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우융캉, 北에 기밀누설…김정일, 친중파 제거 빌미 제공”

“저우융캉, 北에 기밀누설…김정일, 친중파 제거 빌미 제공”

입력 2017-04-18 16:54
수정 2017-04-18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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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김정남을 北후계자로 지원했으나 저우융캉 탓에 탄로” 저우융캉, 2013년 낙마 직전 북한 탈출 계획도 세워

중국 정계를 주름잡다 낙마한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이 북한 지도부에 국가기밀을 누설한 탓에 북한내 친중파가 제거됨은 물론 김정은이 최고지도자로 오르게 함으로써 작금의 한반도 위기가 유발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저우융캉(周永康) 중국 전 정치국 상무위원 연합뉴스
저우융캉(周永康) 중국 전 정치국 상무위원
연합뉴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18일 중국 지도부와 친한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이번 한반도 위기와 이미 구속된 저우융캉 상무위원이 서로 관련이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이들 소식통은 “저우융캉이 7년 전인 지난 2010년 10월 9~11일 북한 노동당 창건 65주년을 맞아 중국 공산당 대표단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해 3박4일간 4차례 김정일과 면담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김정일은 열병식 단상에서 저우융캉의 손을 잡고 팔을 들어 환호했으며 단상에서 내려온 이후에도 두 사람은 술자리를 함께했다”면서 “저우융캉은 분별력 없이 김정일에게 모든 비밀을 누설했다”고 털어놨다.

여기에는 저우융캉이 당시 김정일에게 장남 김정남이 중국에서 어떤 환대를 받고 있는지 등 중국 국가기밀을 김정일에게 알렸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중국은 1990년대 김정남이 베이징에서 유학생활을 할 때부터 김정남을 김정일의 후계자로 육성했으나, 저우융캉의 ‘가벼운’ 입 때문에 그런 사실이 김정일에게 전해졌다는 것이다.

소식통들은 “당시 김정남은 외국 생활을 청산하고 평양으로 들어가 노동당 조직지도부 업무를 맡을 계획이었다”면서 “그러나 김정일은 저우융캉 말을 듣고 김정남의 왕세자 지위를 박탈하고 김정은을 후계자로 더욱 굳게 점찍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아울러 “김정일은 중국이 비밀리에 김정남을 북한의 후계자로 밀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면서 김정남을 멀리 했을 뿐 아니라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 내 친중파 제거와 장성택 숙청, 김정남 피살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회고했다.

또 “저우융캉은 지난 2013년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사정에 나서자 북한으로 탈출할 계획까지 세웠으나 주변 사람들이 러시아로 도주하다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한 제2의 린뱌오(林彪)가 될 것이냐며 만류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저우융캉이 결국 북한 도주 계획을 포기한 것은 도주 이후 초래될 사태를 우려한 것은 물론 요행 심리도 작용했다”면서 “결국 외교 경험이 전무한 저우융캉은 김정일에게 이용당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정법위원회 서기, 공안부장 등을 역임하며 중국 ‘사법과 공안의 황제’로 불려온 저우융캉은 지난 2013년 12월 자택에서 전격 연행된 뒤 뇌물수수, 국가기밀 누설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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