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12형’ 성공의 의미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과학기술자로 추정되는 인물을 업어 주는 장면을 지난 3월 19일 내보냈다. 김정은은 하루 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 고출력 미사일엔진 지상연소 시험을 직접 참관했고, “로켓공업발전에서 대비약을 이뤘다”며 ‘3·18 혁명’이라고 명명하는 등 극찬했다. 기술자를 업어 준 것은 그때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를 통틀어 누군가를 업어 준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신형 고출력 미사일엔진 개발에 대한 김정은의 만족감이 남달랐다는 얘기다.연합뉴스
게다가 북한은 미사일엔진 개발에서 암초에 부딪힌 상태였다. 무수단 엔진의 경우 지난해 9번 시험했지만 겨우 한 번만 성공했을 뿐이다. 이 정도면 신뢰도를 믿을 수 없는 수준이다. 당초 무수단 엔진 2~3개를 묶어 ICBM에 응용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런데 이번 신형 엔진은 네 번째 시험 발사만에 거뜬히 합격점에 들었다. 이 엔진이 북한 ICBM 개발의 새 ‘이정표’로 평가받는 이유다.
한편 이번 미사일에 화성12 이름이 붙은 것은 북한의 미사일 분류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탄도미사일에 행성이나 별의 이름을 일련으로 붙이는데 실전배치를 전제로 한 미사일에는 주로 화성이 많이 사용된다. 스커드B는 화성5, 스커드C는 화성6, 노동은 화성7, 무수단은 화성10 등이다. ICBM으로 알려진 KN08과 KN14는 북한에서는 각각 화성13, 화성14로 불린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2017-05-16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