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 가지에서 상금까지…포상 변천사
1900년 파리 올림픽 1위 입상자에게 시상된 4각형 도금 메달. 100년이 넘는 근대 올림픽 사상 이때가 유일한 4각형 메달이다. IOC 웹사이트 캡처
올림픽 종목 1~3위 입상자에게 금·은·동메달을 수여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근대 올림픽이 시작되면서 이렇게 된 것은 아니다. 이번 파리 대회에서 일부 종목이 상금을 주는 것도 나중엔 어쩌면 관례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근대 올림픽 1위에겐 금메달 주지 않았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당시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한 유승민 IOC 선수위원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올리브 화관을 두른 모습. 서울신문 DB
1900년 파리 올림픽에서는 직사각형 메달이 등장했다. 100년이 넘는 올림픽 역사에서 둥글지 않은 메달이 탄생한 것은 이때가 유일하다. 1위에겐 금도금을 한 은메달, 2위는 은메달, 3위는 동메달이 주어졌다.
현재와 같은 둥근 모양에 1위는 금메달, 2위 은, 3위 동메달을 시상한 것은 3회 대회인 1904년 세인트루이스부터다. 메달은 입상자의 가슴에 핀으로 꽂아줬다.
메달, 목에 거는 시상은 1960 로마대회부터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 조정 남자 쿼드러플스컬에서 1~3위를 차지한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덴마크(왼쪽부터) 선수들이 시상대 없이 메달을 받고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서울신문 DB
메달을 입상자의 목에 걸어주는 방식으로 바뀐 것은 1960년 로마 대회부터다. 이후 메달의 크기와 디자인에 변화가 있었지만, 시상 형식은 대동소이하다. 메달 디자인이 올리브 가지에서 올림픽 로고로 바뀌었다.
파리 대회, 육상·복싱 메달리스에겐 처음 현금하지만 파리 대회부터 육상과 복싱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받은 지원금 일부를 입상자들에게 상금으로 나눠주기로 하면서 ‘올림픽주의’에 변화가 예상된다. 세계육상연맹(WA)은 지난 4월 파리 올림픽에서 48개 종목 금메달리스트에게 상금 5만달러(약 7000만원)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계주와 같은 단체전에서는 우승팀에 분배된 5만달러를 참가 선수들이 나눠 갖는 방식이다. 또 2028년 로스앤젤레스 대회부터 은, 동메달에도 금전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세계복싱협회(IBA)도 지난 5월 금메달리스트에겐 10만달러(약 1억 4000만원), 은 5만달러, 동 2만 5000달러를 지급한다고 밝혔다. 복싱 입상자들이 받는 상금의 절반은 NOC와 코치가 나눠 갖는다. 예컨대 금메달리스트는 5만달러, 은 2만 5000달러, 동 1만 2500달러를 갖게 된다.
각국 NOC와 정부, 입상자에게 상금 포상은 현실
2024 파리 올림픽과 패럴림픽에서 시상될 메달 모습. IOC 웹사이트 캡처
IOC가 선수들에게 직접 상금을 지급하지 않지만, 선수들이 올림픽 성공을 통해 돈을 버는 방법은 많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지난 5월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펜싱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독일 정부로부터 포상금을 받았다고 회고한 바 있다.
시몬 바일스(미국)가 지난 1일 2024 파리 올림픽 미국 기계체조 여자 선발전에서 이단평행봉에서 연기하고 있다. 미니애폴리스 AP 연합뉴스
문제는 금전 지원이 선수들에게 ‘비교적’ 균등하게 지원되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마크 콘래드 포덤대 비즈니스스쿨 교수는 CNN을 통해 “돈을 버는 선수는 몇몇 슈퍼스타에 심하게 편중돼 있으며, 대다수 덜 알려진 올림픽 참가자는 자기 돈을 써야 한다”라며 “후원금을 받으려면 시몬 바일스 수준이 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체조 슈퍼스타 바일스는 포브스에 따르면 710만달러의 후원을 받았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