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는 여자는 아름답다

도전하는 여자는 아름답다

입력 2012-08-13 00:00
수정 2012-08-13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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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메달까지는 두 팀 모두 2% 부족했다.

여자핸드볼 대표팀 선수들이 12일 끝난 런던올림픽 3, 4위 결정전에서 후반 종료 직전 블로킹벽을 쌓은 뒤 뛰어오르며 필사적으로 스페인의 프리스로를 막아내고 있다. 아래 사진은 김연경(왼쪽)을 비롯한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들이 전날 런던 얼스코트에서 열린 일본과의 3, 4위 결정전을 세트스코어 0-3으로 내준 뒤 아쉬운 표정으로 관중에게 인사하는 모습.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여자핸드볼 대표팀 선수들이 12일 끝난 런던올림픽 3, 4위 결정전에서 후반 종료 직전 블로킹벽을 쌓은 뒤 뛰어오르며 필사적으로 스페인의 프리스로를 막아내고 있다. 아래 사진은 김연경(왼쪽)을 비롯한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들이 전날 런던 얼스코트에서 열린 일본과의 3, 4위 결정전을 세트스코어 0-3으로 내준 뒤 아쉬운 표정으로 관중에게 인사하는 모습.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여자핸드볼이 12일 런던의 바스켓볼 아레나에서 끝난 3, 4위 결정전에서 2차 연장까지 80분을 달린 끝에 스페인에 29-31로 졌다. 주요 선수들의 부상 공백은 컸고 남은 선수들의 체력에는 한계가 있었다. 큰 무대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수들은 4위로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강재원 감독은 “17개월 동안 고생했는데 메달로 보답하지 못해 선수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메달을 못 딴 건 전부 내 책임”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젊은 선수들이 금메달만큼 값진 경험을 쌓았다. 지금의 아픔과 상처가 결국 성공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미래를 그렸다.

메달은 없었지만 ‘전설’은 이어졌다. 여자핸드볼은 28년 동안 올림픽 4강에 한 번도 결석한 적이 없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부터 8회 연속 올림픽 준결승에 진출했다. 유럽의 틈바구니에서 체격·체력의 열세를 딛고 꼿꼿하게 자리를 지켰다.

열악한 인프라나 초등학교부터 일반까지 여자 등록팀이 89개인 좁은 저변까지 고려하면 이런 성적은 ‘기적’에 가깝다. 고무적인 건 어린 선수들이 일군 성과라는 점이다. 사실 이번 대표팀은 ‘역대 최약체’로 평가받았다. 2004년과 2008년 올림픽에서 중심을 이뤘던 고참 선수들이 대거 태극마크를 반납하면서 전력은 확 떨어졌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금메달을 놓쳤고 이어진 아시아선수권에서도 준우승에 그쳤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는 11위로 마쳤다.

36년 만의 메달 사냥에 나선 여자배구도 전날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0-3(22-25 24-26 21-25)으로 무릎을 꿇고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여기까지 온 것도 대단한 일이었다. 여자배구가 세계 4강에 들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세계 랭킹 15위인 대표팀은 톱 랭커들을 잇따라 물리치고 깜짝 선전을 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동메달 이후 최고 성적을 기록한 것은 경기당 25.9득점하며 팀의 공격을 책임진 ‘해결사’ 김연경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192㎝의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영리한 공격도 일품이지만 서브리시브에 이단 연결까지 올라운드 플레이어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일본전 22득점을 포함해 모두 207득점한 김연경은 미국의 주포 데스티니 후커(161득점)를 제치고 이번 올림픽 득점왕에 등극했다. 공격 성공률에서도 3위(35.57%)에 오를 정도로 순도 높은 공격력이었다. 서브 부문 7위, 리시브 성공률에서는 9위에 올랐다.

런던 조은지·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2012-08-13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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