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연소 14살 다이빙 소녀 여자 10m 플랫폼 예선 최하위
“다이빙을 하는 매 순간이 무섭다.”던 키 149㎝의 가냘픈 소녀가 10m 높이의 다이빙대에 올랐다. 파란 눈의 외국인 관중들이 부담스러울 법도 하지만 그녀는 거침없이 물속으로 뛰어들었다.김수지
김수지가 다이빙을 처음 시작한 건 초등학교 1학년 때. 수영을 배우러 갔다가 ‘멋있어 보여서’ 그만 뛰어들었다. 2011 전국소년체전에서 다이빙 종목 3관왕을 거머쥐며 가능성을 보인 김수지는 지난해 11월 13세 어린 나이에 국가대표에 ‘깜짝 발탁’됐다. 지난 2월에는 런던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 다이빙 월드컵에서 플레이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올림픽 진출권을 거머쥐었다.
김수지는 런던으로 떠나기 전 “서양 사람들과 대화를 한 번 해보고 싶다.”는 다소 엉뚱한 목표를 밝혔다. “키 크고 눈이 파란 사람이 너무 신기하다.”는 게 이유였다. 런던에 가면 꼭 놀이공원을 가고 싶다는 소녀다운 계획도 세웠다. 김수지는 “런던 놀이공원에는 한국보다 더 무섭고 스릴 넘치는 기구가 많다고 들었다. 한국 놀이동산이랑 많이 달라 무척 기대된다.”며 눈을 반짝였다.
꿈 많고 감수성이 풍부한 건 여느 또래들과 같지만 태극마크를 단 김수지는 올림픽을 위해 강행군을 거듭했다. 새벽 5시 20분에 일어나 밤 10시에 잠이 들 때까지 하루 종일 물에 뛰어들었다. 고된 훈련을 묵묵히 소화할 수 있었던 건 자신을 지켜보는 가족 때문이었다. 김수지는 “국가대표가 되자 무뚝뚝한 아빠 얼굴에 미소가 가득 넘쳐흘렀다.”면서 “두 오빠들도 ‘우리 수지가 올림픽에 나가게 돼 너무 좋다’고 얘기하더라.”고 전했다.
김수지는 15세 나이로 2004아테네올림픽에 출전한 박태환보다 어린 ‘유망주’다. 조성원 다이빙 대표팀 코치도 “기술 습득 속도도 빠르고 나이에 비해 굉장히 승부욕이 강하다.”면서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김수지에게 이번 올림픽은 ‘연습’이다. 4년 뒤 리우올림픽에서는 부쩍 성장한 김수지의 ‘금빛 다이빙’을 볼 수 있지 않을까.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2012-08-10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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