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펜싱 선수들 “100번째 金, 꿈만 같다”

男 펜싱 선수들 “100번째 金, 꿈만 같다”

입력 2012-08-04 00:00
수정 2012-08-04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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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은 영원히 기억될 동·하계 올림픽 통산 100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는 사실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구본길(23·국민체육진흥공단), 김정환(29·국민체육진흥공단), 오은석(29·국민체육진흥공단), 원우영(30·서울메트로)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엑셀 런던 사우스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단의 9번째 금메달이자 한국의 동·하계 올림픽 통산 100번째 금메달이다.

시상식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인터뷰에 나선 김정환은 “결승전 올라가기 한 시간 반 전에 100번째 금메달이라는 사실을 알았다”면서 “너무나 큰 영광이다. 좋은 일이 있으려니 겹치는 것 같다”면서 활짝 웃었다.

오은석은 “사실 100번째 금메달을 따내야 한다는 욕심보다는 결승 상대인 루마니아를 무조건 이기자는 생각만 했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한국 남자 사브르가) 금메달을 계속 딴 것도 아니고 처음으로 딴 건데 100번째 금메달이라서 더 의미가 큰 것 같다”고 벅찬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막내’ 구본길은 “결승전 직전에 100번째 금메달이라는 것을 알았다”며 “경기할 때는 신경 안 썼다”면서 신세대다운 모습을 보였다.

펜싱 남자 사브르가 100번째 금메달을 따내며 펜싱을 넘어 대한민국 스포츠의 새 역사를 써내려갈 수 있었던 데에는 혹독한 훈련을 견뎌내며 올림픽을 향해 쉼 없이 달려온 선수들의 도전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정환은 “올림픽을 앞두고 훈련할 때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너무나 고통스러웠다”면서 “1년에 집을 3번밖에 가지 못했다”며 “명절 때는 물론이고 아버지 기일(忌日) 때도 못 갔다. 그때 정말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그럴 때마다 금메달을 따는 순간을 상상하면서 하루하루를 버텼는데 이렇게 금메달을 딸 줄은 몰랐다”면서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순간에 날아가는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그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제일 먼저 생각이 난다”면서 “한국에 돌아가면 가장 먼저 금메달을 갖고 아버지 산소를 한번 찾아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남자 사브르 선수들은 경기 전날 단합을 위해 모임을 했던 사실도 소개했다.

오은석은 “어젯밤 늦게까지 거실에 모여 ‘다른 종목들은 그래도 이슈가 되고 있는데 우리는 지금 뭘 하는 거냐’, ‘힘을 합쳐 똘똘 뭉치자’는 얘기를 많이 나눴다”고 했다.

이처럼 서로 한마음으로 ‘금빛 의지’를 다졌기에 금메달이 가능했던 것이다.

오은석은 “8강에서 독일을 이기고 나니까 몸이 풀리기 시작해 몸이 날아다닐 것 같았다”며 “사실 김정환이 초반에 안 좋으면 일찍 투입될 예정이었는데 다 좋아서 저는 안 뛰어도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정환 역시 “1년에 몇 번 안 오는 운인 것처럼 여겨질 정도로 선수 4명 모두 오늘 몸 상태가 최고였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남자 사브르 선수들은 4강에서 이탈리아에 승리를 거둔 뒤 메달을 직감했다고 했다.

김정환은 “한국 남자 사브르 선수들은 큰 무대 체질”이라며 “일단 4강에 올라가기만 하면 우승을 하거나 3~4위전에서 3위를 하지 그냥 내려오진 않았다”고 했다.

그는 “유럽 선수들은 팔심이 좋고 경기운영 센스가 뛰어나지만 우리를 못 따라오는 게 다리의 빠른 움직임과 체력”이라며 “다른 대회에선 이런 장점을 잘 이용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우리가 잘하는 걸로 확실히 승부를 보자고 서로 다짐했고 독하게 그것만 파고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대의 팔이 근처에도 못 오게 떨어뜨리고 피하는 전략을 썼는데 결과적으로 맞아떨어졌다”면서 “어느 팀을 만나도 자신 있었다”고 덧붙였다.

구본길은 “개인전에서는 부진했지만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내 너무나 기분이 좋다”면서 “형들이 유럽 선수들을 상대할 때는 공격적으로 거칠게 몰아붙이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해줬는데 실제로 그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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