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女복서, 우울한 조국 위로하다

아일랜드女복서, 우울한 조국 위로하다

입력 2012-08-10 00:00
수정 2012-08-1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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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아일랜드에 16년만의 금메달

아마추어 여자복싱의 상징적 존재인 케이티 테일러(26)가 긴 경기침체의 늪에 빠진 조국 아일랜드에 귀한 금메달을 선물했다.

런던올림픽에서 처음 정식종목에 진입한 여자복싱 체급별 결승전이 열린 9일(현지시간) 첫 금메달리스트의 영예는 개최국 영국의 니콜라 애덤스(29·플라이급)에게 돌아갔다.

그러나 라이트급 우승자인 테일러가 받은 환호는 결코 그에 못지 않았다.

세계선수권에서 4차례, 유럽 선수권에서 5차례 정상에 오른 테일러는 자신의 지명도와 영향력으로 여자복싱의 올림픽 진출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기 때문이었다.

또한 올림픽 개회식에서 기수를 맡은데서 보듯 아일랜드의 여성 스포츠인을 대표하는 스타이기도 하다.

테일러의 우승은 이번 대회에서 아일랜드 선수단이 딴 첫번째 금메달이었다. 더욱이 아일랜드가 2000년 시드니대회부터 2008년 베이징대회까지 금메달을 하나도 가져가지 못했기에 12년을 기다린 국민의 기대가 두 어깨를 짓눌렀지만 멋지게 이겨냈다.

테일러는 12살때인 1998년 아마추어 복서인 아버지 피터 테일러의 손에 이끌려 고향 브레이의 체육관에서 처음 글러브를 꼈다.

3년만인 2001년 국립복싱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른 첫 여자선수로 등록된데 이어 2005년 유럽선수권(노르웨이)에서 우승함으로써 세계 복싱계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승승장구를 거듭한 테일러는 각종 국제대회를 석권하며 국제아마추어복싱연맹(AIBA) 선정 ‘올해의 복서’ 상도 두번이나 받았다.

복싱뿐 아니라 축구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그는 자국 유소년-청소년 대표를 거쳐 성인대표팀에 발탁돼 2007년 4월 헝가리와의 유럽선수권 예선전에서 골까지 넣었다. 하지만 그는 복싱을 다른 어떤 스포츠보다 좋아한다고 밝혀왔다.

경기장에 직접 찾아온 아일랜드팬 수천명의 환호속에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선 테일러는 올림픽 우승이 “평생 키워온 꿈이었다”면서 “훌륭한 롤모델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라고 말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그는 “하나님은 나의 목자이며 방패”라며 “하나님 덕분에 이 자리에서 서게 됐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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