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D-1] ‘호형호제’하던 선수들마저도… 냉랭한 남북

[런던올림픽 D-1] ‘호형호제’하던 선수들마저도… 냉랭한 남북

입력 2012-07-26 00:00
수정 2012-07-2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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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 훈련·악수 없이 눈인사만 “北 다른 별에서 온 듯” 외신 빈축

경색된 남북 관계가 런던올림픽에도 반영되고 있다. 대회장 곳곳에서 남북한 선수들의 서먹한 장면들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22개 종목에 245명의 선수를, 북한은 여자축구와 역도, 레슬링, 유도, 사격, 양궁, 복싱, 수영, 탁구, 육상 등 10개 종목에 56명의 선수를 파견했다. 남북 모두 강세 종목인 역도와 사격, 양궁 훈련장 등에서 자주 마주치지만 분위기는 차갑기만 했다. 가볍게 눈인사만 나눈 뒤 훈련에만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역도 관계자는 “바로 옆 플랫폼에서 북한 선수들과 훈련했지만 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사격 훈련장인 왕립포병대사격장에서도 역시 눈인사만 있을 뿐이었다.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자주 만난 남북 선수들은 ‘호형호제’하는 사이였다. 북한 양궁의 권은실도 한국 선수들과 낯이 익은 사이지만 우리 선수들과의 접촉을 꺼리는 듯한 인상마저 받았다고 양궁 관계자는 전했다. 2000년 시드니에 이어 2004년 아테네대회에서도 남북은 개회식에 공동 입장했고, 탁구는 개막 전 합동 훈련까지 했다. 한 자리에서 식사하고 기념 촬영도 했다.

하지만 베이징올림픽에서 단일팀은 물론 개회식 공동 입장마저 무산되면서 남북 관계가 냉랭해졌고, 이번 대회에서는 교류 자체가 아예 실종됐다.

특히 북한 선수단의 폐쇄적인 태도는 해외 언론의 빈축을 사고 있다. AP통신은 “북한 여자축구대표팀이 훈련 중인 글래스고에서는 선수들을 호텔 밖에서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중국 양쯔완바오(揚子晩報)는 “지난 23일 히스로공항에서 선수단을 마중 나온 북한 인사 4명이 악수하거나 촬영을 하지 못하도록 통제했다.”면서 “그러자 현지 자원봉사자들이 ‘같은 별에 사는 사람 같아 보이지 않는다’고 빈정거렸다.”고 전했다.

한편 김병식 체육성 부상이 단장을 맡은 북한 선수단은 이날 오후 올림픽파크에서 중국, 케냐, 사모아, 수리남과 함께 선수촌 공동 입촌식을 가졌다. 여자축구대표팀을 제외한 30명이 참석했다.

북한은 4년 전 베이징에서 금 2개와 은 1개, 동메달 3개를 땄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2012-07-26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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