오(37·kt)는 11일 결선에 오른 경쟁자들과 기량 외에도 남다른 것이 또 있었다. 바로 모자부터 손목시계(사진 오른쪽), 신발까지 모두 붉은색이었다. 그만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붉은색 권총에 깔맞춤한 것이다.

스위스의 총기회사 모리니가 그의 손아귀 형태에 맞게 제작해 선물한 권총(왼쪽)이다. 색상, 방아쇠, 손잡이 등 모든 항목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고 이를 반영해 수정하느라 2년에 걸쳐 제작했다. 색상과 디자인은 모터스포츠 포뮬러원(F1)의 전설적인 드라이버 미하엘 슈마허의 레이싱카에서 본떴다. 권총에 적혀 있는 ‘WR583’은 자신이 보유한 50m 권총 본선 세계신기록을 의미한다.

진종오는 대회에 앞서 “나만의 맞춤형 총인 만큼 신뢰가 간다”며 “올림픽에서 많은 기록을 세운 뒤 이 총이 우리나라 박물관에 전시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붉은색 신발은 역도화다. 진종오는 평소 격발 후 반발력을 흡수할 수 있는 두툼한 신발을 선호하다 친한 역도 선수 사재혁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역도화로 바꿨다. 몸의 좌우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였다.

재미있는 것은 진종오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줄곧 녹색 역도화를 신었는데 성적이 시원치 않아 리우로 떠나면서 예전에 기록이 잘 나왔던 시절에 신었던 붉은색 역도화를 챙겼다. 그리고 이제 사격 역사를 고쳐 쓰고 자신의 여섯 번째 올림픽 메달을 금메달로 목에 걸고 귀국하게 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2016-08-1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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