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미소 띈 김정남 암살자들, 8개월 만 현장검증

밝은 미소 띈 김정남 암살자들, 8개월 만 현장검증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17-10-24 14:18
수정 2017-10-2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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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서 현장검증…방탄복 입고, 휠체어 타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이자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맏아들인 김정남을 암살한 혐의로 기소된 동남아 출신 여성 피고인들이 범행 8개월여 만에 현장검증을 위해 현장을 찾았다. 이들은 고개를 숙였지만 “몰래 카메라를 찍는다는 북한인 용의자의 거짓말에 속았을 뿐”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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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하게 웃는 김정남 암살자
환하게 웃는 김정남 암살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암살한 베트남 국적자 도안 티 흐엉(오른쪽)과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왼쪽 두번째).
AFP 연합뉴스
말레이시아 샤알람 고등법원은 24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김정남 암살 사건에 대한 현장 검증을 진행했다.

검증에는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25)와 베트남 국적자 도안 티 흐엉(29)이 직접 참석했다. 두 사람은 지난 2월 13일 오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김정남의 얼굴에 VX 신경작용제를 발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방탄복을 입은 피고인들은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8시 30분쯤 중무장한 경찰 특공대 20여명의 경호를 받으며 공항에 들어섰다. 오전 10시쯤 재판부, 변호인과 함께 김정남이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 공격을 받은 장소인 제2터미널 3층 출국장 무인발권기 앞으로 이동했다.

현장검증 참석자들은 시티 아이샤가 북한 외무성 소속 요원으로 알려진 홍송학(34)으로 추정되는 남성으로부터 선불식 택시 티켓을 건네받은 공항 내 카페와 김정남이 응급처치를 받은 2층 공항 진료소, 선불식 택시 티켓 발권소, 택시 승차장 등을 순서대로 돌아봤다. 검증은 한 시간가량 진행됐다.

체력적으로 힘든 지 피고인들은 택시 발권소에서부터는 휠체어에 탄 채 이동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공항 당국과 경찰은 이날 현장검증을 위해 3층 출국장 내 일부 구역을 통제했으나 나머지 구역은 정상적으로 운영돼 승객들의 입출국에는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도안 티 흐엉은 김정남 암살 이틀 뒤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제2터미널로 돌아와 베트남행 여객기를 타려다가 붙잡혔다. 시티 아이샤는 같은 달 16일 쿠알라룸푸르 외곽의 한 호텔에서 체포됐다. 두 사람의 손에 VX 신경작용제를 발라주며 김정남 공격을 지시한 북한인 용의자들은 범행 당일 출국해 평양으로 도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검증을 마친 재판부는 이날 오후부터 김정남 암살 사건에 대한 9일차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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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복 입은 김정남 암살자들
방탄복 입은 김정남 암살자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암살한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왼쪽)와 베트남 국적자 도안 티 흐엉.
AP 연합뉴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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