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올림픽 사상 첫 4강 진출

한국 축구, 올림픽 사상 첫 4강 진출

입력 2012-08-04 00:00
수정 2012-08-05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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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차기 끝에 축구종가 영국 제압

한국 축구대표팀이 올림픽 도전 64년 만에 사상 첫 4강 진출의 쾌거를 달성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4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웨일스 카디프 밀레니엄 경기장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에서 개최국 영국과 연장 120분 접전 끝에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이겼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8일 오전 3시45분 지난 시즌까지 박지성이 뛰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인 올드트래퍼드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노리는 ‘강적’ 브라질과 결승행 티켓을 다투게 됐다. 브라질을 꺾으면 한국시간으로 11일 오후 11시 런던 웸블리 경기장에서 우승에 도전하게 된다. 만약 패하면 일본과 멕시코의 4강전 패자와 같은 날 오전 3시45분 밀레니엄 경기장에서 동메달을 놓고 격돌한다.

영국과의 승부에서 120분 연장 혈투를 강인한 체력을 버텨낸 태극전사들의 정신력과 승부차기에서 흔들리지 않은 집중력이 돋보였다.

박주영(아스널)을 원톱으로 놓고 좌우 날개에 지동원(선덜랜드)과 남태희(레퀴야)를 배치한 한국은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놓고 영국을 압박했다.

전반 3분 박주영의 프리킥으로 포문을 연 한국은 오른쪽 풀백인 김창수(부산)가 몸싸움을 벌이다 넘어지면서 왼쪽 팔뚝뼈를 다치는 통에 킥오프 5분 만에 오재석(강원)을 투입하는 악재를 만났다.

초반 주도권 장악에 나선 한국은 전반 14분 페널티지역 왼쪽 부근에서 기성용(셀틱)의 패스를 받은 지동원의 왼발 터닝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혀 아쉽게 골 기회를 놓쳤다.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은 한국은 전반 18분에도 박종우(부산)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프리킥을 박주영이 골 지역 왼쪽 부근에서 달려들며 헤딩한 게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가는 안타까운 순간도 맛봤다.

’골 냄새’를 찾아가던 한국의 선제골은 마침내 지동원의 발끝에서 터져 나왔다.

지동원은 전반 29분 우리 진영 후방에서 길게 올라온 볼을 기성용이 원터치 패스로 내주자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볼을 잡은 뒤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영국의 골대 오른쪽 구석에 볼을 꽂았다. 무회전으로 날아간 볼은 영국의 골키퍼 잭 버틀런드(버밍엄시티)의 손끝에 맞았지만 강한 위력 때문에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골의 기쁨도 잠시. 전열을 가다듬은 영국은 전반 33분 라이언 버틀런드(첼시)가 페널티지역에서 슈팅을 하는 순간 오재석이 슬라이딩 태클로 볼을 막으려다 핸드볼 반칙을 범했다. 주심은 곧바로 휘슬을 불어 영국의 페널티킥을 선언하고 오재석에게 경고를 줬다. 영국은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에런 램지(아스널)는 전반 36분 침착하게 동점골을 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한국은 전반 40분에도 대니얼 스터리지(첼시)가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돌파하는 순간 황석호가 다리를 걸어 두 번째 페널티킥을 내줬다. 한국은 역전의 위기에서 ‘와일드카드’ 골키퍼 정성룡이 첫 번째 페널티킥을 성공한 램지의 두 번째 페널티킥 시도를 몸을 날려 막아내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반에 한 골씩 주고받은 한국은 후반 9분 상대의 프리킥을 막으려던 정성룡이 영국의 리처즈 마이커(맨체스터시티)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어깨 부위를 다쳐 김범영(부산)과 교체되면서 두 번째 교체카드를 써야 했다.

한국은 후반 15분 선제골의 주인공인 지동원이 스루패스를 받아 포백을 뚫고 골키퍼와 1대1 기회에서 골을 만들었지만 부심의 오프사이드 깃발이 먼저 올랐다. 지동원은 후반 38분에도 골 지역 왼쪽에서 시도한 헤딩 슈팅이 오른쪽 골대 옆으로 흐르면서 땅을 쳤다.

전후반 90분 동안 승부를 내지 못한 한국은 연장 승부로 접어들었다.

연장 전반 2분 만에 구자철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힌 한국은 끝내 골 맛을 보지 못한 채 피를 말리는 ‘11m 러시안룰렛’인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영국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한국은 구자철을 시작으로 백성동(주빌로 이와타), 황석호(산프레체 히로시마), 박종우까지 차례로 골을 넣었다.

한국의 골키퍼 이범영은 영국의 4번 키커까지 골을 내줬지만 5번 키커인 스터리지의 슈팅을 왼쪽으로 몸을 날려 막아내 승리의 결정적 역할을 했다.

마침내 한국의 마지막 키커로 나선 기성용은 영국 골대 왼쪽 구석에 강하게 볼을 꽂아 한국의 4강 진출을 확정하는 축포를 쏘아 올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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