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준비 현황과 회담 전망
주말 文대통령에 회의 보고 끝내北측 참석자 받아 후속협의 분주
2년여 만에 남북이 마주 보는 고위급회담을 하루 앞둔 8일 정부 부처들이 막바지까지 분주하게 실무 준비를 하는 가운데 회담의 중심축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천해성 차관은 서울 정부종합청사 집무실에서 마지막 점검을 마쳤다. 북측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이외에 이산가족 상봉, 군사긴장 완화 등의 의제도 테이블에 오르면서 북한의 도발과 국제사회의 압박이 반복되던 ‘악순환 정세’가 바뀌는 전기가 마련될지 국내외 이목이 쏠리고 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을 하루 앞둔 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과 국제사회의 관심이 많은 만큼 성실히 잘 준비해서 회담에 임하겠다”며 “회담이 이번만으로 끝나지 않도록 잘 준비해서 하겠다”고 말했다(왼쪽 사진). 이날 오후 서울 삼청동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에서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오른쪽 사진).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통상 남북 고위급회담 준비에는 차관 주재 기획단회의, 장관 주재 전략회의, 모의회의 등의 단계가 있지만 이번에는 압축적으로 진행했다. 지난 2일 우리 정부가 고위급회담을 제안한 지 3일 만에 북측이 수락한 데다, 지난 6일 북측이 대표단 명단을 우리 측에 보내온 지 3일 만에 회담이 열리면서 준비기간이 촉박한 탓이다. 이날 통일부, 외교부, 국방부, 국가정보원 등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련 부처와 문화체육관광부,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등도 마지막 점검에 나섰다.
조 장관을 비롯한 5명의 회담 대표단은 9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오전 7시 10분쯤 모여 환담을 나눈 뒤 7시 30분에 차량으로 출발해 2시간 뒤 군사분계선(MDL)에 도착한다.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리는 전체회의는 오전 10시에 시작된다.
회담의 중심 의제는 역시 북측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문제다. 선수단 입국 경로나 개·폐회식 공동입장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이며, 북측 선수단이 육로 이동을 원할 경우 양측 군사당국의 협조가 필요하다. 다만 북측이 예술단, 응원단 등의 파견을 제안하고 여기에 최룡해, 황병서 등 30여명의 대북 제재 인사가 끼어 있을 경우 논란이 될 수 있다.
또 조 장관이 지난해 7월 제의했던 군사당국회담 및 이산가족 상봉행사 개최를 회담 석상에서 제안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북측의 맞대응 요구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북측이 한·미 연합훈련 중단, 미국 전략자산 전개 중지 등을 주장할 경우 남북관계 개선이 힘들 수 있다. 또 북측이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재개 등을 언급할 수 있지만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불가능한 사안이다.
우리 정부는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평창올림픽 참가 및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한 큰 틀의 합의만 이루고 분야별로 후속회담을 이어 가는 것을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핵화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합의보다는 북한이 국제 논의의 틀로 복귀할 가능성을 타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바티칸 주재 외교관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전 세계 모든 국가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남북 대화를 지지하고 핵무기 금지에 노력해 달라”고 호소했다. 교황은 “현재의 갈등을 극복하고 상호 신뢰를 더하는 것뿐 아니라 한국인들의 미래와 전 세계의 평화를 위해 한반도에서 대화를 이어 가려는 노력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2018-01-0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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