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는 정치판… 이준석·허은아 ‘헤어질 결심’?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는 정치판… 이준석·허은아 ‘헤어질 결심’?

고혜지 기자
고혜지 기자
입력 2025-01-14 00:04
수정 2025-01-14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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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 ‘당권 갈등’ 정면충돌

이·허, 신당 창당 ‘정치적 동지’ 관계
작년 총선 공천 과정 갈등 시발점
천하람 “허, 비례대표 제외가 본질”
지난달 김철근 경질이 다툼 분수령
거취 압박받는 허 “대표직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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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아(오른쪽) 개혁신당 대표가 지난해 5월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신당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의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당기를 흔들고 있다. 뉴스1
허은아(오른쪽) 개혁신당 대표가 지난해 5월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신당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의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당기를 흔들고 있다.
뉴스1


개혁신당 허은아 대표와 이준석 의원이 연일 서로를 향해 폭로전을 이어 가면서 당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탈당과 개혁신당 창당을 함께 한 동지였던 이들의 갈등 배경을 놓고 당권을 가진 허 대표와 주도권·인지도 면에서 앞서는 이 의원 간 해묵은 감정과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당권 다툼이 폭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허 대표는 2022년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체제에서 당 수석대변인으로 일하며 측근 그룹인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으로 불릴 정도로 이 의원과 가까웠다. 이후 이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불화로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지난해 1월 개혁신당을 창당하자, 허 대표도 비례대표 의원직을 던지고 합류해 ‘정치적 동지’ 관계를 이어 나갈 정도였다.

이 의원을 중심으로 한 ‘정치적 의기투합’에 생채기가 벌어진 시발점은 지난해 4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공천 과정이 꼽힌다. 개혁신당에 합류한 ‘천아인’(천하람·허은아·이기인) 3인 중에서 천하람 원내대표는 개혁신당 비례대표 2번 후보로 배치돼 22대 국회에 입성했다. 반면 허 대표와 이기인 최고위원은 지역구 의원으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천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허 대표가 지난 총선 당시 비례대표 공천을 못 받았던 것이 이 사태의 본질”이라면서 “(허 대표가) ‘비례 공천을 못 받아 가면서까지 지역구 후보로 뛰고 당대표가 됐는데 누려야 하는 것을 누려야겠다’는 생각을 가진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반면 허 대표는 “당대표가 자신의 권한에 따라 당을 운영하겠다고 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해 5월 개혁신당 전당대회에서 허 대표가 당대표로 당선되고 두 사람 사이 당권 견제는 본격화했다. 허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 의원이 워크숍 이틀 전 오후 갑자기 (불참을) 통보했다”며 비협조적으로 나왔다고 주장했고 “이후 원내 의원과 당직자들은 더더욱 이 의원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고도 했다. 허 대표는 당 운영이 이 의원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구조에 불만을 제기했지만, 당 내부에서는 “당 자체가 이 의원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어쩔 수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두 사람 간 갈등이 표면화된 건 지난해 12월 허 대표가 이 의원의 측근인 김철근 전 사무총장을 경질하면서다. 허 대표는 김 전 총장이 보고 없이 사무총장의 권한을 확대하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안을 상정했다는 것을 문제 삼아 전격 경질했다.

이에 개혁신당 당직자들은 오히려 “허은아라는 개인을 띄우는 데 당과 사무처 당직자를 동원했다”면서 성명을 내고 반발했다. 또 일각에서는 12·3 비상계엄으로 가시화된 조기 대선 국면에서 사무총장을 교체하는 것이 의심스럽다는 의혹 제기도 나왔다.

탄핵 국면에서는 조기 대선이 열릴 경우 이 의원 출마에 대한 견해 차이와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 문제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 의원은 대선 출마를 연거푸 시사하고 있지만, 허 대표는 새로운 주자를 내세울 것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허 대표가 거취 압박에도 대표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을 행사하려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의원이 주중 허 대표에 대한 당원소환제를 예고한 만큼 갈등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2025-01-1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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