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金 김지연 “로또 맞은 기분이예요”

펜싱 金 김지연 “로또 맞은 기분이예요”

입력 2012-08-02 00:00
수정 2012-08-0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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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등은 많이 했지만 1등은 처음” ”쉽게 포기하는 편인데 오늘은 정말 싫었다”

특별취재단 =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펜싱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건 김지연(24·익산시청)은 “로또에 당첨된 기분”이라며 짜릿한 기쁨을 전했다.

김지연은 1일(현지시간) 영국 엑셀 런던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펜싱 여자 사브르 결승전을 승리로 장식한 뒤 인터뷰에서 얼굴 가득 환한 웃음을 지으며 소감을 전했다.

김지연은 목에 건 금메달을 만지작거리며 “이러고 있어도 실감이 안 난다”며 “꿈을 꾸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사실 김지연은 선수단 내에서도 금메달 후보로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대표팀에서 두 번째로 나이가 어리고 본격적인 국가대표로 뛰기 시작한 지도 1년을 갓 넘긴 ‘애송이’이기 때문이다.

김지연도 “32강부터 계속 ‘이겨놓고 가자’는 생각으로만 계속 뛰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다른 국제 대회에서 2, 3등은 많이 했지만 1등은 처음”이라며 “원래 쉽게 포기하는 편인데 오늘은 정말 포기하기 싫었다”고 전했다.

김지연의 최대 고비는 세계랭킹 1위 마리엘 자구니스(미국)와의 준결승이었다.

이 경기에서 김지연은 3-9까지 뒤져 패색이 짙었으나 기적같은 연속 포인트를 뽑아낸 끝에 15-13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금메달을 따낸 직후에도 울지 않았던 김지연은 자구니스와의 경기에서 이기고 나서는 눈물이 핑 돌았다고 했다.

그는 “원래는 제가 따라잡기보다는 이기고 있다가 따라잡혀서 역전당하는 일이 많았는데, 그렇게 이기고 나니 ‘미쳤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며 웃었다.

김지연은 “자구니스에게 밀리는 동안 3~4위전으로 밀리기 싫다는 생각으로 ‘제발 이기자’고 마음을 다잡았다”면서 “점수를 따라붙고 나니 ‘상대가 말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대회 펜싱에서 오심이 많았던 데 대해서는 “그렇기 때문에 오심의 여지를 두지 않으려 더 악착같이 뛰었다”고 밝혔다.

김지연은 공격적인 경기 스타일만큼이나 말할 때에도 거침이 없었다.

중학교 1학년 때 플뢰레 선수로 펜싱을 시작했다가 적성에 맞지 않아 사브르로 종목을 옮긴 이야기를 할 때에는 “(찌르기만 하기보다는) 마구 ‘후려치는’ 것이 더 재미있겠다 싶어서 했다”고 말해 좌중을 폭소에 빠뜨렸다.

또 자신의 장점이 빠른 발이라고 설명하면서 학창 시절 별명이 ‘발발이’였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김지연은 “펜싱은 나의 전부”라며 “칼을 잡고 있으면 자꾸 휘두르고 싶어진다”고 자신의 종목을 향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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