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북미대화 의향에 日 ‘긴장’…경계론 펴며 ‘일본 패싱’ 우려

北 북미대화 의향에 日 ‘긴장’…경계론 펴며 ‘일본 패싱’ 우려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2-26 10:18
수정 2018-02-2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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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언론,한국내 김영철 반대집회 부각…北유조선 환적사례 공개

북한이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보내 북미 대화 의향을 밝힌 데 대해 일본 정부와 언론들이 잔뜩 경계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역시 적어도 북한과의 ‘탐색대화’에는 나설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이자, 연일 대북 제재 강화라는 강경론을 펴온 일본에선 자국을 배제한 채 ‘남북한+미국+중국’ 간에 모종의 움직임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이른바 ‘일본 패싱’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26일 요미우리신문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김영철 부위원장의 회동에 대해 일본 정부가 한국·미국·일본 연대를 갈라놓으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경계를 강화하면서 미 행정부와 의사소통을 긴밀히 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그러면서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포기하지 않는 한 미국이 북한에 양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일본 정부 관계자의 언급을 전했다.

요미우리는 그러나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의 도발을 삼간다면, 미국이 일본을 제쳐두고 북한과 대화할 우려도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실제 1994년 미국이 북한의 핵개발을 동결하는 대신 경수로와 중유를 제공하기로 한 북미 제네바 합의 때 미국은 일본을 배제시킨 바 있다고 소개하면서, 이런 일이 되풀이 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일본 외무성 한 간부는 “미국과 북한이 ICBM 포기 등으로 거래를 하고, (북한이) 일본을 사정권에 두는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은 (개발된 채로) 남게 될 시나리오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요미우리는 일본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방북한다면 국제사회의 대북 포위망에 균열이 생길 것이라는 것이다.

도쿄신문은 북한이 스스로 핵보유국이라는 것을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는 만큼 비핵화의 의지는 희박하다고 강조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김영철 부위원장의 북미대화 시사 발언에 대해 “압력을 걸어서 북한측이 대화를 요구해오는 상황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일, 한미일 3개국이 협력해 압력을 최대한 높이겠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스가 장관은 미국 정부의 대북 추가 독자제재와 관련해서는 “미국의 이번 조치를 고려하면서 북한에 어떤 압력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앞으로의 대응을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해 일본 차원의 추가 독자제재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일본 신문들은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남을 비롯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의 남북 대화 분위기에 대해 부정적으로 다뤘다.

도쿄신문과 산케이신문은 전날 김 부위원장의 방남에 대한 한국 보수단체의 반대 집회와 자유한국당의 반발 소식을 별도의 기사로 비중있게 다뤘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는 평창올림픽 기간에 북한이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피하려고 공해 상에서 외국 선박과 화물을 옮겨싣는 ‘환적(換積)’ 사례를 잇따라 공개하면서, 이를 근거로 대북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신문은 북한의 이런 환적행위에 대해 한국이 자국 근해에서만 감시 활동을 벌이고, 미국은 일본의 감시에만 의존하고 있다면서 일본 정부가 한미 양국에 동중국해에서의 감시 활동을 분담해 실시하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매체들은 평창 올림픽을 정리하는 기사에서 올림픽이 정치에 이용됐다는 식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극우매체인 산케이신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올해 가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3연임에 성공하면, 그 이후 아베 총리가 개인적인 관계를 구축했던 각국 정상이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에 모여 ‘정치의 제전’이 될 것이라고 기대섞인 전망을 해 빈축을 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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