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화용의’에 美 ‘향후행보 주시’ 기조…후속 조율 주목
한반도 정세 전환의 분수령이 될 북미대화 분위기가 언 땅 아래에서 움트는 양상이다.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25일 ‘북미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고 밝힌 사실이 청와대를 통해 공개되자 백악관은 곧바로 “북한의 메시지가 비핵화로 가는 길을 따르는 첫걸음을 의미하는지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북미대화에 대해 양측이 공개적으로 신호를 교환한 셈이었다.
미측의 반응은 북한이 언급한 북미대화의 맥락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음을 감안한 신중 기류로 해석된다.
외교 소식통은 26일 “북한이 대화 용의를 미국에 직접 밝힌 것이 아니고, 무엇을 위한 대화인지도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은 ‘반보’(半步) 진전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평창올림픽 계기에 북한이 한국을 매개로 삼아 북미대화 용의를 밝힌 것은 북미대화로 가는 길에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대화를 위한 후속 논의가 뉴욕채널 등을 통해 북미 양측 간에 앞으로 이뤄질지 주목된다.
수면위에서 확인되는 북미간 인식의 간극은 커서 대화가 열리더라도 본격적인 협상으로 넘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이미 미국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발언 등을 통해 북한과 조건없는 첫 대화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난 23일(현지시간) 고강도 추가 대북 독자제재를 발표한 데서 보듯, 대화 자체를 위해 압박의 속도를 줄일 뜻이 없다는 확고한 기조를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가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거친’ 2단계로 가야할 것이라는 경고까지 했다.
이에 맞서 북한은 미국의 신규 제재를 비난하는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그 어떤 봉쇄도 우리에 대한 전쟁행위로 간주할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런 상황과 관련,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어떤 형식으로든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 발사를 중단할 용의가 있음을 표명할 경우 북미대화에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폐막식 참석을 위한 미국 정부 대표단의 일원인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향후 북미 대화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우리는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약간의 움직임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며 “그것은 생산적인 대화의 출발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을 때도 미국이 핵실험·미사일 시험발사의 중단 표명 등을 기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결국 북한이 비핵화와 연결지을 수 있는 모종의 성의있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미국이 북미대화를 ‘비핵화를 위한 대화’로 대내외에 선포할 수 있어야 생산적인 대화가 가능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런 가운데 북한 대외정책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지난 12일 “북남 대화와 관계개선의 흐름이 이어지는 기간 북측이 핵시험이나 탄도로켓 시험발사를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는 것은 논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타당성이 있다”고 언급한 것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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