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北, 7일 최고인민회의 남북기본합의서 파기 가능성”

통일부 “北, 7일 최고인민회의 남북기본합의서 파기 가능성”

곽진웅 기자
곽진웅 기자
입력 2024-10-02 23:47
수정 2024-10-02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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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동족’ 관련 조항 삭제하고
‘해상 국경선’ 신설 등 개헌 전망
수해로 자강도 마을 200채 매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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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31일 북한 자강도 성간군 광명리 지역을 찍은 구글 어스의 위성사진(위)에는 주택들이 보이지만 대홍수 이후인 지난 8월 4일에 찍은 같은 지역의 에어버스 위성사진(아래)에는 해당 주택들이 토사(흰색 부분)로 뒤덮여 있다. 통일부는 이곳에만 최소 200채의 주택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고 인명 피해도 많았을 것으로 관측했다. 통일부 제공
2023년 3월 31일 북한 자강도 성간군 광명리 지역을 찍은 구글 어스의 위성사진(위)에는 주택들이 보이지만 대홍수 이후인 지난 8월 4일에 찍은 같은 지역의 에어버스 위성사진(아래)에는 해당 주택들이 토사(흰색 부분)로 뒤덮여 있다. 통일부는 이곳에만 최소 200채의 주택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고 인명 피해도 많았을 것으로 관측했다.
통일부 제공


북한이 오는 7일 개최하는 최고인민회의에서 ‘적대적 두 국가관계’를 제도화하기 위해 ‘통일·동족’ 관련 조항을 삭제하고 ‘해상 국경선’ 같은 영토 규정을 신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33년 전 체결한 남북기본합의서를 파기할 가능성도 높다.

통일부 당국자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이 ‘평화 통일’, ‘민족 대단결’ 같은 표현을 없애고 ‘해상 국경선’ 규정을 반영한 개헌을 예고한 만큼 남북 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로 규정한 남북기본합의서도 파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남북기본합의서는 1991년 12월 13일 제5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체결된 이래 남북 관계의 이정표 역할을 해 온 역사적 합의문으로, 남북 관계를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로 규정했다.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부정하면서 자신들이 설정한 해상 국경선을 주장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당국자는 “구체적인 국경선을 밝히지 않고 포괄적으로 제시한 뒤, 추후 하위법을 만들어서 차례대로 공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쟁이 일어났을 때 남한을 북한 영토에 편입하고, 남한을 ‘제1의 적대국’으로 인식하도록 교육교양 사업을 강화하는 내용 등도 헌법에 추가될 수 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말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관계’로 규정한 뒤 관련 조처를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현재 경의선 통일다리 옆 철도용 교량의 상판이 모두 철거됐으며, 추가로 대남 단절 행위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게 통일부의 시각이다.

통일부는 지난 7월 말 북한에서 발생한 수해와 관련해 압록강 인근 평안북도, 자강도, 양강도 가운데 자강도가 특히 타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국자가 이날 공개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자강도에 있는 성간군 광명리의 경우 주택 200여채가 폭우로 매몰됐다. 당국자는 “북한이 인명 피해 규모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지만 위성사진으로만 봐도 자강도에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북한은 23차 대남 쓰레기 풍선을 부양하며 저강도 도발을 이어 가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북한이 이날 새벽부터 오전까지 150여개의 쓰레기 풍선을 띄운 것으로 식별했다”며 “현재까지 경기도와 서울에서 60여개의 낙하물이 확인됐다”고 했다. 북한의 풍선 부양은 지난달 22일 이후 열흘 만이다.
2024-10-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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