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품절에 불안한 시민…손소독제 만들며 ‘셀프 방역’

마스크 품절에 불안한 시민…손소독제 만들며 ‘셀프 방역’

입력 2020-02-03 22:18
수정 2020-02-0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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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마스크 충분하다”는데 약국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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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으로 ‘마스크·손소독제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3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는 마스크 진열대가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으로 ‘마스크·손소독제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3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는 마스크 진열대가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마트 6군데 돌아… 메르스 때보다 심각”
“온라인선 일주일째 발송 예정 알림만”
경찰 “매점매석 수사… 2년 이하 징역형”


“새벽부터 마스크 구한다고 전화를 얼마나 돌렸는지 몰라요.”

3일 낮 12시 서울 강남구 삼성역 근처의 A약국. 점심시간을 이용해 마스크과 손소독제를 사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계산대 옆에는 5상자 분량의 마스크가 쌓여 있었다. 약사 김은영(가명)씨는 “며칠째 약국에 어린이용 마스크밖에 없었는데 오늘 성인용 마스크를 겨우 구했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관련 관계부처 장관회의에서 “보건용 마스크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매일 800만개가 생산되고 1300만개가 시장에 풀리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민들은 시중에서 마스크를 구하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물량이 있어도 상인들이 마스크 값을 올려받아 분통을 터뜨리는 이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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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으로 ‘마스크·손소독제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경기 수원시의 한 대학병원 약국에는 선착순으로 손소독제를 판매한다는 안내 문구가 적혀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으로 ‘마스크·손소독제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경기 수원시의 한 대학병원 약국에는 선착순으로 손소독제를 판매한다는 안내 문구가 적혀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에 있는 약국을 살펴보니 ‘손소독제 품절’, ‘KF94 마스크 구비’ 등 안내문이 크게 붙어 있었다. 마스크가 걸려 있어야 할 매대가 비어 있는 경우도 종종 눈에 띄었다. 홍모(47)씨는 “마스크를 사려고 대형마트, 잡화점 등 하루 6군데를 돌았다”면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보다 마스크를 구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편의점들도 발주에 제한이 걸렸다. 마포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손모(55)씨는 “지난주까지는 발주한 수량만큼 왔는데, 지금은 10개를 주문하면 5개만 오는 상황”이라면서 “지금은 마스크가 ‘2+1’ 행사 상품에서도 제외됐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유모(28)씨는 “지난 설 연휴 때 주문한 마스크 30장을 아직도 받지 못했다. 일주일째 ‘판매자 재고 확인 후 발송 예정’이라는 알림만 뜰 뿐”이라고 했다.

손소독제 구하기도 하늘의 별 따기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B약국을 운영하는 약사는 “요즘은 손소독제가 약국에 있는지를 묻는 문의 전화가 하루에 20통 넘게 온다”면서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손소독제가 다 떨어져서 추가 주문을 하려고 했지만 지금은 재고 자체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손소독제를 직접 만드는 방법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되고 있다. 마포구 망원동의 C약국은 ‘손소독제 만드는 방법’을 적은 종이를 약국 계산대에 붙여 놨다. 한편 경찰은 마스크, 손소독제 등을 매점매석하는 행위에 대해 수사에 나설 예정이다. 현행 물가안정법(물가안정에 관한 법률)은 기획재정부 장관이 매점매석 행위로 지정한 행위를 한 사람을 징역 2년 이하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2020-02-0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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