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협정 체결일 전후 도발 가능성…軍 “북한군 동향 면밀 추적중”
북한 로미오급 잠수함이 동해에서 열흘 가까이 기동하는 특이동향을 보이는 가운데 평북 일대에서 북한이 미사일 발사준비를 하는 정황이 포착됐다.북한이 군사당국회담 제의에 응하지 않는 대신 정전협정 체결일(7.27)을 전후로 미사일 발사 등 전방위로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25일 “북한 평안북도 일대에서 미사일이 들어있는 원통형 발사관을 탑재한 이동식 발사차량(TEL)의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다”면서 “정전협정 체결일을 전후로 도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TEL이 한 장소에서 고정되어 미사일을 즉각 발사하려는 징후는 아직 없다”면서도 “TEL은 언제든 발사할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한미 군 당국이 연합감시 자산을 동원해 동향을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 CNN 방송은 미 국방부 관료를 인용해 탄도미사일 발사 장비를 실은 수송 차량이 지난 21일 평안북도 구성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료는 발사 장비가 포착되면 통상 6일 안에 실제 발사로 이어진다며 공교롭게도 포착일로부터 6일째 되는 날은 정전협정 체결 64주년인 7월 27일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 소식통은 “북한은 평북 구성 일대에 TEL이 정차할 수 있는 콘크리트 패드를 여러 곳에 설치해놨으며 패드 위에 정차한 TEL에서 미사일 동체를 내려 지상의 고정장치에 세워 발사한다”고 말했다.
한미 군 당국은 TEL에 실려 있는 미사일 기종을 정밀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에 포착은 됐지만, 미사일 동체는 정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군 소식통은 “대륙간사거리를 갖춘 ICBM급 ‘화성-14형’을 개량한 미사일 또는 사거리가 증대된 북극성 계열의 중장거리미사일(IRBM)을 쏠 가능성도 크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정전협정 체결일을 앞두고 미사일을 발사한 사례를 보면 2014년 7월 26일 스커드-C 1발을 쏜 적이 있다.
또 북한 로미오급(1천800t급) 잠수함은 열흘 가까이 동해 먼바다에서 기동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로미오급 잠수함이 이번처럼 장기간, 먼바다에서 기동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 잠수함은 길이 76.6m, 폭 6.7m가량으로 디젤엔진을 탑재해 수중에서 13노트로 기동할 수 있다.
최대 잠항심도는 500여m로 알려졌으나 하루에 2번가량 수면 위로 올라와 엔진 가동에 쓸 공기를 보충하는 ‘스노클링’(Snorkeling)을 해야 하는 재래식 잠수함이다. 그만큼 공격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정부 관계자는 “일단 해상훈련 일환으로 분석한다”면서도 “신포급(2천t급) 잠수함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하기 위한 사전 수중정보 수집 목적 등도 있을 수 있어 면밀히 감시 중”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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