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궁감독, 수출 주력품에 넣어라”

“한국 양궁감독, 수출 주력품에 넣어라”

입력 2012-07-28 00:00
수정 2012-07-2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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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선박, 스마트폰을 수출하는 한국은 주력 수출품목에 ‘양궁 감독’을 포함하라.”

글로벌 뉴스통신 매체인 로이터의 외침이다.

로이터는 한국 남자양궁의 간판인 임동현(26·청주시청)이 세계기록을 쏜 27일 “한국 사람을 내놓아라. 아무나 괜찮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양궁 실력과 한국식 양궁 훈련을 소개했다.

임동현은 이날 런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남자 양궁 랭킹라운드(순위결정전)에서 72발 합계 699점을 쏴 자신이 보유한 세계기록 696점을 갈아치웠다.

임동현은 72발 가운데 50발을 10점에 꽂고 그 가운데 22발을 10점 구역 정중앙인 엑스텐(X10)에 찔러넣는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로이터는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인 양궁 코치가 미국, 말레이시아, 브라질, 필리핀 등 여러 나라에서 명품보다 높은 가치를 지닌 ‘머스트 해브 아이템(필수품)’으로 떠올랐다”고 썼다.

로이터는 한국이 지금까지 올림픽 양궁에서 금메달 16개를 포함해 30개를 휩쓸어간 양궁 강국이라며 세계 곳곳에서 한국인 감독 ‘모셔 가기’ 경쟁이 일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미국으로 간 이기식 감독의 이야기를 사례로 들었다.

이 감독은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까지 한국 대표팀을 이끌다가 호주로 건너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남자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사이몬 페어웨더)를 조련해 냈다.

이 감독은 현재 국제양궁연맹(FITA) 개인랭킹 1위인 브래디 엘리슨(미국)과 단체랭킹 1위인 미국 대표팀을 이끌고 다시 정상에 도전하고 있다.

이 감독이 미국 양궁 대표팀 감독으로 처음 부임했을 때는 그의 ‘독특한’ 훈련 스타일이 미국 양궁의 ‘공인 훈련법’과 맞지 않아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감독의 수련을 받는 양궁 선수는 처음에는 자세를 배우는 데만 몇 달씩을 보낸다.

한쪽 팔을 올리는 것을 배우는 것만도 수개월에 두 팔을 다 드는 걸 배우는 데에는 두 달을 투자해야 한다.

이런 기초적인 자세가 완벽해질 때까지 반복적으로 연습하는 방식을 ‘한국식 생체역학적 접근법’이라고 한다.

이런 훈련방식 아래서 처음 양궁 활을 잡은 사람은 기초 훈련을 모두 마친 6개월이 지나서야 처음으로 화살을 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양궁대표팀의 코치 돈 라브스카는 “서양은 덜 성공적인 훈련법을 사용한다”며 “곧바로 활을 들고 쏘기 시작하면 나쁜 습관이 몸에 배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쁜 습관이 들면 없애는 데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 감독의 훈련 방식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라브스카 코치는 “한국식 양궁은 마치 무술을 보는 듯하다”며 “한국은 그런 방식으로 양궁 훈련을 하는 유일한 국가였지만 지금은 많은 나라가 그런 방식을 따라 하고 있다”고 전했다.

AP통신도 임동현의 활약을 상세히 전했다.

그가 시력이 좋지 않아 ‘법적으로는 시각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덧붙였다.

AP통신은 “사선에서 과녁의 흐릿한 색깔만 볼 수 있다는 임동현은 포도알 크기의 만점 구역을 몇 번이고 정확히 맞혔다”고 전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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