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노의 굴욕’ 털어낸 챔피언 기보배

‘토리노의 굴욕’ 털어낸 챔피언 기보배

입력 2012-08-03 00:00
수정 2012-08-03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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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대회 징크스 털고 올림픽 정상에 우뚝

기보배(24·광주광역시청)는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나는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는 말을 여러 차례 되풀이했다.

과거 메이저 대회에 대한 후회와 이번 올림픽에서 다져야 할 마음가짐을 담은 말이었다.

기보배는 2010년 태극마크를 달 때부터 세계를 석권할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예상은 거푸 빗나갔다.

국제양궁연맹(FITA) 랭킹에서 1위를 달리고 각종 대회 예선 라운드에서 번번이 톱시드를 받아 토너먼트에 나갔지만 금방이라도 손에 잡힐 듯한 메이저대회 타이틀은 번번이 기보배를 외면했다.

기보배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탈락했다.

작년에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32강전에서 떨어졌다.

한국은 기보배와 함께 다른 동료도 부진해 1981년 이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0년 만에 개인전 노메달의 수모를 당했다.

세계 양궁의 전력 평준화 속에 ‘궁치일(弓恥日)’을 불러온 장본인이 됐다.

기보배는 욕심이 앞서 기본기가 흐트러졌기 때문이라고 스스로 반성하고 자신을 채찍질했다.

충격과 트라우마에 시달리면서도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살아남았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기보배의 가장 큰 적은 ‘욕심’이었다.

평정심을 잃지 않고 매일 하던 대로 시위를 당기려고 부단히 애를 썼다.

마침내 기보배는 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최고의 무대 올림픽에서 시상대 꼭대기에 섰다.

서향순, 김수녕, 조윤정, 김경욱, 윤미진, 박성현 등이 포함된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목록에 자기 이름을 새겨넣었다.

한 시대를 대표하는 스타의 계보를 이으려는 기보배의 도전은 바로 내년 세계선수권대회부터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는 확고한 간판스타로서 대표팀의 원활한 세대교체의 구심점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있다.

기보배는 올림픽 개인전이나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다른 명궁들과 달리 아직 세계기록을 작성한 적이 없어 도전할 영역도 활짝 열려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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